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68] 茶經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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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68] 茶經①
  • 승인 2005.11.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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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今 茶道의 典範

『茶經』은 당나라 陸羽(733~804)가 서기 780년(建中 1)에 펴낸 책으로 가장 이른 시기에 편찬된 茶 전문 서적이다. 이 책은 상중하 3권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상권은 1장에서 차의 근원[一之源], 2장에는 차의 연장[二之具], 3장에는 차 만들기[三之造]에 대한 글이 실려 있으며, 중권에는 찻그릇[四之器]에 관하여 싣고 있다. 하권은 5장 차 달이기[五之煮]로부터 시작하여 차 마시기[六之飮], 차의 옛일[七之史], 차의 생산[八之出], 차의 생략[九之略], 차의 그림[十之圖]까지 10장이 이어지고 있다.

저자인 陸羽는 이 책으로 인해 ‘茶神’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茶道 분야에서는 중요한 인물로 떠받들어지고 있다. 그는 復州 競陵(지금의 호북성) 사람으로 字는 鴻漸 혹은 季疵이며 號는 竟陵子, 桑苧翁, 東岡子, 東園先生, 茶山御使 등이고, 일명 疾이라고도 하였다. 당대의 시인이자 차에 관해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던 皎然이라는 승려와 교분을 맺게 되었는데, 그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라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차에 관한 자료를 수집 정리하였다. 저자의 나이 33세(765년) 때 이 책의 草稿를 쓰게 되었고, 48세(780년)에 드디어 전편을 완성하였다.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장 차의 근원에서는 “茶는 남방의 嘉木이다.”라고 차를 정의하고 있다. 뒤이어 차의 모양을 각 부분별로 설명하고 차의 異名과 잘 자라는 곳을 밝혀놓았다. 또 차의 효능에 있어서 “茶의 쓰임을 보면 맛이 크게 차가워 행실이 바르고 단정하며 검소한 사람[精行儉德]이 마시기 알맞다.”고 하여 사람의 인성과 차의 효능을 연관시키고 있다. 한편 본문의 문장 가운데 “인삼 上品은 上黨의 것이고, 中品은 百濟新羅의 것이고, 下品은 高麗에서 나는 것이다.”라고 한 부분이 있는데, 醫書가 아닌 곳에 등장하는 글인 만큼 당시 중국인들 사이에 고려인삼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2장은 차를 채취하고 가공하는 도구들을 설명한 부분이다.
대나무상자[영(영)], 부뚜막[조(조)], 시루[甑(증)], 절구[杵臼(저구)], 틀[規], 받침대[承], 가리개[첨(첨)], 나물바구니[비리(비리)], 나무칼[棨(계)], 두드리개[撲(박)], 건조실[焙爐], 꼬챙이[貫], 선반[棚(붕)], 궤미[穿(천)], 숙성통[育] 등으로 나누어, 만드는 방법과 사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당시의 차 가공법의 대략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제3장은 차를 채취하고 가공하는 방법들을 설명한 부분이다. 주로 二月, 三月, 四月 사이에 채취하여 가공하는데, 비가 오거나 구름 낀 날에는 따지 않았다고 한다. 차를 가공하면서 생겨나는 변화를 자세히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다.

제4장에는 차를 마시는 도구들이 설명되어 있다. 풍로[風爐], 숯 광주리[거(거)], 숯 가르게[炭과(탄과)], 부젓가락[火협(화협)], 솥[복(복)], 교자상[交床], 집게[夾], 종이주머니[紙囊], 맷돌[연(연)], 덮개[羅合], 구기[則], 물통[水方], 물 거르게[녹水囊(녹수낭)], 표주박[瓢(표)], 대젓가락[竹莢], 소금단지[차궤(차궤)], 익은 물 바리[熟盂], 주발[완(완)], 삼태기[분(분)], 솔[札], 개숫물통[滌方], 찌거기통[滓方], 행주[巾], 진열장[具例], 모듬바구니[都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까지가 중권의 내용이고 5장부터는 하권이 시작되어 본격적으로 차를 달이고 마시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는데, 지면이 부족함으로 다음호에 이어 설명하기로 한다.

이 책은 전문 약 7000자(字)로 많은 분량은 아니나 당 이전 차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어 ‘차의 박물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또한 다도의 전범이자 지침서로 차문화를 보급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였다.
1200년의 장구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온 『다경』은 단순히 차의 종류나 마시는 방법을 말한 책이라기보다는 ‘차의 정신’을 중요시하고 있어 시대를 초월하여 茶學, 茶藝, 茶道의 사상을 확립한 차의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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