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생리학강좌] 六腑의 출입과 방어작용(1)
상태바
[한방생리학강좌] 六腑의 출입과 방어작용(1)
  • 승인 2005.11.11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한의학의 변증론치는 인체를 이해하는 대단히 유용한 도구이다. 오장의 승강과 육부의 출입을 이해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스템으로서의 인체를 이해하는 훌륭한 방법인 것만은 사실이다.
한의학의 강점이 내과질환의 치료에 있지만 근세를 거치면서 해부학과 생리학의 발전이 단절되면서 너무 관념적인 논치에만 매달린 결과 ‘눈에 보이는 무엇’을 제시하지 못하고 뜬구름 잡는 의학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었다.
여기에 ‘양방생리’와 ‘진화생리’를 도입함으로써 한의학의 진일보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우선 ‘육부의 출입과 방어작용’에 대해 한양방을 아우르는 설명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필자 주>

사람은 거대한 생물계의 일원이다. 40억년 전 지구상에 생명이 최초로 태어나면서 시작된 생물의 생존과 진화과정의 최종 산물이기도 하다.
생명은 ‘생식’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 전하고, ‘생식’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더불어 ‘생식’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를 포함시켜 왔다.
60조개에 달하는 인간의 세포는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고 일사분란하게 조직된 하나의 개체를 형성하고 있지만 많은 허점 또한 가지고 있다.

사람 자체는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피부와 내장 점막 등에 서식하는 수많은 세균과 바이러스 심지어 체내로 들어와 살고 있는 기생충까지 약 100조개 이상의 개체들이 인체를 자연삼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생과 기생은 인체가 최적의 상황을 유지할 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체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고 체내로 변화를 감지한 정보가 전달되고 혈류의 변화가 발생하면 비로소 인체와 자연과의 투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를 ‘邪氣所注 其氣必虛’라고 했던가!
육부라 함은 위 소장 대장 담 방광 삼초를 일컫는다. 여기서는 이러한 도식적인 개념 외에 방어작용을 맡고 있는 육부의 개념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물론 육부의 정상적 기능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인체는 정상적 삶을 영위하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적절히 대항하고 이를 해결해야만 한다.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풍한서습조화의 육기라 보아도 좋고 구체적으로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등의 미생물 침입이라고 보아도 좋다.
온도와 습도 그리고 압력에 의한 환경적 요인도 외사에 속한다. 이러한 외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인체는 1차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기관이 피부이다.
피부는 기저층으로부터 새로운 세포가 끊임없이 생산되어 표피로 자라올라옴과 동시에 표피로 올라온 세포는 죽어 케라틴 층을 형성한다.
이렇게 형성된 것을 각질층이라 하는데 ‘죽은 세포’를 방어에 이용함으로서 항상 외부와 접촉하는 피부의 방어작용을 완성하고 있다.

또한 피부 표면에는 많은 세균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 중 앞으로 계속 나오게 될 ‘유산균’의 서식은 인체의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유산균의 대사 산물인 ‘젖산’은 약산성의 산도를 유지하고 잡균의 증식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또한 피부는 직접 외기와 접촉함으로서 ‘항온동물’로서의 인체의 온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피부를 통한 열의 전도 복사 대류 작용으로 체온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발한을 통한 체온조절과 수액의 조절도 이에 포함된다.
이와 같이 피부가 죽은 세포를 통해 ‘건조한’ 방어를 수행하고 있는 반면 점막을 통해 ‘축축한’ 방어를 하고 있는 곳이 육부라 할 수 있다.

구강에서 식도 위장 소장 대장까지의 소화관은 모두 육부의 영역이며 이외에 점막으로 구성된 호흡관과 생식관도 소화관과 유사한 점막면역계를 형성하고 있다.
소화관은 사람이 살기위한 필수 에너지의 공급원으로서 음식을 매일 먹고 처리해야하는 기관이다. 인체와 외부의 물질이 접촉하는 곳이고 물질의 교환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또한 인체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생명체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위장관내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들은 인체에 유익하기도 하고 유해하기도 하다. 평소에는 유익하다가도 무서운 적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소화관의 점막은 항상 점액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IgA라는 면역항체를 다량 분비하고 B세포면역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또한 점막세포는 여러 가지 손상 즉, 화학적 물리적 손상에 쉽게 상처받고 변성되기 쉽다. 그래서 인체는 점막세포의 교체주기를 짧게 유지한다. 위장은 약 3일정도이고, 말단으로 갈수록 조금씩 길어져 대장은 약 7일 정도의 교체주기를 가진다. 세포가 손상되고 변성되기 전에 갈아치우는 것이다.

<다음회 : 저작-연하-부숙-분별청탁-전도-조박의 육부의 생리와 방어작용>

필자약력
▲동국대 한의대 졸업, 동교 대학원 부인과학 석·박사
▲동국대 한의대 외래강사 역임
▲현 경기도 수원시 한의사회 보험이사, 청풍학회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