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한방주치의 운동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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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한방주치의 운동 성공할까?
  • 승인 2005.10.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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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한의사 “무료진료와는 전혀 다르다” 우려

한의협이 추진키로 한 가칭 ‘독거노인을 위한 한방주치의 운동’이 좋은 명분에도 불구하고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충분한 검토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독거노인 한방주치의 운동은 한의사가 부양할 가족이 없는 65세 이상 노인의 주치의가 되어 건강을 돌보는 사업이다. 치료수단은 침과 부항, 한약, 물리치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계획은 분회당 독거노인 2명씩을 선발하여 한의사가 주치의활동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의 수립은 한의협중앙회가 맡고, 사업의 진행은 시도지부가 맡게 된다.
한의협은 주치의사업에 참여하는 한의사의 미담을 소개하고 포상도 함으로써 참여분위기를 촉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여한의사회의 위안부어르신 진료사업과 청년한의사회의 장기수주치의운동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안전망을 확보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음은 물론 한의사의 이미지를 높여 궁극적으로 노인인구에 대한 한방의료의 접근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계획에 대한 일선한의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서울에 개원한 한 한의사는 “한의계의 사회참여가 부족한 터에 독거노인의 건강을 돌보는 사업에 참여하는 논의가 나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회의적인 견해도 제기됐다. 추진방식에서부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IMF 당시 서울 은평구 관내 실직자들을 진료했던 대한여한의사회의 김영숙 부회장은 실직자와 한의사의 1:1 결합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인의 특성상 의료봉사와 같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기는 쉬워도 개개인이 개인주치의를 찾아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청년한의사회의 박용신 회장도 같은 견해를 나타냈다. 장기수주치의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박 회장은 장기수들이 맘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주치의운동의 취지가 제대로 살려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그는 “오시면 잘 봐드린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보고 정기적으로 전화하기, 방문해서 저녁 먹기, 한의원으로 초대하기 등의 원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질적인 사업을 추진하게 될 지부는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이 관건이라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하다 말다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회원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지부의 고민이 적지 않다.

한의협도 이런 문제를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주치의와 독거노인의 매칭방법이 주치의 사업의 성공을 가늠하는 관건이라고 보고 이 부분의 개선방안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진료받는 독거노인이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치의 관리 주체도 분회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혹은 진료장소를 한의원으로 해야 하는지 등도 검토의 대상으로 거론됐다.
정경진 한의협 기획이사는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해 다음 이사회에서 제시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독거노인 한방주치의제의 골격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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