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한방진료소 대표 정인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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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한방진료소 대표 정인호 원장
  • 승인 2005.12.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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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사회와 나누는 삶 계속 걷고파”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와 연계해 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서울 구로구 소재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의 한방진료소가 첫돌을 맞았다.
한·양방이 같이 들어서 있는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에서 한방진료가 있는 날은 일주일에 3일. 이 중 목요일(오후 5~9시)진료를 맡고 있는 한방진료소 대표 정인호(35·서울 관악구 정인호한의원)원장은 “계획대로 의원이 병원급으로 성장하고, 참여도도 높아져서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전체 5층 건물에서 1~3층이 의원으로 사용되고, 한방진료소는 이중 한 쪽을 차지한다. 침상 5개를 놓고, 정 원장이 나오지 않는 이틀은 청한과 서울시 구로구한의사회 회원들이 하루씩 맡아 돌아가면서 진료를 하고 있다.
청한에서 대는 사업비를 포함해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운영되는 한방진료소의 초기에는 홍보가 안됐던 터라 하루에 환자가 2~3명 수준이었다. 4월이 되어서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 한방진료소 존재가 알려지고, 1천원씩 받던 본인부담금을 없애면서 환자가 늘어 이젠 하루 25~30명 정도가 찾아든다.

지난 1년간 내원한 환자는 1천 7백여명. 봉사를 목적으로 모인 한·양방 의료진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료에 전념한다.
환자의 80% 이상은 조선족. 타국에서 받는 설움과 맘고생으로 화병을 가진 이들이 많고 근골격계 질환을 흔히 볼 수 있다. 한방진료소에서는 침치료와 한방보험약제를 제공한다.
그는 매주 시간 내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돈 벌기 위해 이곳까지 온 외국인노동자들은 돈과 시간이 아까워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그러다가 조그마한 병을 방치해 큰 병으로 진행된 후에야 찾아오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전라도 광주가 고향인 정 원장은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 진학했고, 군복무시절 자신의 백반증을 한의학으로 치료받은 경험을 계기로 졸업 후 다시 우석대 한의대에 입학했다.
한의학에 대한 믿음, 그리고 한의사는 사회와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에 알맞은 직업이라는 생각이었다고.
2003년 졸업 직후 개원한 정 원장은 외국인노동자 진료봉사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직접 참여할 작정으로 알아보던 중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을 알게됐고, 청한에 합류하여 진료를 맡게 됐다.

한 파키스탄 청년은 오토바이사고로 양방병원에서 입원 수술을 받았다. 그는 매우 밝은 성격으로 삶의 의지가 강했고, 한국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정 원장은 직접 한의원에서 약을 마련해 치료해 주고 결국은 완쾌되어 퇴원하였는데 그 청년을 생각하면 흐뭇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 원장은 “의원이 병원급이 되면 공보의를 배치해 상설화 될 수 있을 테고, 나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곳에서 진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고 기회가 된다면 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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