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기] WHO 전통의학 정보표준화 북경회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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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기] WHO 전통의학 정보표준화 북경회의를 다녀와서
  • 승인 2005.05.3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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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서태평양지역사무국을 중심으로 전통의학 분야의 용어, 경혈, 진료가이드라인 표준화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19일 중국 북경에서 의료정보분야의 표준화를 위한 첫 회의가 열렸다. 한·중·일이 참여하는 이 회의에서 한국측에서는 한창호(동국대 한의대)·심상범(경희대 한의대)·권영규(대구한의대 한의대)·박경모(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곽연식(경북대 의대) 교수와 옵저버로 엄동명(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일행이 참석했다.
이 글은 한창호 교수(대한한의학회 제도이사)가 회의 진행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주>


이번 북경회의의 공식적인 명칭은 ‘제1회 전통의학 정보표준화를 위한 비공식 전문가회의(1st Informal Consultation on Information Standardization of Traditional Medicine, 17-19 May 2005, Beijing, China)’였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국(WPRO, Regional Office for the Western Pacific)과 중국중의연구원(CATCM, China Academy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 중국, 일본의 전문가 회의였다.

17일 WPRO 전통의학 자문관인 최승훈 박사의 개막연설을 시작으로 3일간의 열띤 일정이 시작되었다.
최 자문관은 짧지만 명확하게 우리들의 목표와 작업방식, 그리고 기대되는 효과와 향후 일정에 대해서 차례로 밝혔다. 이번 회의가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재정지원과 중국 중의학관리국(SATCM)과 중의연구원의 실무준비로 이루어졌음을 알리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참석자 전체 사진을 촬영한 후 11시부터 전체회의가 이어졌다. 첫 번째 연자는 한국대표로 참여한 곽연식 교수(경북의대)가 ‘의료정보와 UMLS(Medical Information & Unified Medical Language System)’에 대해서 발표했다. 곽 교수는 현재 ISO(International Standard Organization)의 보건의료정보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 해당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전문가이다.

두 번째는 호주에서 온 Rosemary Roberts 교수가 ‘국제질병사인분류체계(ICD-10)와 관련 건강문제(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라는 제목으로 발표가 있었다. 그녀는 최근 퇴직전까지 시드니대학과 National Centre for Classification in Health에서 일하면서 ICD-10 제정에 기여했던 여성이다.

짧은 점심식사 후 오후 2시부터는 중국의학과학원 의학신식연구소의 Hu Tejin 교수가 ‘MeSH(Medical Subject Heading)’에 대해서 발표하고, 이어서 상해중의약대학의 의료정보학 교수이며 중의학 정보표준화연구소장인 Bao Hanfei가 ‘SNOMED(Systemised Nomenclature of Medicine)’에 대해 발표했다.
각 연자의 발표 후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관련전문가들의 질의나 의견발표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중국과 일본, 한국이 차례로 나서서 전통의학 정보표준화를 위한 각 국의 노력과 현황에 대해서 개략적인 발표가 이어졌다.

둘째날 일정은 동직문로에 있는 중국중의연구원 국제회의실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 되었다.
전날 전체회의에서 발표되었던 자료를 정리한 후 ICD 그룹과 정보표준화 그룹으로 나뉘어 소집단작업에 들어갔다.
ICD 그룹은 의장으로 호주의 Rosemary Roberts가 맡았으며, 일본의 WATANABE Kenji와 TOGO Toshihiro, 중국의 BAO Hanfei, 경희대 한의대의 심범상 교수와 필자가 참가했다. 그리고 옵저버로 CATCM의 Lihyun He가 참여했다.

정보표준화 그룹은 곽연식 교수가 맡아 진행하였으며, 중국의 CUI Meng, Fan Weiyu, YIN Aining, Zhou Xuezhong 교수와 일본의 HAYATO Toyotama, HIROSHI Tsukayama, 그리고 대구한의대의 권영규 교수와 경희대 박경모 교수가 참가했으며, 옵저버로 한국한의학연구원 엄동명 박사가 참여했다. 한편 최자문관의 전전임자인 동경대학의 Kiichiro TSUTANI는 수시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소개했다.

ICD 그룹에서는 향후 전통의학을 위한 국제질병분류인 ICD-TM을 WHO-FIC로 만들고 향후 나오게될 ICD-11, 혹은 ICD-12에 한 부분으로 들어갈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관련 전문가들이 한국의 한의질병사인분류(KCD-OM)를 기본으로 중국의 중의학질병분류기호, 중의변증분류기호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보표준화 그룹은 향후 한중일 전통의학 통제어(CJK-MeSH) 그룹과 전통의학임상본체론(TRM Clinical Ontology) 그룹으로 나누어 실무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CJK-MeSH 작업은 미국의 NLM-MeSH에 들어있는 일부 전통의학 통제어와 중국의 TCM-MeSH(개정판), 일본의 J-MeSH에 들어있는 캄포의학 통제어, 그리고 우리나라의 KOM-MeSH 등을 평가검토하여 향후 표준화된 CJK-MeSH를 만들어 가기로 하였다.

CT2M(Clinical terminology for traditional medicine)이라는 명칭으로 제안된 작업반은 전통의학을 위한 임상온톨리지를 개발하는 그룹으로 연구진행에 필요한 토론을 위해 전자우편 그룹을 만들고 차 회의에서 국제적인 공동연구를 위해 완전한 연구계획을 수립한 후 ‘한의학의 지식베이스로서의 온톨로지 개발’과 ‘온톨로지를 이용한 지능 시스템 개발을 위한 API(A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 개발’을 동시에 추진키로 했다. 또한 각국 정부나 미국 NIH의 연구용역이나 정부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제안서를 내서 사업진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19일 오전에는 전날 밤 9~10시까지 진행되었던 향후 계획과 일정에 대한 정리발언이 있었는데 다음 회의는 내년 1월 10~12일 일본의 쯔꾸바 혹은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짧고 아쉬운 일정을 마쳤다.
이번 회의는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첫 만남으로서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서로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향후 일정과 작업방식, 그리고 역할분담에 대한 합의에 어려움이 없었고, 전통의학의 표준화와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데 주저 없이 동의하였다.

한의계 전체적으로 의료정보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만, 이 분야가 미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는데 각국 전문가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최승훈 자문관과 현장에서 진행을 도와준 중국중의학관리국, 중국중의연구원의 관계자들, 그리고 재정적인 도움을 제공한 우리나라 정부와 보건복지부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향후 이 여정에 한의회원 여러분들의 깊은 관심과 뜻있는 관계 전문가들이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해본다.

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대한한의학회 제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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