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운기학으로 본 丙戌年의 질병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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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운기학으로 본 丙戌年의 질병과 치료
  • 승인 2005.12.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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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裕相
경희대 한의대 原典學 교수


寒濕의 邪氣로 인한 질병에 관심가져야

■ 올해는 天符之年

올해는 丙戌年입니다. 天干인 丙은 본래 근원을 火에 두고 있으나 기운으로 발현될 때에는 辛과의 관계 속에서 水의 기운으로 드러나며 또한 陽干에 해당하므로 陽水가 됩니다.
그러므로 올해의 大運은 水運이면서 太過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歲支를 보면 辰, 戌이 모두 客氣 중 太陽寒水의 변화를 나타내므로 司天之氣가 바로 太陽寒水임을 알 수 있습니다.

一年 전체의 中運이 太過한 水運이며, 역시 一年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司天之氣 역시 太陽寒水이므로 서로 짝이 맞아서 天符를 이루니 올해가 바로 天符之年입니다.
水運과 寒水之氣가 동일하게 만나고 또한 太過之年이니 금년은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서늘한 기후가 나타날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內經』에서는 天符年을 執法이라 하여 이때에 병이 들면 진행이 빠르고 위태롭다고 하였으니 寒邪로 인한 병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水運太過年을 『內經』에서는 ‘流衍之紀’라고 하는데 ‘封藏’이라고도 부릅니다. 보통 太過한 기운은 相克으로 전해지는데, 藏政이 過해져서 해를 끼치면 이를 제압하기 위해 所不勝인 化氣 [土氣]가 이어서 나타나 성해지니 오히려 腎水를 상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전반적인 水氣의 도움으로 腎水가 튼튼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자신이 用事하는 해이므로 허해지기 쉽고, 또한 在泉之氣인 太陰濕土의 영향을 받게 되는 특수한 상황 때문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在泉之氣는 司天之氣와 서로 勝復 관계로서 지나친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비록 終之氣의 위치에 있다고는 하나 멀리 司天의 자리까지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初之氣는 少陽相火

水氣와 土氣는 위에서 말한대로 서로 相克으로서 배타적인 관계에 있으나 양자 모두 陰氣에 속하여 친화성을 가지고 있으니 쉽게 합쳐지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水運, 太陽寒水와 太陰濕土 사이에 형성된 相生과 相克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한 해 전체로 보면 寒濕의 邪氣가 성하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六步의 내용을 살펴보면, 客氣로서 初之氣는 少陽相火가 들어오기 때문에 2, 3월은 비교적 따뜻하여 일찍 겨울 추위가 물러갈 수 있으나, 大運이 水運太過이므로 평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少陰君火가 終之氣로 들어와 있으나 지난해가 金運의 太乙天符年이었으며, 금년을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太過한 太陽漢水가 이미 들어와서 영향을 주고 있으므로 君火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혹한은 아마도 大寒日이 지나고 나면 少陽相火의 영향으로 조금씩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內經』에서는 이 시기에 相火의 영향으로 溫病이 생겨서 身熱, 頭痛, 嘔吐, 肌주瘡瘍 등의 병이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이번 겨울에 客氣로 들어온 少陰君火, 少陽相火 등의 영향으로 藏精을 제대로 못한 때문이며 따라서 精氣가 약해져서 오히려 惡寒을 심하게 느끼면서 虛熱이 뜨게 되는 것입니다.

二之氣는 陽明燥金의 서늘한 淸氣가 들어오는데 이어지는 司天의 太陽寒水와 합하여 主氣인 風木이나 君火, 相火 등의 陽氣를 억누르게 됩니다. 그래서 金運 三合이었던 지난해에 무척이나 봄이 늦게 찾아왔던 것만큼 심하지는 않겠지만 역시나 쌀쌀한 봄기운 속에서 역시나 차가운 봄비가 내리고 그 가운데 꽃이나 눈이 늦게 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몸에서 내부의 기운이 밖으로 발산되지 못하고 抑鬱되어 속으로 그득하게 되고 심하면 寒氣가 생겨서 여름까지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단, 勝復 관계에 의하여 水氣와 相克 관계에 있는 火熱의 기운이 간간이 고개를 들고 일어나기 때문에 그 틈을 타서 陽氣가 過盛해질 수 있으나 이때에도 뿌리에는 陰寒의 기운이 자리잡고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 三之氣는 습한 날씨 계속

三之氣는 司天의 자리로서 드디어 온년에 큰 영향을 미치는 太陽寒水가 들어오게 되는데 초여름에 해당하는 이 자리에 太陽寒水가 들어올 때에는 우리 몸의 내부적으로 寒氣를 발생시키기보다는, 밖으로는 주로 濕邪를 끼고 나타나게 됩니다.
원래가 濕한 시기이므로 寒氣가 그 영향을 받아서 陰濕한 기운으로 바뀌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습한 날씨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濕邪가 성해지면 오히려 안으로 억울된 火氣와 결합하여 濕熱을 만들어 癰疽注下, 心熱무悶 등의 병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寒氣의 세력 안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四之氣는 主氣인 太陰濕土와 客氣인 厥陰風木이 만나서 濕溫의 기운을 만들게 되는데, 시기적으로 한여름부터 초가을에 해당하는 이때에 濕溫의 邪氣가 오래 남아있어서 이어서 가을에 이루어지는 陽氣의 수렴을 가로막게 됩니다. 濕溫 중에 溫熱의 邪氣가 성하면 津液이 말라서 위症이 생기거나 학疾이 나타날 것이고, 濕邪가 성하면 泄瀉, 轉筋 등이 생길 것입니다.

