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계의 대립이 지속됐을 때 얼마만한 손실과 이득이 있을까?
양측 모두 국민의 보건을 내걸고 있고, 문제가 제기된 만큼 언젠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한·양의사 중 일부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가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양방의료계를 취재하는 모 기자는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의사들의 상당수가 환자들을 한방에 뺏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이번 문제를 이끌고 있는 지도부에 지지를 보내며 내심 장기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화를 바라는 원인은 국민들이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약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나 기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물증을 제시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한의계에서는 이와 반대의 주장을 펼친다. 양방의 폐해들은 이미 밝혀져 있고, 이것이 우리나라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양의계만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폭로될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리라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았을 때 문제점이 공개된다는 것은 충격일 수도 있지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뒤에 의료인의 얼굴은 어떠한 모습으로 이들에게 비춰질까?
왜 한·양의계는 국민의 보건과 의료수준의 향상을 위한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외면한 채 결국은 둘 다 敗者일 뿐인 흙탕 싸움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지 참으로 안쓰러울 뿐이다.

이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