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약이 사는 길(下) - 신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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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약이 사는 길(下) - 신광호
  • 승인 2005.05.2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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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한약의 살 길 □

1. 틈새전략, 2. 시스템전략
(이상 전호게재)

3. 규격전략

중국의 중약은 그 규격이 매우 섬세하고 미려해서 소비자의 마음을 이끄는데 부족함이 없다. 문제는 수공업이 아니면 실현하기 어려운 규격이라는 점에 있으며 이러한 규격을 통하여 인력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절대로 따라하기 어려운 안정된 규격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한국은 아직도 이러한 규격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일본의 쯔무라 제약의 경우 제시한 한약의 규격은 파격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매우 깨끗하고 절단이 잘 되어 있으며 입자가 작기 때문에 물에 닿는 면적이 넓어 추출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에서 선택한 규격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형태를 통하여 약을 감별하는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형태를 통하지 않고 유전자를 통하여 기원 식물을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규격에 매달리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는 것은 한약시장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중약과 다른 제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중약재는 수입과 동시에 규격을 바꿔서 한약재라는 이름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특히 의약품의 원료로 선택되는 자원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격을 바꾸는 작업을 통하여 사업이익을 추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의 한약문화에 맞는 규격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효과적이며 신뢰성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4. 브랜딩 전략

한국의 한약제제는 세계시장에서 그 이름을 알리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 그것은 한약재의 원료에서부터 GMP, GPP, GLP에 이르기까지 과학적인 품질관리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과 차별화되고 일본과 차별화되는 관리시스템을 완성하면 한국의 브랜드 네임을 통하여 세계시장공략을 시도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문제는 한국의 한약재에 대한 시장공략 전략이 과연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정비를 할 수 있는가에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규격과 차별화되는 규격을 개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시스템화할 수 있는지 또한 틈새가 어디인지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는 정보 분석 및 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인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상의 전략을 순차적으로 채택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법과 제도에 있다.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현재와 전혀 다른 규격과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에 대해서 위법시비를 불러일으키면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대한민국의 행정시스템에서는 비일비재하게 나타날 것이라 예측된다.
문제는 이것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를 선택하도록 하는가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있다.
자본력이 풍부하고 연구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법제도에 밝고 로비능력을 갖추었으며 마케팅 능력이 탁월한 집단에서 적극적으로 밀어 붙이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 한의원내 한약 관리에 대한 개선 □

한약은 생산지에서 채취되는 순간 사람 손을 타게 되며 많은 물질과 접촉하게 되어있다.
우선 접촉하게 되는 것이 채취자의 도구와 손이다. 그리고 운송도구와 접촉하게 되며 저장창고의 환경에 접촉하게 된다. 수집상이나 제약회사에 납품되는 경우 제약회사의 창고에 들어가며 이곳에서 별도의 관리를 받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매우 중요시하는 것은 오염방지이다. V사의 경우 15도로 유지되는 저온창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부인의 침입은 물론 쥐나 기타 동물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었다.

한약을 정선하는 과정에서 작업자는 모두 장갑을 끼고 청결한 작업복과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다. 작업장에는 집진기가 설치돼 있으며 실내는 15~20도 전후의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중국의 GMP 시설을 둘러보면서 우리도 한의원내 한약 관리지침을 만들어 관리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소보원이나 언론사의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령 한의원내 한약재는 다빈도 품목의 경우 1개월 이내에 소모되는 경향이 있어서 큰 문제가 아니지만 소빈도 품목의 경우 수개월에서 길게는 1~2년 보관하면서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가정한다면 대부분의 한의원내 한약 보관 시설은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문제점과 개선점을 살펴 보자.

1. 한약장

재래식 한약장은 한의원의 상징물이지만 이제는 이것부터 개선해야 한다. 한약장은 한약의 품질을 관리하는데 매우 불리한 장치이며 벌레나 쥐가 침범하기 쉽다.
대체로 당귀나 방풍은 6월이 지나면 충해를 당하기 쉬운데 이 경우 다른 한약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장마철에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며 습기로 인해 중량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대체로 한약의 수분함량은 15%로 보고 있는데 장마철에는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약장은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제부터 한의원에서는 별도의 현대식 한약장을 구비해야 한다. 그 조건으로는 쉽게 밀폐될 수 있으며 주위의 공기나 습기가 침입하지 못하는 소재를 선택해야 하며 환경호르몬과 같은 화학물질이 방출되지 않는 소재라야 한다.
홍콩의 ‘여인생’이란 약국에 가보니 한약재를 유리용기에 보관해 진열하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약을 짓는 공간에는 집진기를 설치하여 관리자의 건강을 보호하면서 한의원내 공기를 청결하게 하는 두 가지 효과를 함께 노려야 한다.

2. 한약창고

대부분의 한의원에서는 한약장 외에 별도의 수납공간을 만들어 한약을 보관하고 있다. 이 시설 역시 습도, 온도, 벌레나 쥐의 침입에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
한약창고의 내부는 냉방, 제습장치를 갖춰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벽은 쥐가 침입할 수 없도록 내구성 뛰어난 소재를 쓰며 벌레가 발생할 경우 훈연법을 통해 방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별도의 약재보관 장부를 만들어 入庫 시점과 양은 물론 온도와 습도도 기록해야 한다.

3. 한약관리인의 교육

한약을 다루고 조제하는 경우 반드시 비닐장갑이나 수술용 고무장갑을 착용하도록 하며 아울러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방법 보다는 한약을 더 청결하게 관리하고 오염으로부터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효과가 크다.
한약을 분쇄하고 포장하는 과정은 가능하면 기계화하고 스푼은 1일 1회 세척, 소독하는 원칙을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4. 환제 및 산제의 보관 및 처방 원칙

한의원내 환제 및 산제 기타 다양한 제형을 선택할 경우 이것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제의 경우 제분소에 그 조제를 의뢰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반드시 일정한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약재의 정선 : 가능하면 원료가 되는 한약재를 신청하여 한의원에서 품질을 관능검사를 통해 확인하여 배합한다.

2) 약재의 가공 : 필요한 경우 한약재의 일부는 초를 하거나 기타 수치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에 대한 절차를 직접 실시한다.

3) 바인더의 준비 : 가능하면 직접 바인더를 만들어 제환소에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4) 환의 제작 의뢰 : 제환소에서 가능하면 짧은 시간 머물면서 제환하도록 하며 가능하면 완전건조시켜 납품을 받는다.

5) 납품받은 환제에 대한 관리 : 환제의 제작상태를 확인하며 그 질에 문제가 없는지 관능검사를 한 후에 75도에서 10분간 열풍건조를 한 후 개별 용기에 기밀포장 한다.

한의원에서는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한약에 대한 철저한 관리지침과 시행을 통해 제약회사나 약국, 한약국에 비해 훨씬 안전성 있고 효율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끝>

신 광 호
한의외치제형학회장, 한의협 약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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