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형 민간의료보험 도입과 한의계 영향 - 박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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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형 민간의료보험 도입과 한의계 영향 - 박유근
  • 승인 2005.11.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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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의 ‘침’ 시장은 타격 대상 1순위
의사 수, 편의성, 진료비 경쟁력 저하


요사이 저의 프랜차이즈에 대해 여러 선생님들께서 그 기획의도를 잘못 오해하시는 부분들이 있고, 또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게 펜을 듭니다. 저희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갖지 않는 분들이라도 이 부분은 꼭 아셔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쓰는 것입니다. <필자 주>


■ 민간의보시장, 수년 내 건강보험 추월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이 우여곡절 끝에 올 8월부터 실시되었습니다.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이란 본인부담금과 일반진료비, 즉 총 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지불해주는 비용을 제외한 총 비용을 민간의료보험업자가 해당 보험을 가입한 사람에게 대신 지급해주는 방식입니다.
현재는 입원과 수술에 한정된 상품만 판매되고 있으나, 3~4년 후부터는 외래진료를 커버하는 상품이 판매될 예정입니다.
올해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상품의 시장규모는 3~4조원에 달하고 내년에는 10조원, 3~4년 내에 건강보험을 능가하는 시장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그것은 취약한 의료보험재정구조에 있습니다. 요사이 일시적인 건강보험의 흑자를 선전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의료의 질적 수준 상승요구를 단순한 보험료 상승으로 메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민간의료보험업자는 의료영리법인 진출과 맞물린 의료사업 교두보 확보를 위해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을 꾸준히 원해 왔기 때문에 민과 관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관의 입장에서는 건강보험료를 올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고, 민간의료보험업자의 입장에서는 차세대 중점 산업인 의료산업의 허브구축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민단체에서는 건강보험의 수준 저하를 이유로 극렬히 반대해 왔으나, 대세를 막을 순 없었습니다.

■ 3~4년 뒤 침 놓는 의사 수, 한의사와 비슷

이러한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의 외래 진료 적용이 되는 3~4년 뒤에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한방의료가 독점하고 있는 ‘침’ 시장입니다.
현재 IMS시술을 통해 합법적으로 침을 놓는 의사 수는 3천명 정도 됩니다. (가정의학과 중심의 IMS학회 회원 3천여명)
또 양방 신경외과에서도 지난 11월 6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IMS 사용과 학회를 결성하기 위한 모임이 500여명의 신경외과 전문의 주도로 개최되었으며,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등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3~4년 뒤에는 침을 놓는 의사가 작게는 1만 명에서 많게는 2만 명 정도가 나와서 한의사 수와 비슷해지리라 예견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양방에서 IMS시술을 하려면 1만원에서 2만원 정도의 일반진료비를 환자가 부담합니다.
하지만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의 외래진료 적용이 가시화되는 3~4년 뒤부터는 환자가 한의원과 양방의원을 갔을 때 진료비의 차이를 느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양방 의료기관에서 침을 맞는 것이 다양한 물리치료와 진통 소염제 주사, 아피톡신 주사 등을 통해 한의원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양방, 민간보험사 대항할 사설 심평원 설립 추진

현재 양방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기대는 의료시장의 확대이고, 우려는 거대 민간보험업자에 대한 예속입니다. 그래서 지난 11월 3일 양방의료계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대책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여기서 중지를 모았던 의견이 거대 민간보험업자에 대항하고, 원활한 협상력을 갖기 위해서는 컨소시움 형태의 사설 심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즉 사설 심평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 경쟁력을 갖고, 민간보험 청구도 직접 보험사에서 해 환자가 일일이 의료기관에서 돈을 내고 보험사에 다시 청구하는 번거로움을 없애자는데 모두 공감했습니다.
더욱이 이런 사설 심평원을 투자해서 만들고, 서로 다른 병원간의 청구프로그램을 인터페이스 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나선 회사도 있습니다.
메드뱅크라는 회사는 이런 시스템을 구축 후, 신용평가회사처럼 청구 건당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제안했습니다.

3~4년 뒤 이런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의 외래진료 적용이 가시화되면서 환자로 하여금 편리성이 양방 의료계에 편중돼 일어난다면 한의계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때가 되서 메드뱅크라는 회사에게 우리는 10배의 수수료를 줄테니 우리도 서비스를 이용하자고 할까요?
양방 의료계 중심으로 구축된 회사가 이 요구를 받아줄까요? 아니면 이것은 불공정한 게임이니까 안된다고 모두 파업하고 데모를 해볼까요?
지금부터 이러한 내용을 알았으니까 이러한 투자회사를 설득해 시스템을 구축해 볼까요?
전체 의료의 5% 미만인 한방의료시장을 위해서 누가 수년간 수백억의 투자를 약속할 수 있을까요?

■ 처절한 자기변신만이 미래 보장할 수 있어

저의 소견으로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잘 조직된 대규모 동서협진 프랜차이즈 네트워크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므로 민간보험청구시스템의 개발이 용이합니다.
또 보험업자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침 서비스를 받는데 양방보다는 한방 쪽에 훨씬 비용이 적게 듭니다.

이러한 상황이면 양방보다 가격 면이나 서비스 면에서 훨씬 침에 대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이 시스템을 준비할 시기입니다. 지금 이 시점을 실기한다면 우리 한의계는 회생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말 것입니다.
이제는 동서의학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갔습니다. 자본주의 논리에 입각한 처절한 자기 변신만이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습니다.

박유근
서울 강남구 원초당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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