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불의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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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불의 잔
  • 승인 2005.12.0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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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된 이미지로 다시 찾아온 해리 포터

지난 주 개인적으로 15년 동안 같이 지내 온 애견을 하늘 나라에 보내는 슬픔을 겪은 후에 문득 나에게도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능력이 있어 시간을 멈추거나, 되돌리는 것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보통 인간 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현실에 조응하면서 지내야 하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깨닫게 되었다.

영화의 장르 중에 ‘판타지’라는 것이 있다. 주되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초현실의 세계를 그리거나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이야기가 표현되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장르의 영화는 특히 세상이 혼란스러울수록, 힘들수록 인간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꾸게 하면서 순간이나마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들이 이러한 ‘판타지’ 영화의 힘을 보여주었다. 그로 인해 많은 관객들을 현실의 고통을 잠시 나마 잊은 채 영화가 제공하는 환상 속으로 들어가기에 충분했다. 이 중 <반지의 제왕>은 그 시리즈를 마감했고, <해리 포터>는 4번째 시리즈로 만들어지면서 우리 곁으로 다시 찾아왔다.

악몽 때문에 힘들어 하는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는 친구 론(루퍼트 그린트)과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와 함께 퀴디치 월드컵에 참가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지만 퀴디치 캠프장 근방 하늘에 나타난 마왕 볼드모트의 상징인 ‘어둠의 표식’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해리는 안전한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덤블도어 교장은 유럽의 세 개 명문 마법학교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그간 중단됐던 호그와트에서 트리위저드 대회를 개최키로 했음을 발표한다. 그리고 위험성 때문에 17세 이상만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대회에 누군가의 음모로 해리가 참여하게 된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해리 포터>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판타지 소설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로인해 영화 역시 엄청난 기술력이 포함되어 많은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는데 4번째 시리즈는 최고의 제작비와 화려한 비주얼 등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 판타지 영화의 진수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모나리자 스마일> 등을 연출했던 감독의 역량에 의해 전편과 원작과는 거리를 취하면서 단순히 판타지보다는 미소년에서 성숙한 이미지로 변신하고 있는 해리 포터의 모습처럼 성장기에 놓인 주인공들의 자아 성장과 이성 문제 등 현실적인 고민들을 담아내고 있다.

전편에 비해 현저하게 어두운 분위기로 선과 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찾아온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현재 전 세계 극장가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데 과연 한국 극장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두고 봐야겠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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