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과 경영시스템(5) - 한의원의 인사관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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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과 경영시스템(5) - 한의원의 인사관리①
  • 승인 2005.09.0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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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문제로 고민하는 원장님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한의원을 경영하는 원장님들의 고민 중 첫 째, 혹은 두 번째가 직원과의 관계라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참 난감하게도 직원의 이직에 따라, 특히 능력 있는 직원의 이직에 따라 한의원의 수익 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데 어찌 고민이 되지 않겠는가?

■ 인재들이 떠나는 한의원 / 모이는 한의원

“그만두겠습니다.”
“사표 쓰겠습니다.”
“다른 제의를 받았습니다.”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이 같은 직원들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거나 소화불량에 걸린 경험이 있는 원장은 아직은 고립된 존재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원장 입장에선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겠지만 직원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원장이 의외로 많다. 여기서 고립의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고립이란 경영자와 직원들 간의 장벽을 말한다. 많은 원장들이 직원과의 장벽을 허물지 못하고, 직원들로부터 자신도 모르게 소외되어 간다.)

직원들로부터 이런 소리를 들으면 당황스럽기 마련이다. 어떤 원장은 분노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직원들에게 베풀어주었다고 생각한 부분만 확대, 과장하여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한의원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여기서 ‘절대적’의 의미는 단순히 업무를 우수하게 수행하는 직원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한의원의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를 의미한다.
이에 부응하는 직원들은 우수하고 능력 있는 직원들로서 놓쳐서는 안 될 인재들이다. 다시 말해, 원장에게는 꼭 필요한 직원들이라는 것이다.

다음의 메모는 미국의 어떤 기업에서 직원 A.J 씨가 관리자에게, 그리고 그 상사에게 보내는 퇴직관련 내용이다.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 생각한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의원을 경영하는 원장들에게 이런 상황은 어쩌면 비일비재하게 발생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만 두겠습니다.

수신 : 카를로스, 마델레인
발신 : A.J
내용 : 퇴직서

오늘 저는 인사부서에서 퇴직 인터뷰 양식을 받았습니다만 그 양식을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 양식에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에 대한 합당한 질문 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이 편지로 대신합니다.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해 솔직히 아직도 불편한 마음입니다. 저는 그 동안 두 분과 함께 그리고 우리 팀에서 즐겁게 생활해 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머물러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쪼록 저와 같은 경우가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 편지가 두 분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카를로스 님! 저는 당신이 유능한 관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직원들 중에서도 우수한 인재에게만 과업을 완수하게 하며 다른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새로운 과업을 이뤄내는 동안 전 여전히 일을 배우는 데만 연연하고 있었지요. 불행히도 당신은 너무나 바빠서 작은 것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말하자면 아침인사를 한다거나, 업무를 분담하여 우리로 하여금 뭔가 배우도록 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지요. 대신에 당신은 강압적인 태도로 늘 지름길만을 선택했고, 업무도 경험 있는 사람들에게만 지시했습니다. 그렇다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임원들 앞에서 기획내용을 보고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제가 몇 번 말씀드린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이제는 그런 기회가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마델레인 님! 저는 늘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카를로스 부서장과 우리의 팀, 그리고 부서 동료들에게 보여준 당신의 리더십과 지침은 탁월한 것이었습니다. 4년 전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저는 우리의 기업이념과 경영원칙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오랫동안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제 그러한 환상은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 달 내에 이곳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최근의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중노동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휴가 일정을 조정하기도 했지요. 모든 팀원들이 특별 근무까지 불사한 덕분에 정해진 시간 내에 업무를 훌륭히 수행했고 모든 목표를 성취하였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그 계획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곳의, 그리고 어떤 기업에서든 ‘변화란 이렇게 빨리 일어나는 것이구나’ 하고 그 결정을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사실을 우리에게 알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3주 동안 열심히 일한 뒤에야 계획이 취소되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지요. 당신이 우리를 찾아와 그 사실을 말해 주었더라면 아마 모두가 이해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기에 우리의 분노와 실망은 극에 달했습니다.
제가 새로운 직책을 맡게 되면 급여도 인상되리란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돈 때문에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저의 힘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근무하는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이곳에서는 어떤 변화의 조짐도 없더군요.
그 동안 두 분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부디 사려 깊은 기획과 솔직하고 지속적인 의사소통,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만이 두 분이 부하 직원들과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 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두 분의 성공적인 미래를 기원합니다.


위에 제시한 메모는 미국의 한 기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퇴직을 하면서 그의 부서장과 차 상급자에게 보낸 글이다. 이런 장문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글안에 직원과 관련된 원장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실마리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실제 한의원의 예가 아니란 것이지만 무슨 조직인가보다, 어떤 조직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한의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치과, 비만, 안과, 종합검진센터 등 여러 형태의 조직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인터뷰 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봤지만 공교롭게 위에 소개된 메모의 내용이 직원들의 이직 사유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 그래서 어쩌라구?

직원이 그만 두면 지금까지 다른 직원을 채용하면 그 뿐이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의원을 경영하는 원장들에게 인사관리의 개념과 중요성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한 가지를 먼저 이야기한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이다. 핵심적인 직원을 충원하는데 따른 비용을 연구한 여러 사례를 보더라도 충원에 따르는 비용이 그 직원 연봉의 70%에서 200%까지 이른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또, 하나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한의원의 경우 직원 한사람의 퇴직이 단지 한사람의 결원이 아니라 몇 안 되는 남아있는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계속>

손병남(H.Q.M의료경영연구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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