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제5차(2004년) 中國醫學·歷史遺跡 探訪記(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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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기] 제5차(2004년) 中國醫學·歷史遺跡 探訪記(15)
  • 승인 2005.11.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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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열
대전대 한의대 교수, 대한한의학원전학회장


■ 보계시에서 천수시까지

2004년 7월 15일, 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우리 탐방단은 감숙성 天水市를 향해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강성(姜城) 톨게이트를 들어 선 차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려 나갔다. 이곳 보계의 강수량은 연 평균 800~1000mm로 서안보다 훨씬 서쪽에 있지만 서안보다 거의 2배 정도의 비가 내린다고 한다. 보계에서 천수까지는 170km 정도 떨어져 있고 일급공로(一級公路)라고 하지만 달리는 속도는 그리 빠르지 못했다.
가이드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소는 진천우(秦川牛)라 하여 중국에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찻길은 위수(渭水)를 따라 나 있었고 철로(鐵路)와 함께 달리고 있었다. 점점 서쪽으로 가면서 산은 높아지고 골은 깊어졌으며 우리는 오른쪽으로 위수를 끼고 험준한 산속 길을 달리고 또 달렸다.
가이드는 경위분명(涇渭分明)이란 숙어가 있는데 두 물이 합류한 후(경수와 위수는 서안시 동북에 있는 高陵縣에서 합류한다)에도 청탁이 섞이지 않고 몇 ㎞를 흘러가므로 생긴 말이라고 한다. 현지사람의 설명이라 참고할만한데 나는 이제까지 위수는 탁하고 경수는 맑아서 분명하게 구별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섬서성을 지나 감숙성의 경계에 들어서니 동차진(東차鎭)이 나온다. 좌우의 가파른 산을 밭으로 일구어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퇴경환림(退耕還林)해서 밭에 나무를 심고 농민들은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간간히 봉산육림(封山育林)이라는 표지판도 보인다. 은행촌(銀杏村)을 지나니 입원향(立遠鄕)이 나온다. 향(鄕)과 진(鎭)은 동급이나 진이 규모가 좀 더 크다고 한다.
도로가 대단히 열악하다. 1300~1400년 전의 상인들과 구법승들이 예외없이 이 길을 걸어서 갔으리라. 차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니고 트럭들은 짐을 엄청나게 싣고 다닌다. 도로 이용료를 내야하므로 과적을 한다고 한다. 백양향(伯陽鄕)을 지나 북도(北道)에 도착해 天水市의 가이드와 합류했다. 천수시 가이드는 이곳에 대하여 간략한 설명을 해 주었다.

■ 천수시에 대한 소개

천수시는 2개의 區로 되어 있는데 진성구(秦城區)는 구시가지이고 북도구(北道區)가 새롭게 개발되는 구라 하였다. 인구는 336만명으로 감숙성에서 난주 다음으로 2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경제는 많이 낙후되어 있다고 한다. 해발 1060m에 위치하고 있고 연 강수량은 600mm 정도이며 태극의 문양이 이곳 위수의 모습을 본떠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나는 몹시 흥미를 느껴 자세히 더 들어보니 음양을 나누는 태극의 가운데 S자형 모습이 위수의 모습과 동일하다고 한다. 정말 위수에서 유래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위수의 흐르는 모습은 꼬불꼬불하여 수태극(水太極)의 모습을 이루고 있었다.
일행은 천진대주점(天辰大酒店)으로 들어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호텔내의 식당으로 아담하고 깨끗했다. 천진(天辰)은 하늘에 있는 북극성이란 뜻인데 천일생수(天一生水)하는 천수시의 지명과 묘한 일치가 되어 흥미로웠다. 보계시에서 사온 태백주(太白酒)를 반주삼아 한 잔씩 목을 축였다.

설명문을 읽어보니 “한방울의 태백주는 그 향기가 10리에까지 미친다(一滴太白酒는 十里草木香이라)”라고 되어 있다. 중국 사람들의 과장법이 심한 줄은 알지만 이것이 그들의 문화인 듯하다. 이 태백주는 태백산(太白山, 秦嶺山脈의 서쪽, 보계시의 太白縣과 眉縣, 그리고 서안시의 周至縣 사이에 있는 산)의 물로 만들어 태백주라 하는데 일찍이 이태백도 이곳에서 이 술을 마시고 잔뜩 취한 상태에서 천고에 절창(絶唱)되고 있는 촉도난(蜀道難)을 지었다고 한다.
이 곳 맥주의 이름은 분마(奔馬) 맥주였는데 분마란 바람처럼 달리는 빠른 말이라는 뜻으로 황량한 이곳의 자연 환경과는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생각된다.

