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마음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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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마음의 기적
  • 승인 2005.12.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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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의학의 창시자가 말하는 건강론

아유르베다와 현대의학을 접목한 심신의학의 창시자인 저자가 쓴 이 책에는 ‘낫고자 하면 낫는 자기 치유의 놀라운 힘’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어려운 환자를 만날 때마다 절망감을 느끼는 용의들에겐 귀가 솔깃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은 독서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혼란과 당혹감으로 바뀌게 된다. 전대미문의, 의술적 신기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더욱 그러하리라. 이 책은 통상적 의미의 의학론으로 묶어내기에는 오히려 영적인 깨달음, 혹 종교적 교의와 언설에 더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기본적 용어들에 대한 정확한 정의의 부재, 혹은 용어들의 혼용이 빚는 어지러움에 그 일단의 책임이 있다. 예컨데, “마음을 조직력을 가진 구조라고 아주 간단히 정의할 수 있다”고 했을 때, 이 전혀 간단하지 않은 마음의 정의는 다니구찌 마사하루(‘생명의 실상’ 저자이자 일본의 종교철학자)의 표현속에 나오는, 실상(진리)의 마음을 말한다. 혹 로고스, 이데아, 실상, 실재로 환치 할 수 있을 이 용어는 그러나, 책 전반을 통해 일관되지 않게 여러 층위의 의미로 등장한다. 예컨데 “생각이 현실로 표현되려면 몇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의식, 곧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의 마음은, 실상의 마음과 미망의 마음을 모두 아우르면서 저자가 의도하는 본의에 대한 혼란을 유발시킨다. 또 “마음과 의식, 지성이 우주의 모든 곳에 퍼져있다”고 말할 때 역시 마음은 실상과 미망의 경계를 오가면서 독자들의 인식망에 혼란을 심어주고 만다.

비적절해 보이는 용어 사용도 이 책의 독서를 더디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예컨데 ‘진화’의 개념이 그러하다. 진화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익숙해져 있는 독자들에게 이 용어를 불가에서 말하는, ‘돈오와 점수’ 중 점수의 등가물로 인식하길 기대하는 건 좀 지나친 요구로 느껴진다. 이를 우리의 내면 안에 실재하는 지성을 드러내기 위해 마음을 조금씩, 단계적으로 열어간다는 의미(다니구찌는 이를 ‘성장’이라 표현)로 읽어내는 것은, 결국 독자들의 부담스런 몫으로 돌려지고 만다.

지성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게 방해받는 것을 병이라 한다면, 그 지성을 제어되지 않게 자연스레 흐르도록 하면 병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성은 완전하고 무한하며 한계가 없는 실재다. 지성이 지배하는 전 우주속 존재물들의 조화로움을 생각해 볼 때 그 안에는 어떠한 내분, 갈등, 상충도 없다. 이처럼 지성이 그 온전함을 우리 몸을 통해 드러낼 때 우리의 심신은 온전한 건강체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정신적 습관을 어떻게 하면 쉽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설명으로 자신의 심신의학적 의학론을 마감한다. 우리에겐 일과 휴식도 필요하다. 자비심과 사랑의 마음을 갖는 것도 요구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명상이다. 명상을 통해 우리가 자연스레 내면의 지성을 밖으로 발현시킬 때, 그에 대한 보답으로 지성은, 온전한 자신의 생명성-즉 건강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는 것이다. <값 1만2천원>

명성환
경기도 광주 오래된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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