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제안 연속점검1] “올해를 한의협 개혁원년으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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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안 연속점검1] “올해를 한의협 개혁원년으로 삼아라”
  • 승인 2005.06.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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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사이에 한의계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은 예상외로 거세다. 짧게는 한달, 길게는 1년간 한의계에 몰아친 변화는 한의사가 겪은 충격만큼이나 컸다. 잠시 불다 그치는 그런 수준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이 시점에서 변화의 흐름을 포착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것은 회장 혹은 집행부를 교체하는 이상으로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다.
그러나 한의계가 이런 기본적인 문제를 놓친 채 현상적인 문제에만 눈길을 묶어두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한의계에 내재한 문제로부터 시작해 한의계의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독자여러분의 관심과 애정어린 비판을 기대한다. <편집자 주>

1. 프롤로그

■ 진료실을 박차고 나선 이유

5월 25일 한의사가 개관도 되지 않은 강서구 가양동 한의협 신축회관에 한의사가 모였다. 각 지역에서 버스를 대절해 서울로 서울로 모여든 것이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모였다. 머리에 ‘민족의학 사수’라는 머리끈을 묶고 어깨띠를 둘러맨 채 땅바닥에 주저앉아 IMS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양의사의 침권 침탈을 규탄했다.

겉으로 드러난 집회목적은 IMS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집행부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집회 날짜를 자동자보험 심의회의 결정 다음날로 잡은 것 자체가 문제됐다. 왜 하필 중대한 결정이 끝난 다음날 집회를 여느냐는 것이다. 결국 체면 때문에 한의사의 생존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급기야는 회장 불신임을 의제로 한 총회소집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집회날짜 문제는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회원들의 불만은 이미 오래 전부터 누적돼 왔다. 이런 사실은 집회과정에서 터져나왔다.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전문의제도, 독단적으로 서명한 약대6년제 합의, 잇달은 한약재 보도 등이 회원의 심기를 자극했다.

일련의 사건 속에서 일선한의사들은 한의협의 일하는 방식을 눈여겨본 결과 한의협의 회무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집행부의 일처리방식이 회원들이 요구하는 방식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데 반해 집행부의 일처리방식은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회원들을 진료실에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 꽉 막힌 내부 의사소통

대내적으로 일선한의사들은 심각한 소통부재를 겪어야 했다. 집행부는 일이 터지면 방어하느라 급급할 뿐 근본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회원에게는 제대로 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민에게는 홍보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채 소모적이고 단기적인 일처리에 매몰돼 왔다. 그 어디에서도 일선한의사의 진료환경이 안정돼 있다는 느낌을 심어주지 못했다.

내부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직선제가 제기됐지만 선거제도에 대한 깊은 연구와 성찰 없이 달랑 대의원총회에 회부한 결과 부결 처리돼 회원의 불만이 커졌다.
회원들의 불만의 또다른 근저에는 어려워진 한의원 경영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경영이 악화돼도 한의협은 거의 무신경에 가까울 정도로 회원을 보듬어 주지 못했다. 한의원 경영 현황 조사는 물론이고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연계해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보고자 하는 노력도 부족했다고 평가된다.

■ 관행적 일처리 방식 개선을

한의협은 대내적인 소통부재에다 대외적인 문제해결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가 사회의 시스템이 변하고, 일추진 방식이 현저하게 달라졌는데도 과거의 방식을 답습한 결과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얻어먹는 일이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과거 인맥중심의 회무처리 방식에 안주해온 탓이 크다는 게 뜻있는 한의사들의 지적이다.

과거에는 그나마 실적을 낼 수 있었지만 합리적이고 투명하며, 시스템적으로 일을 하는 최근에 들어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한다.
가령 몇 년 전만 해도 1년에 한 건씩의 법을 통과시켰지만 지금은 그 정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법 개정은 차치하고 한의계의 영역이 갈수록 침식되는 현상이 잦아지면서 일선한의사들의 인내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초라한 한의계의 성적표는 겉으로 드러난 손실부분만 계산한 것일 뿐 보이지 않는 적자까지 계산하면 한의계의 손해는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일선한의사들의 일대 자각과 참여의 기운이 무르익은 지금 이 순간부터 한의협 개혁의 원년으로 삼아 전 부분을 총체적으로 점검하여 한의사 스스로 눈을 뜨고, 오랜 관행은 깨며, 내부의 힘을 모으는 대대적 개혁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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