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인체의 改革이고 - 박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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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인체의 改革이고 - 박찬국
  • 승인 2005.04.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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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인체의 改革이고, 아토피는 독재정권에 대한 示威이다
감기는 재고물인 痰을 청소하는 과정
항생제나 해열제는 菌을 잠복시킬 뿐


박찬국
서울 강남함소아한의원장 겸 함소아의학연구소장,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사람이 장사를 하거나 공장을 경영하다보면 재고가 생기게 된다. 재고품 처리는 사업하는 사람들의 커다란 고민 중의 하나라고 한다. 사업이 잘 될 때에는 재고가 적고 자금도 여유가 있어 싼 값에 재고를 처분 할 수도 있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재고는 많아지고 자금 사정도 나빠지므로 재고 처리가 더욱 어렵게 된다. 1930년대의 경제공황도 지나친 생산과잉으로 인한 재고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당시에 과잉 농산물을 처리하기 위해 태평양에 버렸다는 말도 들은 일이 있다.

사업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 인체도 살다보면 쓰이지 못한 영양물질이 재고로 쌓이게 된다. 한방에서는 痰이니 積이니 하고 부르는 것이다. 인체의 正氣가 實하여 이 痰을 잘 치워버리면 감기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인체가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세균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이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업이 잘 된다하더라도 재고가 없는 장사를 하기가 어려우므로 사람도 보통 사람이라면 담이 없이 살 수가 거의 없고 감기에 걸리지 않고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사업에서 재고를 헐값이나 심지어 내 돈 들여 남의 힘을 빌려서 처리할 수밖에 없듯이 인체도 담을 남의 힘을 빌려서 치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 가끔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꼭 나쁜 존재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에서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꼭 죽여야 할 존재로 파악하고 항생제를 마구 투여하고 있는 것이다.
항생제로 바이러스의 활약을 억제하면 열이 나지 않고 일시적으로 통증이 가라앉을는지 몰라도 결국 在庫物인 痰은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말인가?
감기는 아무 때나 걸리는 것이 아니다. 痰이 많이 쌓이고 이 담을 인체의 힘만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울 때 스스로를 개혁하기 위하여 바이러스의 힘을 빌려 대청소를 하고 스스로 인체의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기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이 틀림없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에서 개혁을 달가워하지 않듯이 몸에 감기가 생기는 것도 달가울 까닭이 없다. 개혁을 하려면 여러 가지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우선 기존의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니 일거리가 많아지고, 기존의 세력이나 사물이 그냥 사라져 주는 것이 아니라 저항을 하기 때문에 자연 다툼이 일어나기 쉽다. 다툼이 일어나니 소란스럽고 고통이 없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개혁과 혁명이 없는 나라는 발전이 없듯이 감기가 없는 몸은 停滯되기가 쉽다. 정치적으로 보면 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은 혁명이나 개혁이 없이 수십 년을 살아왔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4.19를 필두로 6.3사태, 부마사태, 5.18광주항쟁, 6.29선언을 이끌어 낸 운동을 비롯하여 최근의 평화적 선거혁명 등 수많은 개혁과 혁명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낸 경험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정치는 중국은 물론 일본보다 훨씬 앞서 있는 것이다. 최근의 일본 사람들의 망언을 들어보면 개혁과 혁명을 하지 못하는 민족의 한계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사람도 이와 같다. 감기를 잘 앓아서 자신의 몸을 지속적으로 개혁해 나갈 때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홍역을 앓고 나면 정신적으로 훨씬 성장한다는 말을 여러 번 들은 바가 있다. 감기도 이와 같다. 열이 나고 땀이 나서 감기가 나으면 신체적으로 더욱 건강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감기가 마치 원수나 되는 것처럼 항생제를 마구 쓰면 감기가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잠복할 수밖에 없다. 마치 혁명군이 혁명에 실패하면 지하에 숨는 것과 같다.
만약 혁명이 명분이 없는 싸움이었다면 시간이 지나면 혁명군이 사라지고 말겠지만 명분이 뚜렷한 혁명이라면 그 혁명군은 지하에 숨어서 끈질기게 항쟁을 계속할 것이다. 또한 혁명군이 아닌 보통의 시민들도 시위를 계속할 것이다.

알레르기와 아토피라는 것도 독재정권에 항거하여 싸우는 지하조직이나 시민의 시위와 같은 것이다. 힘센 보수 세력(바이러스)이 항생제나 해열진통제로 아무리 억압해도 사라지지 않고 끈질기게 저항을 할 수 있는 것은 바이러스의 항쟁에 뚜렷한 명분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바라는 것은 개혁이다. 사회가 스스로 개혁을 하면 개혁을 주장하는 진보세력이 저절로 사라지듯이 인체가 스스로 개혁을 하면 알레르기와 아토피는 스스로 사라질 것이다.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열이 나고 땀을 흘려서 감기가 낫는 것이 바로 인체의 개혁이다. 열이 나고 땀을 흘린다는 것은 우리 몸에서 세균에 의한 발효작용이 잘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상적인 발효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항생제에 의하여 발효작용이 중단되는 것보다는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발효작용이 아주 이상적으로 일어난다면 아무런 통증도 없고 힘도 많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노폐물이 되어버린 영양물질을 가지고 병균이 들어와 발효를 시키고 있으니 독한 가스나 물질이 생기지 않을 수 없고 이로 인한 고통이 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일단 이렇게 하여 발효활동이 재개되면 다음에는 이상적인 발효를 할 수 있는 기틀이 잡히는 것이다.
우리가 임상에서 오래된 감기를 치료하면 안하던 기침이 나고 콧물이나 가래가 많이 나오고 소변 대변이 많이 나오는 것이 이제까지 폐쇄되었던 인체의 발효체계가 다시 활동을 개시하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정치나 문화가 끊임없이 바뀌고 개혁되어야 하듯이 우리 인체도 날로 새로워져야한다. 감기를 정체된 생각으로만 보지 말고 자연스럽고 진보적인 시각으로 보고, 또한 나아가서 인간의 오만을 버리고 본다면 독한 항생제나 미봉책인 해열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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