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경영 전문화’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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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경영 전문화’ 바람 분다
  • 승인 2005.10.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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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교육·서비스 등 분야별 전문가 적극 활용
‘의료’와 ‘경영’ 상호 전문성 인정이 성패 좌우

병원도산에는 경기불황이나 의료환경변화 등의 원인이 있겠지만, 한 일본의료기관의 참고자료에 의하면 병의원 도산 원인으로 1위가 방만한 경영(61.9%), 2위는 경영계획 실패(24.7%)로 나타나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관도 전문 경영이 필요한 시점에서 의사가 진료와 경영을 모두 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우리나라 의료계도 의사는 진료에만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영부분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거나, 병원경영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지주회사 설립 붐이 일고 있다.
척추전문병원으로 잘 알려진 우리들병원을 비롯 치과 성형외과 한의원 등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예네트워크 등이 지주회사와 연계해 수입 다각화, 해외진출 등 적극적인 경영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내년 3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개원예정인 경희의료원 동서신의학병원도 대기업 CEO 출신 전문경영인 영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예네트워크의 지주회사인 (주)메디파트너(대표 박인출·치과의사)는 예WAY 프로그램을 발굴해 전 네트워크병원에 서비스 및 경영, 마케팅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중국 상해와 베트남에 예메디컬센터를 건립하는 등 병원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를 위해 메디파트너는 해외의료 전문 투자회사인 ‘예 메디컬 인베스트먼트 홀딩스’를 새로 설립하는 한편 각 국가별 전문가를 초빙해 현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방의료기관도 예외는 아니어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한의원 14곳, 한양방협진의원 1곳, 치과 1곳 등 8체질의학을 근간으로 형성된 8+1네트워크도 지주회사인 (주)메디세타를 2002년 7월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의료인 80%, 일반인 20%의 지분률을 보이고 있는 (주)메디세타(대표 조재희·전문경영인)는 8+1네트워크 병원경영은 물론 병의원컨설팅, 의료서적 출판, 의료기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의료인 및 의료스텝 양성, 체질별 생식 및 건강보조식품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만이나 피부미용관련 시장이 한창 뜰 때 상대적으로 비인기과목이었던 비염·축농증·중이염 등 이비인후과질환 전문치료한의원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코비한의원도 지주회사인 (주)위드코비(공동대표 이판제·한의사, 이재형·전문경영인)를 설립, 각 분야별 전문가 그룹을 포진시켜 코비네트워크의 의료경영컨설팅을 총괄하고 있으며, 현재 프랜차이즈, 의료교육, 연구개발, 학습능력개발, e-비즈니스 사업 등 5대 영역을 바탕으로 한 의료분야 전문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코비한의원은 2003년 10월 산본에서 젊은 한의사 4인이 공동 개원한 이래 현재까지 서울·경기지역에 9곳이 개원해 운영 중에 있으며, 5곳이 개원 준비 중에 있다.
이처럼 전문경영인 영입이 주목을 받고 있긴 하지만,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의료계의 조직문화가 일반 기업체와 다르기 때문이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김양균 교수는 “먼저 의료인이 경영인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경영인이 의료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때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즉 ‘전문의료인’과 ‘전문경영인’ 각각의 전문성을 상호 인정하고 조율해 내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또한 김 교수는 “전문경영인의 경우 자기 소유가 아닐 경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경영을 하기 보다는 업적 부풀리기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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