■ 천수시 복희묘

점심식사를 마치고 먼저 들린 곳은 복희묘(伏羲廟)였다. 복희묘는 본래 태호궁(太昊宮)이라 불렀고 속칭 인종묘(人宗廟), 인조묘(人祖廟)라고 부르는데 진성구(秦城區)의 중심인 서관(西關) 복희로(伏羲路)의 북쪽에 있다.
복희묘는 명나라 성화(成化) 19년 즉 1483년에 처음 세워진 이후 9차의 중수를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처음 세워진 유래는 당시 진주(秦州)의 지주(知州) 부내(傅내)가 생각하기를 하남성 진주(陳州; 지금의 하남성 淮陽縣)는 복희씨가 도읍하고 돌아가신 곳이라 하여 매년 제사를 올리는데 이곳 진주(秦州)는 복희씨가 태어난 곳이니 마땅히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여겨 성의 서쪽에 복희묘를 창건했다고 한다.

복희묘에서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2개의 패방(牌坊)으로 먼저 것에는 “계천입극(繼天立極; 하늘의 뜻을 이어 인간의 법도를 세우다)”이라 쓰여 있고 다음 것에는 “개물성무(開物成務; 사물의 진상을 파악하여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잘 이루게 함)”라 쓰여 있었는데 인문(人文)의 푯대를 세우고 역(易)을 창시한 복희씨의 공덕을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는 말들이다. 둘 다 2002년에 새로 만들어 산뜻하면서도 웅장한 맛이 있다.
복희묘로 들어가는 정문(正門)을 지나면 의문(儀門)이 있고, 의문을 지나니 측백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측백나무에는 색종이들이 많이 붙어 있어 물어보니 매년 정월 16일 복희씨에게 제사를 올릴 때 이 곳 사람들이 빨간 색종이를 사람 모양으로 오려서 나무에 붙여 놓으면 액운이 없어진다고 하는 자백병(炙百病) 풍속이 있다고 한다.
이것이 쭉 지속되어 내려 왔는데 나무의 성장에 해를 끼친다고 하여 지금은 이 풍속을 많이 금지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측백나무는 지금 372그루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이를 지나서 가면 선천전(先天殿)이 나온다. 좌우에는 종루(鍾樓)와 고루(鼓樓)가 있는데 이는 중국의 궁관(宮觀)과 사원의 일반적인 건축양식으로 모고신종(暮鼓晨鍾)이라 하여 저녁에는 북을 치고 새벽에는 종을 울린다고 한다.
선천전은 정전(正殿) 또는 대전(大殿)이라고도 한다. 정문위에는 “일획개천(一劃開天)”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는데 건삼련(乾三連)의 최초의 한 획을 그음으로부터 하늘을 표시했다는 뜻인 듯 한데 복희묘의 중심건물이다.
건물 안에는 3미터 정도가 되는 복희씨의 좌상이 있는데 손에는 태극이 그려진 선천팔괘도를 들고 있다. 그리고 좌우에는 신농과 황제의 작은 소상이 놓여져 있다. 선천전의 천장에는 가운데 하도와 선천팔괘가 있고 천장 가득 64괘가 그려져 있다.

좌우측의 벽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좌측에는 괘태산에 복희가 앉아있는데 맞은편 산의 동굴에서 용마가 뛰어나오자 그 영감으로 팔괘를 그렸다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는 복희가 거미줄을 보고 그물을 만들어 짐승과 물고기를 잡고 짐승가죽으로 옷을 해 입고 결혼식 때 짐승가죽으로 예물을 보내고 하는 등등을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아래에는 돌이 하나 놓여져 있고 돌 위에는 하도가 그려져 있었는데 복희와 여와가 만나 둘이 하나가 된 전설을 살려서 갖다놓은 것이라 한다. 옛날 복희와 여와가 한사람은 북산 한사람은 남산에서 살았는데 서로 돌을 굴려 이 돌이 붙자 둘이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선천전의 뒤에는 태극전(太極殿)이 있다. 이 태극전은 또한 퇴전(退殿), 침전(寢殿), 침궁(寢宮) 이라고도 부르는데 전궁후침(前宮后寢)의 관례에 의해 건축한 것이라 한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수리중이라 참관을 할 수가 없었다.

선천전 앞의 좌우에는 조방(朝房)이 있다. 이곳은 관원들이 제사를 지내기 전에 세수하고 옷 갈아입고 휴식을 하던 곳이다. 옛날에 과거를 보기위해 준비하던 사람들이 이곳에서 밤을 새워 가며 글을 읽었다고 하는데 인문시조(人文始祖)인 복희의 기운을 받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관람을 마치고 정문을 나오니 길을 지나 맞은편에 희루(戱樓)가 있다. 희루는 극 또는 놀이를 하는 무대로 복희씨에게 제사를 올리는 음력 정월 14일, 15일, 16일에 걸쳐 3일 동안 공연을 한다고 한다. 제사는 정월 15일 한밤중에서부터 16일 밤까지 지속되고 또 복희씨의 생신날로 알려진 음력 5월 13일에도 거행한다고 한다. 희루의 맞은편 복희묘의 정문에는 개천명도(開天明道)패방이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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