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35] 新刊仁齋直指方論醫脈眞經
상태바
[고의서산책235] 新刊仁齋直指方論醫脈眞經
  • 승인 2005.02.25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손끝에 마음을 매달아

조선시대 의원들을 교육하는데 사용했던 맥학 교과서이자 診脈만을 전문으로 논술한 맥학서이다. 원서는 송나라 때 명의 楊士瀛이 1262년(高麗 元宗 3)에 지은 것으로 언제 우리나라에 처음 들여와서 사용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일명 ‘醫脈眞經’ 혹은 ‘醫學眞經’이라고도 한다. 『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세종 12년(1430)에 이미 醫學取才考講書로 ‘纂圖脈’, ‘直指方’과 함께 ‘直指脈’이 언급되어 있고 중종 38년(1543)에는 ‘銅人經’과 ‘直指脈’을 각각 22건씩 인출하여 兩司에 나누어 보관하고 2건은 경상도와 전라도에 보내어 板刻하여 배포하게 하였다. 이 기록으로 보아 이 책은 적어도 고려말엽 이전에 이미 입수되어 조선 초기부터 중기까지 널리 읽혀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 후대의 『增補文獻備考』 권 246 藝文考에는 이 책이 조선의서로 잘못 기록되어 있다.

저자 楊士瀛은 宋代 懷安人으로 字는 登父, 號는 仁齋이다. 그는 또 『醫林撮要』의 「歷代醫學姓氏」에서 18명의 德醫 가운데 한사람으로 올라 있을 정도로 의술이 뛰어나고 仁德을 베푼 의사였다(고의서산책 / 58회 不動의 의과고시 과목-인재직지방, 2000. 1. 29일자 소개). 그의 저서는 이 책 외에도 『仁齋傷寒類書活人總括』, 『仁齋直指小兒方論』, 『仁齋直指附遺方論』 등이 있다. 이 책들은 훗날 그의 호를 집어넣어 ‘仁齋直指醫書四種’으로 간행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직지방’으로 통칭되는 『仁齋直指方』은 1264년에 지은 것으로 명나라 嘉靖 연간에 朱崇正이 보완하여 『仁齋直指附遺方論』(26권)으로 편집한 것이다. 이 책과 유사한 서명으로 『仁齋直指方脈論』이란 책이 있으나 亡失되었으며, 『宋以前醫籍考』에서는 『의방유취』 인용서에 들어있는 ‘直指脈訣’을 이 책으로 추정하기도 하였다.

조선판은 活字本으로 1卷1책으로 되어 있다. 이미 세 가지 판본이 기록되어 있지만 현재 볼 수 있는 것은 규장각 소장본뿐이다. 본서의 판면은 9행16자로 이루어진 목활자본 1책으로 활자는 『동의보감』 초간본과 마찬가지로 훈련도감활자이다. 전체는 총 37장 혹은 38장으로 알려져 있다. 版心은 위 아래에 꽃잎이 안쪽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直指맥이라고 표기한 판심제와 판수가 매 장마다 들어 있다. 현전본은 앞쪽이 떨어져 나가 본문 셋째 장부터 남아 있으며, 序跋이나 刊記는 찾아볼 길이 없다. 하지만 원래는 앞쪽에 저자의 서문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서의 內容은 크게 「察脈摠括」과 「脈訣」로 이루어져 있다. 찰맥총괄편에는 三部九候論, 臟腑部位論, 診候論, 脈病消息論, 脈病順逆論 등이 들어 있다. 「脈訣」 편에는 「脈訣의 宗」이라 부르는 叔和의 說을 經으로 하고 前古의 書籍에서 채취한 百家의 설을 緯로 하여 요지를 밝힌 것이다. 세부항목으로 臟腑定位, 七表맥訣, 八裏맥狀, 七表主病, 八裏主病, 七表맥과 각 病證, 八裏맥과 각 病證, 九道맥과 각 證狀, 五臟의 諸맥證과 五臟平脈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 실제 임상에서 병증을 가리기 위해 病맥의 順逆, 脾胃有맥, 陰陽맥證順逆, 溫汗下맥法, 有孕無孕맥, 胎婦맥 등의 항목이 빠지지 않고 들어 있다. 끝으로 五臟所主와 臟腑病 虛實證, 察色聽聲, 審夢, 論수맥, 論絶맥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요약된 골자가 골고루 열거되어 있어 학습에 매우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다.

항목 중에 맥病逆順論 아래에는 ‘見直指方一卷內’라는 註釋이 달려있어 애초에 이것이 직지방론서와 함께 참조하여 응용할 수 있도록 꾸며졌음을 알 수 있다. 내용 가운데 “七表八裏九道의 맥상은 모두가 24氣의 형상을 본뜬 것이다.”라고 적혀 있어 사람의 맥상이 天地自然의 변화에 부응하여 달라지는 이치를 설파하고 있다. 또 저자는 診候論의 말미에 王叔和의 말을 빌려 ‘마음으로 느끼면 쉽게 알 수 있지만 손가락 끝으로 누르는 것만으로는 환히 알기 어렵다’는 말로 진맥의 어려운 경지와 고도의 숙련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