10, 11월에 해당하는 五之氣에는 少陰君火가 들어오는데 처음에는 비교적 따뜻한 가을이 이어질 것이나 在泉之氣인 太陰濕土의 영향으로 초겨울에는 寒波가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少陰君火와 한해 전체 水運太過의 기운이 상쇄되어 平年의 기후를 유지할 것이며 따라서 이때가 일년 중에서 가장 질병이 없는 평안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겨울에 해당하는 在泉之氣로 太陰濕土가 들어오는데, 겨울에 太陰濕土가 들어오면 主氣인 寒氣와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날씨를 더욱 춥게 만들며 또한 눈이 많이 내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겨울이 다 갈 무렵에는 이듬해 厥陰風木이나 陽明燥金의 영향으로 오히려 건조해지는 경향도 나타날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들을 예상해 본다면, 寒濕에 의하여 脾胃나 腎, 膀胱 등 소화기계통이나 비뇨기계통 또는 근골격계의 병이 많을 것이며 간간이 나타나는 火鬱의 병도 심해질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四時의 기운이 陰陽이 서로 뒤바뀌어 있으므로 補法과 瀉法을 쓰는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기운이 불안정하므로 인하여 돌발적으로 나타나는 질병에 대처를 잘 해야 하는데 항상 5日 또는 15日 단위를 기준으로 기운의 변화를 잘 살펴야 합니다.

■ 소화기, 비뇨기, 근골격계 질환 유의해야

치료에 있어서는 『內經』에서, 丙戌年일 때 전반적으로 水運太過에는 「藏氣法時論」의 五味補瀉法에 의하여 鹹味로 瀉하고, 太陽司天일 때에도 역시 鹹味로 瀉하고 苦味로 補하라고 하였습니다.
鹹味는 근본적으로 水性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연堅하여 寒氣가 지나치게 凝結되는 것을 막아주고 苦味는 또한 封藏이 안되어 精氣가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編註 [연=가냘플 연]
그러나, 이러한 補瀉法은 치료원칙에 해당하는 것이며 실제 임상에서는 寒濕의 邪氣를 우선적으로 강하게 몰아내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六元正紀大論」에서는 太陽之政에서 苦味를 써서 燥之, 溫之하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太陰司天의 경우와도 같은데 바로 임상적으로 寒濕의 邪氣를 몰아내는데 힘썼기 때문입니다.

『內經』의 運氣篇에서는 五味의 運用만을 말하고 있고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생각의 여지를 넓혀 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內經運氣論을 바탕으로 한 處方 運用의 시초는 『註解傷寒論』의 成無己의 注釋과 陳無擇 『三因方』의 運氣處方을 들 수 있습니다.
成無己는 寒淫에는 麻黃湯, 四逆湯, 乾薑附子湯, 吳茱萸湯 등을 제시하였고, 濕淫에는 五령散, 眞武湯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陳無擇은 水運太過之年에는 川連茯령湯(황련, 복령, 맥문동, 차전자, 通草, 遠志, 半夏, 황금, 감초)을 써서 心火의 鬱結을 풀고 脾胃의 濕痰을 제거하며 肺의 通調水道를 돕도록 하였습니다.

한편 太陽司天에는 靜順湯(복령, 木瓜, 附子, 牛膝, 방풍, 訶子, 감초, 乾薑)을 제시하였는데, 茯령과 木瓜는 濕을 아래로 내보내며, 牛膝, 訶子 등의 酸味는 氣를 수렴하여 肝腎의 精氣를 돕고, 乾薑, 附子, 防風 등은 氣를 발산시켜 氣化를 통하여 水濕을 내려보내는 동시에 少陰腎의 元陽을 발양시켜 寒邪를 몰아내게 됩니다.
六步에 따른 加減에서는 少陽相火가 각각 客氣와 主氣로 들어오는 初之氣와 三之氣에서 附子를 빼도록 하였으며, 太陰在泉의 終之氣에서는 精氣의 손실을 막고 보충하기 위하여 당귀, 작약, 아교 등을 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內經運氣學을 임상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常과 變을 잘 이해하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常이란 二十四節氣에 의하여 四時五行의 기운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즉 主運이나 主氣의 변화를 항상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이 常의 變化推移는 우리의 五感으로 쉽게 느낄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나 최소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紀日과 紀月을 하면서 날짜를 잘 헤아리고 우주 변화에 대한 五感의 순수한 느낌을 잘 발달시켜 나간다면 충분히 인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變을 관찰하는 것은 바로 기후변화를 살피는 것으로 常에 상대적으로 어떠한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客氣와 主氣의 상호 관계까지 미리 예측할 수 있으나 실제 기후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것을 다시 전후 상황을 살펴서 재해석하여 다시 대처 방안을 세워야 합니다. 治療 처방은 반드시 運氣處方에 국한할 필요는 없으며 단, 方義를 제대로 알고 응용하면 될 것입니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이미 만들어지고 나서 후회하기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運氣學을 배우고 활용하는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으므로, 常과 變의 관계 속에서 적절히 예측하여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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