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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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 승인 2005.04.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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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화를 통해 본 조선의 음식과 역사

풍속화를 접하는 입장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한의학과 관련있는 사람이라면 우리의 전통적 모습은 어떤 것일까 하는 수준에서 누구나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관심의 출발이 단순한 호기심에서만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민족의학의 계승이라는 표면적 사명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늘날 우리에게 남아있는 전통적 문화를 잇고 있는 것이라곤 언뜻 생각하기에도 국악분야와 미술분야 그리고 의학분야 외에는 모두가 사라지고 없는 현실에서랴!

음악과 미술이 우리의 정신적 안위를 가져다준다면, 의학은 우리의 육체를 담당하는 현실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가운데 음식은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적 기초인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풍속화 속의 음식문화는 우리의 전통적 의학의 기초를 살펴보는 측면도 있겠다.

특히나 조선시대의 풍속화는 『의방유취』, 『향약집성방』, 『의림촬요』, 『동의보감』, 『제중신편』, 『방약합편』, 『동의수세보원』 등등에서 살펴볼 수 있는 우리 의학의 생명력이 박차를 가하는 시기이므로, 보다 가까운 시기의 우리의 전통적 모습들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 책은 조선음식이 담겨있는 23장의 그림을 통해 조선 후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음식풍속과 사건들을 전해주고 있다.
저자는 마치 현대 분석철학의 한 일면을 보여주듯 세밀하고도 꼼꼼하게 살펴봄으로써 교묘하게 조작된 퍼즐을 재구성하듯이 우리 앞에 펼쳐진 풍속화를 들여다보는 눈을 길러주고 있다.

말하자면, 리컨스트럭션(Reconst ruction)인 셈이다. 전체적인 조망을 하고 다시 세밀한 분석을 가하고 또다시 재구성을 통해 작자의 의도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들을 소개하고 있는 점이 뛰어난 것이다.
단순히 요즘 유행하고 있는 탈근대적 입장에서 계몽적 근대성의 산물로 규정하기보다는 풍속화의 새로운 가치창조 이상을 미시적이고 구체적으로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접근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입장에서 우리는 단순한 선으로 표현된 내의원 의관들이 소젖짜는 모습을 새롭게 다가서서 볼 수 있는 것이며, 그들이 중인의 신분으로 넓은 양태의 갓을 쓰고 있으면서도 갓끈이 없는 흑립을 착용하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 음식으로 오늘날 김치가 대표되고 있지만, 실제로 근대에 이르기까지 조선인들에게는 전통적인 음식이 아니었다는 것을 새롭게 관망할 수 있는 것이다. <값 1만5천원>

김 홍 균
서울 광진구 내경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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