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건강 지킨다(21) - 소아양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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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건강 지킨다(21) - 소아양육법
  • 승인 2005.10.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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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영양식·서구화된 식습관이 문제
이유식은 6개월 이후부터, 머리는 차게

소아의 질병 양상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신생아 사망률이 높았고, 영양부족과 감염증이 질병의 주요 원인이었다.
현대에는 경제 성장과 문명 발달로 신생아 사망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그에 비례해서 선천적으로 허약한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지나친 영양식과 서구화된 식습관, 환경오염과 생활환경의 변화로 질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소아는 흔히 ‘자라나는 새싹’에 비유하는데, 성장에 필요한 음혈이 부족하기 쉽고, 腸胃가 약하고 좁으며 피부가 약한 특징이 있으므로 음식과 섭생에 주의하여 양육해야 한다.
또한 변증열(變蒸熱)이라 하여 장부의 기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열이 나는 것이 있는데 상한과 혼동하여 함부로 해열제를 쓰면 정상적인 성장에 장애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글에서는 동의보감에 근거하여 음식을 위주로 올바른 양육법에 대해 알아본다.

1. 음식

소아는 장위가 약한데 음식을 지나치게 먹이거나 밤늦게 먹이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담음(痰飮)이 생긴다.
특히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청량음료 등은 좋지 않다. 그러므로 김치나 나물, 된장국 같은 전통음식을 먹이는 것이 좋다. 전통음식은 익히고, 발효시킨 것으로 체내에서 잘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침, 점심은 골고루 많이 먹는 것이 좋고, 저녁은 일찍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 좋다. 밤에는 위장의 기능이 떨어지므로 늦은 시간에 과식을 하면 담음, 식적(食積)이 생겨 체하든가 토하고 설사하는 것 외에도 발열, 경기, 간질, 호흡기질환, 비염, 피부병, 비만 등 여러 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 음식으로 인한 질환의 특징

식상(食傷)이나 식적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얼굴색이 누렇고 부어 있으며, 입이 야물지 못하거나 입술이 두툼한 편이고, 맥을 잡아 보면 왼쪽보다 오른쪽 맥이 큰 편이다.
증상은 배에 열이 있어서 밤에 잘 때 이불을 잘 안 덮고 배를 내놓고 자며 열이 있을 때는 밤에 심한 편이고, 손을 만져보면 손등보다 손바닥이 뜨거운 편이다. 기침을 하는 경우에 밤이나 새벽에 많이 하는 편이고, 피부병도 밤에 가려움이 심하다. 그리고 입에서 냄새가 나거나 대변에서 신 냄새가 나고, 배가 불러 오르고 구역질을 하며 소변이 기름같이 탁하기도 하다.

(2) 음식으로 인한 여러 질환

가) 간질
간질 중에서 식간(食癎)은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서 비위 질환이 생겨 뇌에 영향을 준 것이다. 작년에 치료한 소아 간질 환자의 경우, 8세의 남자 아이로 밤늦게 닭고기를 먹고 나서부터 발작이 있다고 했다. 뇌파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데 거의 매일 발작을 하여 항경련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얼굴색이 누런 편이고 입이 야물지 못하여 비위가 약한 편인데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 생긴 ‘식간(食癎)’으로 보아 비위 기능을 조절하는 처방을 투여하고 밤늦게 과식하는 것을 주의하도록 하여 치료했다.

나) 식적유상한(食積類傷寒)
다음으로 감기와 비슷한 食積類傷寒이 있다. 이것은 식상(食傷)으로 적(積)이 생겨 발열, 두통이 있으면서 상한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것인데, 감기로 오인하여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함부로 해열제를 쓰면 안 된다. 상한과 차이점은 수장(手掌)에 열이 있고, 인영기구맥 중 기구맥이 긴성(緊盛)한 것으로 알 수 있는데 陶氏平胃散으로 치료한다.

다) 오래된 기침(食積嗽)
또 소아의 오래된 기침에도 음식으로 인한 것이 많다. 얼마 전에 5세 된 여자 아이가 기침을 오랫동안 해서 내원했는데, 주로 새벽이나 밤에 기침을 한다고 하였다. 기침할 때 토하는 경우도 있고, 대변에서 신 냄새도 난다고 했다. 이것은 비위에 체기가 있어서 폐에 영향을 미쳐 기침을 하는 것으로 ‘식적수(食積嗽)’로 보아 치료하고 밤에 늦게 먹이지 말고 소화가 잘 되는 우리의 전통음식을 먹일 것을 강조했다.

라) 피부병
아토피 피부병도 음식으로 인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동의보감에서 피부는 위, 소장, 대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위나 장에 노폐물이 적체되어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면 그것이 피부를 통해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피부병에 비위질환을 조절하는 약을 써야 할 경우가 많다.

2. 그 외에 주의해야 할 사항

먼저 젖먹이의 경우 백일까지는 자주 안아주는 것은 좋지 않다. 몸의 구조가 안정되지 않았는데 자꾸 안고 흔들고 하는 것은 좋지 않고, 바닥에 눕혀서 지기(地氣)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척추나 고관절이 안정되지 않았는데 일찍 보행기를 태우면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보행기를 태우는 것은 좋지 않다.

다음으로 이유식을 너무 일찍 시키는 것은 좋지 않고, 6개월 이후에 시키는 것이 좋다. 돌 정도가 되어 어느 정도 걸음마를 하기 시작할 때 밥을 먹이는 것이 좋은데, 돌이 되어 손과 발이 자기 기능을 제대로 할 때가 되어야 비위의 기능도 원활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수면을 통해서 음혈이 보충되므로 수면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밤 10시에서 새벽 3시까지는 음혈이 보충되는 시간으로 이 시간에는 반드시 어둡게 하여 재우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열이 많은 편이므로 옷을 너무 두껍게 입히는 것은 좋지 않고, 머리에 모자를 씌우는 것도 좋지 않다. 머리는 차게 해야 열이 발산되어 뇌수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옷을 입힐 때는 오래된 옷을 고쳐 입히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아 좋다. 목욕을 너무 자주 시키는 것은 피부를 약하게 하고 풍한에 상할 수 있으므로 1주일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시키는 것이 좋다.

정행규
서울 관악구 홍제한의원장, 대한형상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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