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장기불황 타개할 블루오션은(2) - 네트워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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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장기불황 타개할 블루오션은(2) - 네트워크①
  • 승인 2005.10.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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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시대는 갔다”
학회·스터디 중심 네트워크 설립 한창
임상케이스 공동 연구로 진료가 즐겁다


한 지역에 대형마트가 출현하게 되면, 그 주위의 구멍가게는 금세 잠식돼 버리고 마는 것처럼 대형병원(또는 의료시장개방)의 출현은 주변 중소병의원의 생계에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작은 규모에서 백화점식 진료를 피하고 “나만이 갖고 있고, 너는 없는 우리만의 진료서비스”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의원 네트워크는 짧은 시간 안에 넓은 지역에 한의원의 인지도를 확산시키는데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트워크 조직의 결성은 정보공유로 공통의 시각을 가지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고, 인적자원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상호 지식교류를 통한 임상부문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공동구매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공동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네트워크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다.

반면, 경영원칙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못하거나, 동참자들의 철학공유가 부족할 때, 대표원장을 비롯해 각 네트워크간의 권한과 의무가 명백하지 않고,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는 경제적·시간적인 손실은 물론 인간적인 신뢰까지 손상받을 수 있어 이를 선택하고 운용하는 데 있어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 학회 중심 네트워크 활성화

그럼 네트워크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구성원들에게 이익을 주고,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경영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운영에 필요한 각종 컨텐츠(knowledge)가 만들어지고, 또한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분야의 네트워크는 보통 스터디 모임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네트워크의 선발주자인 예치과나 모아치과의 경우도 이미 10년~20년 전의 스터디모임부터 축적해 온 자료를 토대로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례다.

한방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스터디 모임 차원을 훌쩍 뛰어 넘어 학회가 중심이 된 네트워크 구성이 가속화 되고 있다. 예를 들면 킴스일침학회, 형상의학회, 8체질의학회 등등이 여기에 속한다.
김광호 킴스일침학회 초대 회장은 “혼자 갈 길, 같이 가면 최소 3배는 힘들겠지만, 의료시장개방 등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사람 중심으로 뭉쳐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네트워크라는 공동의 시스템에 참여하려면 학문적으로 같은 길을 걸어야 하고, 사상(생각, 마인드) 또한 동일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그래야 진단과 치료(침법 처방법)를 하는데 있어서 통일성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 大義 위해 ‘열린 마음’ 필요

킴스일침학회를 구심점으로 해서 생긴 ‘호호호일침한의원’은 현재 서울 3곳, 부산 2곳, 대구와 울산에 각각 1곳의 본원을 두고 있고, 구미에 1곳의 분원을 두고 있다.
특별히 대표 한의원이 존재하지 않고, 모두 ‘본원’으로 표현한 것은 현재 개설된 한의원의 원장들이 향후 ‘호호호일침한의원’이란 공동브랜드를 이끌어갈 주역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현재 형성돼 있는 본원들이 모두 안정되고 균형이 맞추어졌을 때 본격적인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하고, 기존 참여 원장들은 핵심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5년 전 자신의 한의원을 폐업한 이후 현재 전국의 호호호일침한의원을 순회하며 진료하고 있다.
단편적으로 수익적인 부분만을 따졌을 때는 5년 전에 비해 4분의 1도 안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킴스일침학의 저변확대와 세계시장에서 한의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단합하는 길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호호호일침한의원은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10월 말부터 미 삼라한의대에서 5년간 교수로 재직하고, 미국 영주권을 획득한 홍석철 교수를 대표 원장으로 한 미국 LA 본원이 개설돼 본격적인 진료를 펼칠 전망이다.
8체질의학이 근간이 돼 형성된 8+1네트워크는 현재 한의원 14곳과 한양방협진의원 1곳, 치과 1곳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체질전문 양한방의료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쯤 싱가폴과 하와이 해외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싱가폴 파크 어웨이 그룹에 한·양방협진 Korean Clinic을 개설할 계획인데, 싱가폴은 각 나라별로 자국민에 대한 진료를 허용하고 있으며, 현재 Japanese Clinic이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하와이는 내년 3~4월 개원을 목표로 현재 건물 부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2003년 12월 한의사 4명이 모여 산본지역에서 공동 개원한 코비한의원은 현재 9개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고, 5개의 네트워크 개원을 준비 중이다.
코비한의원의 신규 네트워크는 개원입지가 확정되고 인테리어가 시작됨과 동시에 직원공고를 내고, 직원이 선발되면 병원과 본사((주)위드코비)에서 한 달간 교육을 시키고 한의사는 6주간의 임상교육을 받게 된다. 기본교육 종료 후에는 기존 네트워크 원장들이 환자가 돼 최종 시뮬레이션과정을 거치고 있다.

■ 임상 공유로 자신 있는 진료

보통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원장들은 신규 개원보다는 재개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호호호일침한의원 본원 원장들의 70%가 기존의 한의원을 폐업하고 재개원한 경우이며, 코비한의원의 경우도 재개원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이유는 임상에서 자기 진료에 대한 확신성 결여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즉 환자를 치료하고도 어떻게 해서 치료가 되었는지, 또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어 괴로운 적이 많았기 때문이란다.

호호호일침한의원 서울 목동 본원의 김혁규 원장은 “수입적인 면만을 따졌을 때 기존에 운영하던 한의원 수입보다 많이 줄었지만, 한의학문에 대한 자긍심이나 진료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돈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얻었다”고 말했다.
호호호일침한의원의 본원 대표원장들은 지역별로 진료를 마친 후 공동스터디 모임을 갖는다. 서울지역의 경우 교대 본원에서 저녁 9시에 만나 새벽 2~3시까지 또는 밤을 꼬박 새어가면서 공부하고 있다.

코비한의원의 공동 임상교육은 3주에 한차례씩 한방안이비인후과 교수 등 외부에서 강사를 초청해 진행시키고 있다. 또한 자체 임상스터디에서는 임상케이스 발표 및 공유는 물론이고 환자매너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
8+1네트워크도 소속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1년에 두 차례 1박 2일 또는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워크샵을 여는데, 이 자리에서 환자 임상사례를 공유하고, 꼭 알아야 할 한·양방지식 등에 대한 특강도 이루어진다. <계속>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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