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학회 결성의 요구는 국민의식과 정치·사회적 변화가 잇따르면서 지금까지 한의계 전통적인 권익옹호방식으로 사용되던 법적 제도적 형평성을 내세운 요구와 로비·집단물리력 등이 뚜렷한 호소력을 발휘하지 못함에 따른 내부성찰의 결과이기도 하다.
정책전담학회의 필요성이 고조되면서 일선 한의사들을 중심으로 초보적이나마 한방의료관리학회의 구성방법에 대한 논의의 불씨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제기된 몇 가지 반론은 학회 추진 주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학회의 구성이 쉽지도 않지만 설사 구성됐다 하더라도 유지하는 문제가 만만찮을 것이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필요하다고 만들어놓긴 했지만 보건학이나 의료관리학 전공자의 절대 부족, 연구능력을 가진 인재의 부족, 재원의 부족, 학문적 근거 부족, 참여해봐야 얻을 게 없다는 인식의 확산 등이 겹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 중 학회 중복에 따른 통합 주장에 대해서는 의료적 예방관리와 병의원 관리라는 차이를 들어 반박의 여지가 있지만 학문적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당한 고민을 필요로 한다. 한방의료관리학 과목이 한의대에 개설되지 않는 등 개념과 세부작업이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의식한 듯 항간에서는 기존 학회와의 통합을 거론하는가 하면 양방 의료관리학교실이나 의료정책학과와 연계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여러 의견을 종합하면 결국 한방의료관리학회는 현실을 수용하면서 여하히 학문적 정립을 이루어갈 것이냐에 모아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다소 미흡하더라도 현실적 필요에 부응해서 낮은 단계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학회지의 정기적 발간 등 형식요건에 구애됨이 없이 관심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전문가들의 견해를 청취하는 식의 연구회 형태도 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런 경험을 축적해 학회로 발돋움하고 의료관리의 학문적 근거를 축적해 최종적으로 한의대내 한방의료관리학교실(혹은 보건학교실)을 설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조속한 시일내에 관련 전공자들을 파악하고 모임을 구성하여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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