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발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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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발해고
  • 승인 2005.11.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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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의 의학 짐작할 수 있는 책

너무나 유명한 이 책을 새로이 선정하는 이유는 의학에서 바라본 역사인식의 시각확대를 위해서다. 문화의 발전은 주변사항들에 관한 접점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 가치발전의 수준을 한결 높여준다는 측면에서 주변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그러한 측면에서 역사와 의학이 결합된 의사학(醫史學)은 의학의 보다 차원높은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의학과 공학이 결합하여 이루어낸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의 궤적을 보아서도 이는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해에 관해서는 역사학의 분야에서도 그 자세한 연구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사라져간 과거의 뚜렷한 족적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최초의 인식을 가진 유득공은 이 책의 서문에서, 고려가 발해까지 우리 역사에 넣어 ‘남북국사’를 쓰지 않았던 점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그 결과 거란과 여진에 넘어가버린 발해 영토를 되찾으려 해도 이제는 아무런 근거가 없게 되었다고 통탄해 마지않았다.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발해사를 우리 역사 속에 넣을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 역사상 최초로 발해사를 체계화시켰던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까지 발해에 관한 우리 역사를 연구하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송기호는 이를 한글로 번역하고 해제를 붙여서 독자로 하여금 이해도를 높였으며, 발해에 관한 역사적 인식과 연구에 대해서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이 가운데 물산고(物産考)는 발해에서 생산되는 여러 가지 물품들을 기록하고 있는데, 태백산 토사자(또는 복령)(太白山토), 남해부 다시마(南海昆布), 책성부 메주(柵城시), 부여부 사슴(扶餘鹿), 막힐부 돼지(막힐豕), 솔빈부 말(率賓馬), 현주 베(顯州布), 옥주 솜(沃州綿), 용주 명주(龍州紬), 위성 철(位城鐵), 노성 벼(盧城稻), 미타호 붕어(湄타湖즉), 환도 자두(九都李), 악유 배(樂遊梨), 부주 은(富州銀) 등 모두 15종이다.

언뜻 보면 고대 발해국 각 부의 생산물품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산고의 전체에서 볼 수 있다시피 여기서 다루고 있는 물품들은 국가의 기간산업으로서 주요한 산물들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이 발해에서 생산되는 기간산업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것이며 더구나 이러한 기록의 근원을 유득공이 『신당서(新唐書)』에서 찾은 것을 보면 이는 발해의 대당 수출품목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15종 가운데 약재로 보이는 물품은 최소한 토사자(복령의 古字가 토이므로 복령으로도 볼 수 있다), 다시마(약재로서의 곤포는 삼국시대부터 보인다), 메주(시는 대표적으로 상한론의 치자시탕에서 관찰된다), 사슴(식육으로서의 가축 및 자연산물은 풍부하기 때문에 녹용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의 4가지 종류를 관찰할 수 있다.

이로써 베일에 가려진 발해의 의학을 짐작할 수 있으니 고대의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약재로서의 무역수준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된다. 의미를 보다 확장해서 본다면 몇 가지 더 본초학적인 접근이 가능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의사학적 의미를 충분히 찾을 수 있겠다. <값 1만원>

김홍균
서울 광진구 내경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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