한방기업 열전① - 새롬제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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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기업 열전① - 새롬제약(주)
  • 승인 2006.01.0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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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포제의 새로운 기원 마련
“KGMP 시설, 한의사와 공유할 터”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한다. 법·제도적 장치는 물론 한방의료를 뒷받침하고 있는 산업의 발전이 필요하다. 우수한 진단·치료기기를 비롯한 각종 관련기기의 개발, 양질의 한약재 공급 모두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고 한의학이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다.
이제 한방의료계를 비롯한 전체 산업계가 서로의 이익,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때다. 이에 본지에서는 한방의료를 뒷받침하고 있는 산업 및 서비스 현장을 찾아 한방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 7년 만에 업계 최상위 그룹에

1999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경기도 안성에 조그마한 제조시설을 갖춰 출범한 새롬제약(대표 양승렬·39)은 초기에는 한의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취급 품목도 숙지황과 동변향부자 두 가지 뿐이었고, 특별히 남다른 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 새롬제약은 규모나 시설면에서 한약재 제조업소 중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경기도 안성의 3,800평의 대지에 공장과 연구동 등 750평의 건물을 신축, 2004년도에 이전했다. 현재 종업원 수는 연구인력 7명을 포함해 40여명에 이른다.
또 350평 규모의 KGMP 시설도 올 4월까지 완공할 계획으로 건설되고 있다.

한의계가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고 제조업체도 마찬가지 인데 많은 자금을 투자해 KGMP 시설을 갖춘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시급했는가라는 질문에 양승렬 대표는 이렇게 답한다.
“회사에서 만들려는 GMP 시설은 단순히 포제 한약재를 생산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한의약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생산시설입니다. 새롬은 한의사가 키운 회사고 한의사를 위해 일할 회사입니다. 이곳이 한의사들과 연계해 새로운 한의약산업을 이뤄 낼 수 있는 인큐베이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자신의 처방을 연구하고 제약화 할 수 있는 공간을 한의사와 공유하겠다는 것입니다.”

■ 가장 낙후된 부분에 집중

양승렬 대표는 한약재 유통업에 수년간 종사해 오며 단순 건조·세척·절단하는, 부가가치가 극히 낮은 품목만을 가지고는 사업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품목만 잘 잡으면 이문도 쏠쏠히 볼 수 있었지만 지속적인 것이 아니어서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한약재 유통에 종사하면서 찾은 소재가 ‘포제’였다. 많은 한의사들을 만나면서 한의학에서 포제의 중요성이 얼마다 크다는 것은 들었지만 시중에서 유통되는 제품 중 다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가장 낙후돼 있는 부분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쳐나가기로 한 것이다.

특히, 초재부분은 다른 업체와 차별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포제품목은 차별화가 가능하고, 수요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99년 숙지황, 동변향부자로 시작해 2001년 말 품목수를 늘려 맥아, 녹각교, 강반하 등을 생산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2004년 현대식 시설을 갖춘 현재의 공장으로 이전했고, 생산품목도 여피교, 탕포마황, 양춘사인, 희첨, 주중대황 등 43종으로 늘렸다.
단순히 매출금액만을 놓고 볼 때 초재를 취급하는 업소와 비교가 안 되지만 불경기였던 지난해에도 매출이 10% 정도 늘어나 변화하는 한의사들의 욕구에 새롬제약이 얼마나 잘 호응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 표준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

새롬제약은 한약재 포제의 표준화를 위해 많은 투자를 벌이고 있다. 홍보 등 이제까지 한약재 관련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해가며 ‘표준화’와 ‘과학화’를 주장한 이상 연구부분을 소홀히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새롬제약이 연구에 많은 투자를 벌이고 있는 것은 제품에 대한 신뢰도 구축 등 영업을 활성화하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회사 경영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가 업체의 성장뿐만이 아니라 한의학발전에도 이바지 했다. “콩의 씨를 삶아서 발효시킨 것”으로 한약규격집에 기재돼 있는 ‘두시’의 포제방법을 새롬제약의 연구에 따른 제안을 식약청이 수용해 규정을 바꿨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변경 후에는 제법조항을 신설해 뽕나무 잎과 개사철쑥을 70~100g을 함께 달이는 것에서 띠우고 발효시키는 과정까지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한약재의 포제방법이 공정서에 처음으로 기록됐다는 점은 높게 평가될 수 있다.

그리고 얼마만큼 ‘炒’하고, ‘炙’할 것인가에서 부터 좀 더 까다로운 ‘酒蒸’이나 발효에 이르기까지 문헌에 나와 있는 효과를 지닌 한약재를 생산하기 위한 기준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한약재 포제의 새로운 기원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새롬제약은 앞으로 아직 자체 기준조차 못 설정하고 있는 많은 포제 품목에 대한 기준설정 연구 및 제형의 변화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새롬제약 수치법제연구소 이정복 소장은 “한의학은 非과학이 아닌 未과학일 뿐”이라며 “연구소는 미과학적인 부분을 밝혀내고, 이를 현대적인 방법으로 개선하여 한방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노력 할 뿐”이라고 말했다.

안성 =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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