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래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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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래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
  • 승인 2005.11.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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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최강의 콤비, 월래스와 그로밋

얼마 전, <로보트 태권 V>라는 애니메이션이 우리나라 최초로 디지털로 복원되어 상영된 적이 있었다. 70년대 TV를 통해 접한 일본 애니메이션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세대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세우게 했던 <로보트 태권 V>의 필름이 남아 있지 않다라는 소식에 마음이 많이 상해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들린 복원 사실은 마치 그 시대로 돌아 간 것처럼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누구나에게 어릴 적 봤던 애니메이션 한 편은 추억으로 남게 되는데 이번 가을에 우리들의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줄 애니메이션 한 편이 찾아온다.

1997년 3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모아서 상영했던 <월래스와 그로밋>의 속편격인 <월래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는 그림을 그리는 기존의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점토로 만든 캐릭터들을 움직이는 ‘클레이메이션(Claymation)’이다. 현재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은 디지털 작업으로 인해 예전처럼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지만 클레이메이션은 아날로그 작업 행태를 띠며 1초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4번의 움직임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몇 초 정도의 분량 밖에 촬영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월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 역시 5년 동안 250여명의 스탭들이 작업을 한 결과 완성작이 나오게 되었다.

어리버리한 발명가 ‘월래스’와 영리한 개 ‘그로밋’은 ‘해충 관리 특공대’를 운영하며 사건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슈퍼 야채 선발대회’로 인해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어느 날 밤, 누군가 나타나 마을의 야채 전부를 먹어 치우는 일대사건이 발생한다. 무시무시한 침입자의 흔적으로 인해 마을은 공포에 휩싸이고 최첨단 발명품으로 무장한 특수 요원 월래스와 그로밋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고, 끈질긴 추적 끝에 범인이 ‘거대 토끼’란 사실을 밝혀낸다.

예전에 <월래스와 그로밋>을 본 적이 있다면 이번 작품 역시 놓쳐서는 안 될 정도로 재미난 구성이 돋보인다. 특히 자극적인 요소 하나 없이 관객들에게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어 내고, 순수한 마음을 갖게 해줄 수 있다는 점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익숙한 스토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월래스와 그로밋이라는 최강의 콤비 덕분에 이는 또 다른 웃음을 만드는 요소가 되어 버린다.

<월래스와 그로밋>은 비록 수공예적인 작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작품이지만 어떤 최첨단의 기술력 있는 애니메이션보다 더욱 더 정겨움과 함께 재치와 유머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며, 만든 이들의 노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또한 부록으로 지난 여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에서 주인공들을 난관에 부딪히게 했던 펭귄 4마리가 펼치는 ‘크리스마스 미션’이 ‘월래스와 그로밋’ 전에 10여분 동안 상영된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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