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58] 五臟六腑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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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58] 五臟六腑圖
  • 승인 2005.09.0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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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道士와 양생법

오늘은 『의방유취』에 수록된 도교의학서 하나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 책은 저자와 저술연대를 비롯한 저작에 관한 사항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 유일하게 『의방유취』 안에만 들어 있다.
이것과 가장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黃庭內景五臟六腑補瀉圖』는 不分卷 1책으로 道藏의 洞玄部 靈圖類 國字帙에 들어 있다.

당나라 때 활약한 胡음은 스스로 太白山 見素子라 이름붙인 여도사이자 道醫였다.
그가 남긴 ‘黃庭內景五臟六腑補瀉圖幷序’에 그는 어려서부터 玄門[도가]을 동경하여 수련을 지속해 왔으며, 『黃庭經』의 묘리를 정리하여 이 책을 지었다고 밝히고 있다.
위의 두 책은 앞서 『要略』(222회 醫方類聚에 실려 전해온 敎人要略 / 04. 11. 8일자)을 소개하면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다.

새삼 이 책을 다시 꺼내어 얘기하는 이유는 여기에서 말하는 五藏六府의 개념이 의학에서 언급하는 五藏(五臟)과 六府(六腑)를 지칭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또 天人合一, 形神一體의 한의학적 인체관을 토대로 ‘心主神’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道藏의 또 다른 유사서인 『黃庭內景五藏六府圖』는 역대 史誌著錄에 胡음의 저작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의 膽藏圖에는 五藏의 數에다가 膽을 합한 것을 六府라고 명명한다고 하여 오장이 육부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담이 水氣를 받아서 坎卦와 同道하기 때문에 五藏과 같이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膽藏圖를 추가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한편으로 肺, 心, 肝, 脾, 腎, 膽이라는 장부배열의 순서가 달라져 있다.
즉, 膽을 肝과 같이 두는 것이 아니라 오장의 뒤에 덧붙여 있는 것은 肝과의 관계보다는 五藏과의 대등한 관계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장부관계는 『黃庭內景五藏六府圖』나 『黃庭內景五臟六腑補瀉圖』에서의 장부배열과 같은 것으로 보아 이들과 동일한 계통상에 있는 저술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호음이 병상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특별히 전통적인 望診, 聞症을 준수하였다.
같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시대 발전에 따라 도가의 종교적 색채가 희석되어 왔으며, 의학의 생리, 병리, 치법, 처방, 약물금기와 도교수련의 호흡법, 도인법, 금기법 등과 결합하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발전한 것을 볼 수 있다.

일례로 『五臟六腑圖』 肺藏圖의 내용 중 소제목을 『醫方類聚』에 실린 순서대로 살펴보면 肺藏圖, 相肺藏病法, 治肺藏病方(排風散), 五藏禁忌, 肺藏修養法, 治肺藏吐納用희法, 肺藏導引法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그는 각 오장육부 마다 장기별 도인법을 제시해 놓고 있어 후세 도교의학자들의 귀감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그의 心病導引法은 六氣法 혹은 心病用아法이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예방치료에 역점을 둔 것이자 ‘不治已病, 治未病’의 『황제내경』의 사상을 계승한 것이다.

건강을 지키고 수양을 쌓는 일은 남녀와 老壯을 가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듯 도가의 양생수련과 의학의 예방의료가 결합하는 양상이 결국 조선 중기 『동의보감』에서 方藥에 앞서 양생과 섭생을 중시하는 독특한 체제로 발전 계승하게 되는 결정적 動因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8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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