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기초한의학학술대회 무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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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기초한의학학술대회 무산 유감
  • 승인 2005.04.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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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4월, 한의대 기초학 교수들은 자신들의 학회 활성화를 위해 서로 연합하여 학술대회를 개최하는데 의견을 모았고, 대한한의학회에 ‘기초한의학학술대회’ 개최안을 건의했다.
대한한의학회 차원에서도 기초한의학 발전을 위해 관련학회들이 내놓은 취지를 충분히 공감했고 사업은 진행됐다.

대한동의생리학회, 대한동의병리학회, 대한경락경혈학회, 대한본초학회, 대한방제학회, 대한한의학원전학회, 한국의사학회, 대한예방한의학회, 대한한의정보학회 등 9개 학회를 중심으로 학술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이기남·예방한의학회)를 구성해 논의를 거듭했다. 그리고 4월 24일 ‘기초한의학의 미래와 전망’을 주제로 경희대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키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학술대회는 열리지 못했다.

이달 초 전주지검이 전북지역 한의대, 치대, 의대 등의 교수들에 대해 석·박사 논문의 매매행위로 5명 구속, 23명을 불구속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중에는 한의대 교수도 포함돼 있다.
기초한의학학술대회 조직위원회는 개최 준비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위원이 사건에 연루되면서 사실상 학술대회를 열지 못하는 입장이 됐다. 기초 교수들이 의욕적으로 출항시킨 배가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뒤집힌 것이다.

비단 기초학 뿐 아니라 학위를 놓고 벌어지는 개원의와 교수의 거래는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 오래다.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의 상당수가 개원의라는 사실만을 감안하더라도 상황은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교수들은 이 사건을 두고 침통한 표정이지만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스스로 연구하고 논문을 쓰는 분위기는 물론 논문의 내용, 연구방향에 있어서도 체질적인 개선을 생각해 볼 때라는 것이다.

한 전직 교수에게 왜 연구를 그만두었느냐고 묻자 되돌아온 대답이 떠오른다. “대충 쓴 책과 논문은 단순한 쓰레기일 뿐 아니라 학문을 오염시키는 민폐다. 쓸데없는 반복과 잘못된 연구, 의미없는 보고서들은 후학들의 짐이 된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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