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악전서 완역 경희대 안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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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악전서 완역 경희대 안영민 교수
  • 승인 2005.11.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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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0쪽 분량, 5년 걸린 ‘대역사’
“원전의 사상 읽히게 하고파”

역대 의가 중 ‘내경’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았던 인물로 평가되는 張介賓(景岳) 선생이 78세 무렵인 1640년에 집필한 ‘景岳全書’가 완역돼 출판됐다. 경악전서는 내경 사상을 임상과 결합해 각종 질병의 개요, 진단 및 치료 이론을 정리한 서적으로 동의보감과 함께 대표적인 이론과 임상의 종합서로 그간 번역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총 64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과 경제성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이 한 젊은 교수의 5년간의 집념으로 완역본 ‘景岳全書’(전 5권, 한미의학 刊·사진)가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 5년간 집념의 결실

경희대 한의대 安永敏(38·한방병원 6내과) 교수가 그 화제의 주인공.
안 교수는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어 씻지 못할 죄를 지은 것이 아닌지 두려움이 앞선다면서도 “景岳은 누구보다도 병의 치료에 변증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고 오랜 임상경험을 통해 ‘二綱六辨’ 즉, 음양을 변증의 ‘綱’, 表裏寒熱虛實을 ‘目’으로 하는 변증방법을 傳忠綠의 陰陽編과 六變篇 등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런 변증사상의 방법론은 병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연계의 제반현상에 대한 한의학의 음양론적 사고 틀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희대 두호경 교수는 “경악전서를 혼자서 완역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인데다 아직까지 오역도 발견해 내지 못했다”며 “이렇게 훌륭한 책이 완역돼 나왔다는 것은 한의학계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고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두 교수는 이어 ‘경악’과 같이 위대한 의학사상을 한의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는 데 교육계의 선배로서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 번역의 최대 수혜자는 ‘나’

경악전서를 번역하게 된 동기에 대해 안 교수는 “한의학에 대한 근본을 알아야겠다는 고민, 한의학문을 하는 사람으로 반성의 계기를 경악전서 번역에서 찾으려고 했다”며 “교육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책 번역을 마치고 나니 최대 수혜자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아 선배들이 이 일을 미룬 것이 내게는 행운이 됐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분량이 너무 많아 처음의 논조를 그대로 이끌어 나가는 것 즉, 무엇에 중점을 두고 어떠한 것을 강조할 것인가를 처음부터 똑같이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학생들이 한문 실력이 떨어지고, 원전에 관심이 줄어드는 것을 그저 잘못됐다고 지적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이들의 문화에 맞춰, 한의학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계가 나서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임상가나 학생들에게 내경이 읽혀지지 않고 진료에 접맥되고 있지 못하다면 그 길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게 교육자의 책임이라며 이번 번역서가 한의학도들에게 원전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안 교수는 경희대 한의대 출신으로 ‘한번으로 이겨내는 당뇨병’ 등 3권의 저서를 낸바있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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