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을말한다] 醫醫病書 譯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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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말한다] 醫醫病書 譯疏
  • 승인 2005.07.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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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병폐 바로잡은 책

『국역온병조변』이 간행되고 얼마 후 안세영 교수(경희대한의대)님으로부터 신계내과학교실에서 『의의병서』 번역을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했을 때 한편으로는 아쉽고 한편으로는 반가웠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내 손으로 『의의병서』 마저 번역하고 싶은 욕심때문이었고, 반가웠던 것은 『온병조변』 번역작업이 워낙 힘들었던 터라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이번에 간행된 『의의병서역소』는 원문을 보지 않고 번역문만을 보아도 그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깔끔하게 번역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은 오국통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온병조변』에서 다 밝히지 못했던 그의 솔직한 심정이 여과없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범례에 이 책을 쓴 의도가 정확히 제시되어 있는데 하나는 세속의 폐단을 고치고자 함이요, 다른 하나는 이전 책, 즉 온병조변에서 빠진 부분을 보충하고자 함이라 했습니다.

그는 일찌기 『온병조변』 自序에서 “아!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기에 병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손에 죽는단 말인가! 이는 의사가 있는 것이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함이니, 의술을 배우되 제대로 배우지 못할 것 같으면 차라리 의술을 배우지 않은 편이 나을 것이다”라고 했고, 또 『온병조변』 「解産難」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의사가 병을 알지 못하고 약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며, 또 전해 내려오는 구습을 그대로 따르고 거짓으로 병명을 내세우며, 혹은 지킬 만한 법이 있는데도 지키지 않고 혹은 지킬 만한 법도 없으면서 제멋대로 의론을 만들어내며, 혹은 고인의 치우친 의론을 고집하여 변통할 줄을 모르니,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무릇 잘 알지도 못하는 약을 가지고 잘 알지도 못하는 병을 치료한다면 죽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이렇게 죽는 것은, 病家도 그 까닭을 모르고 죽은 자도 그 까닭을 모르며, 의사도 역시 그 까닭을 모르니, 아아! 얼마나 원통한 일인가!”라고 하여 당시 의사의 병폐를 통렬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 같은 당시 의사의 병폐들을 조목조목 열거하고 이를 바로잡았는데, 그 범위가 운기·병증·진단·용약법·본초 등 의학 전 분야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오국통 자신이 오랜 세월 몸소 경험하고 느낀 것을 서술한 것이기에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며 호소력이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내용이 오늘날의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오국통 의학에 관심있는 분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 스스로가 말했듯이 이 책은 『온병조변』의 빠진 부분을 보충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오국통하면 온병학자이고 온병학자라면 당연히 陰을 중시하고 陽을 소홀히 할 것이라고 예단하기 쉬운데, 이 책을 읽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오국통은 이 책에서 ‘陽有餘陰不足論’을 비판하고 ‘陰은 남아서 문제가 되고 陽은 부족해서 문제가 된다’고 보아, 세속에서 六味등의 補陰藥을 남용하는 것을 경계하였습니다. <값 1만5천원>

정창현 (경희대 한의대 원전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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