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규 회장의 퇴임을 바라보며 -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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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규 회장의 퇴임을 바라보며 - 김현수
  • 승인 2005.07.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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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한의협 기획이사)

안재규 회장님이 3년여 간 회장으로 재임하시는 동안 우리 한의계로서는 상당히 많은 수확을 거두었는데, 한의약 육성법이나 대통령 주치의 임명 등은 말할 것도 없고, WHO 전통의약자문관 선임, 한의사 회관 건립, 졸업생 공보의 임명 등도 앞으로 한의학의 발전에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사실 따로따로 놓고 보면 임기 중 한 가지만 이루었더라도 대단한 치적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한의약육성법은 향후 운영만 잘하면 수 조원의 정부 육성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으며, 대통령 주치의나 전통의약 자문관의 역할은 향후 한의학의 위상을 보이지 않게 변화시켜 놓을 것입니다.

한의약 육성법을 위해 밤새워 뛰어다녔다거나, 대통령주치의 선정과정에서 여러 곳의 압력으로 엎치락뒤치락 한 보도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후배들을 전원 공보의로 보내기 위한 T.O.를 확보하느라 난항을 겪은 것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일반 회원들에게까지 알려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약대 6년제에 대한 합의도 마찬가지입니다. 93년 한약분쟁당시 홍보이사였던 안회장님은 약대 6년제의 의미나, 약사법 개정에 대한 의미를 누구보다도 더 명확하게 핵심을 짚고 계시던 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의 과정이 계속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협상에서의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중간단계에서의 전달부족 등으로 일선 회원들에 대한 연결이 부족하게 된 것이 문제였습니다. 실제로 요사이 의협에서 약대 6년제에 대해 격렬히 반대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현명한 결정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렇게 발목을 잡고 있던 약사법 3조의 2항이 퇴임하기 하루 전날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된 것입니다.
안회장님으로서는 마음의 큰 짐을 벗을 수 있었을 것이지만, 한편으로 우리 회원들이 진작에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 주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안회장님이 회원들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다른 것이 아니라 오로지 회원들의 권익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안에서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단 한 가지라도 더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했던 것은, 안회장님의 한의 가족에 대한 믿음이 너무나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 우리 회원들이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렸더라면 한의약육성법이나 대통령주치의와 같은 성과 외에도,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한약제제나 보험급여 확대 등과 같은 결과들을 조만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건교부를 먼저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보건복지부를 원천적으로 문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선명성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투쟁만으로 가능한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한의학은 상당히 제도권으로 들어가 있고, 국민에게는 기득권층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맞게 우리의 정책방향도 수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안회장님이 뿌려 놓고 거두지 못한 또 다른 많은 씨앗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현명한 대의원들이 그 씨앗을 잘 가꿔 훌륭한 열매로 수확할 수 있는 분을 잘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가 이토록 어려운 시기를 안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회원들이 바라는 대로 희망찬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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