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기] ICMART(5. 20~22 체코 프라하)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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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기] ICMART(5. 20~22 체코 프라하)에 다녀와서
  • 승인 2005.06.0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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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의 객관화 노력, 한의학적 이론은 초보수준”

지난 5월 20~22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12차 ICMART(국제의학침술학회)에 한국에서는 김용석(경희대 한의대·대한한의학회 국제이사) 교수 외 20여명이 참석, 많은 구두발표와 포스터논문을 전시해 독일 다음으로 참여도가 높았다.
다음은 학술대회에서 ‘족저근막염을 녹용약침으로 치료한 임상 케이스’를 발표한 김우영(30·동국대 강남한방병원) 씨가 현장을 보고 온 소감을 기고한 것이다. <편집자 주>

5월 20일부터 5월 22일까지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ICMART(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 학술대회에 다녀왔다. ICMART는 침구학에 관심이 많은 유럽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학회로 현재 동양의학 중 특히 침술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학회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전 세계 23개국에서 총 262명의 의사, 한의사 등이 참가하여 다양한 발표와 토론 및 워크숍 등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최도영 대한침구학회장(경희대 교수)을 비롯한 이윤호, 강성길, 이혜정, 배형섭, 김용석, 이재동, 임사비나, 이상훈 (이상 경희대), 이승덕, 최인화 (이상 동국대), 신병철 (원광대)교수님, 한국한의학연구원 최 선미 박사님 등이 참석했고, 이 밖에 각 대학의 전임의 및 수련의 선생님들이 스무 명 남짓 참석하여 전체 참가국 중에서 작지 않은 규모였다. 그래서인지 Coffee break time엔 체코의학침술학회 회장인 Frantisek Para 교수가 직접 한국 한의사들을 찾아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ICMART의 대회의장은 외곽의 Diplomat 호텔이었는데, 첫날 개회식부터 인상적이었다.
체코의 프라하는 14세기 카를 4세 때부터 중부 유럽의 중심도시였던 만큼 다양한 중세의 건축물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스메타나와 드보르작 등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음악가를 낳은 곳이므로, 개최국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카를다리에서 보이는 프라하 성을 비롯한 아름다운 프라하의 모습을 담은 슬라이드를 배경으로 시작된 오프닝 세리모니는 이번 심포지움의 의장이며 체코의사협회 산하 의학침술회의 회장인 Frantisek Para 교수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미국의 Bryan L. Frank 현 ICMART 회장 겸 AAMA(American Academy of Medical Acupuncture) 회장, ICMART 창립 멤버이자 현 ICMART 사무총장인 Baron Beyens 벨기에 침구회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고, 체코의 저명한 음악가로 구성된 현악 4중주가 드보르작의 작품 “신세계” 등을 운치 있게 연주하였다.

곧이어 시작된 프리젠테이션 발표는 A, B, C 3개 회의장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었다. 프리젠테이션은 세 가지가 있었는데, 25분간의 초청강연, 10분간의 구두발표, 45분간의 워크숍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사무총장을 포함한 캐나다, 벨기에, 브라질, 스웨덴, 독일 각국의 침구학회 임원 8명이 초청강연을 하였고, 23개국에서 88명의 연구자가 구두발표를 하였는데 이중 한국 발표자는 7명으로 모두 경희대, 동국대 병원소속의 교수님들이었다. 필자도 족저근막염을 녹용약침으로 치료한 임상 케이스로 발표를 했는데 영어로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긴장된 한편 신나기도 하였다.

워크숍에서는 17편의 논문이 발표됐는데 이중 한국의사 조성형(한국통합의학연구소·목포 홍인연합의원) 씨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필자가 직접 듣지는 못했다. 세계적인 학회인 만큼 모든 발표는 영어로 발표하거나, 동시통역 됐다. 프리젠테이션 발표는 Morning section-Lunch-Afternoon section-Late afternoon section으로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당히 밀도 있게 진행됐다.

한편 포스터 발표는 의료기 전시장 옆에 위치한 포스터 구역에서 상설로 전시되었는데, 총 31개 포스터중 17건이 한국에서 연구 발표한 내용들이었다. 연구 내용은 피부과학, 편두통, 부인과학 등의 내과학 분야 뿐 아니라 통증제어, 근골격 질환 등 신경과학 및 정형외과적 질환을 아우르는 한편, TCM(traditional chinese medicine), microsystem 및 신침요법-레이처침, 두침까지 다양했다.

발표논문의 경향은 학회자체가 각국의 의사를 정회원으로 하고 있는 만큼 침의 효과를 객관적 지표로 나타내려 노력하였고, 증례발표의 경우 다년간에 걸쳐 모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경락과 전자기파의 상관관계를 수학적 도식으로 밝히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음양오행설 등 한의학적 기본이론에 있어서는 아주 초보적이고 논리 비약적이었다. 운기학(運氣學)이나 체질의학(體質醫學)에 대한 발표는 전무(全無)하였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발표는 독일의 Gleditsch J. M. 박사의 Oral Acupuncture로 한의학의 全一論的 개념(Holistic theory)을 근간으로 구강 점막 내에 일종의 약침요법을 시행하여 통증을 제어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화상환자에게 일반 화상처치 및 수기 임파계 배액요법(macual lympahtic drainage)과 양측의 열결(列缺)혈 및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의 임의혈을 선택적으로 취혈한 복합치료를 실시하여 20년간 212 임상례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인 증례발표도 관심을 끌었다.

한국 교수님들의 여러 발표들 중 경희대학교 이상훈 교수님이 발표한 “특발성 파킨슨병 환자에 있어서 전침효과의 연구”가 가장 각광을 받았다. 최근 노령인구 증가와 맞물려 증가하는 파킨슨병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았으며 발표가 진행된 C회의장에는 빽빽하게 들어찬 청중들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고, 각 나라 참가자들의 질문이 쇄도하였다. 포스터 발표에 있어서 연구 내용은 훌륭했으나 작년 전일본침구학회에서 보았던 열띤 질문과 답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참가자들의 영어 미숙 때문으로 생각된다.

폐회식은 내년 4월의 워싱턴D.C.에서 개최될 ICMART 2006으로의 초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3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보내면서 시종일관 놀란 것은 더 이상 침구학은 한국의 전유물(專有物)이 아니며, 각 나라의 모든 참가자들이 자국(自國)의 침구학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국의 한의사들도 세계적 추세에 발맞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이를 널리 발표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며 이를 위해 영어실력을 부지런히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김갑성, 이승덕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기꺼이 동참해준 남편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김 우 영
동국대 강남한방병원 수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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