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500호를 맞으며
상태바
지령 500호를 맞으며
  • 승인 2005.02.18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장백에서 힘줄이 솟고 / 태백이 등걸된 / 들녁에 / 칡뿌리 되어 사는 순박한 이들을 / 크고 / 밝은 / 하나된 겨레라.

1989년 7월 15일 창간호에 실린 창간축시의 첫단락에 실린 글이다. 민족의 시린 역사를 온몸으로 담지한 한의학이 자신을 대변해줄 신문을 창간하는 일이 그 얼마나 억누를 수 없는, 가슴벅찬 일이었던지 16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다가온다.

사실 그랬다. 창간사에서도 ‘한손에는 등불을, 또 한손에는 펜을!’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듯이 당시 한의학을 둘러싼 시대적 상황은 대단히 엄중했다. 의료가 사회보장의 한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의료의 제도권화는 점차 가중되고 있었다. 한의학도 사회의료화의 압력 앞에 새로운 가치체계의 정립을 요구받았다.

창간발기인 134명과 24명의 창간준비위원들은 무엇을 목표로 창간할 것인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과제를 4가지의 社是로 압축했다. 그것이 바로 민족의학의 미래상 제시, 평등의료의 정착운동, 직능단체의 민주화, 참된 민주사회의 실현이다. 이후 사시의 일부가 변경되긴 했지만 본지의 편집방향은 이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의학 고유의 특성을 살린 한방의료보험 시스템을 창출하기 위한 지상강좌, 공중보건한의사제도 도입을 위한 이동한방병원 운영, 한의협의 정책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등 제도개선활동뿐만 아니라 각종 임상기법의 보급에도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자부한다.

본지의 창간과 맞물려 그간 닫혀 있던 언로가 트이면서 분출하는 한의계의 욕구를 지면에 담아낼 필요상 지면의 쇄신도 부단히 이루어졌다. 처음 월간에서 출발하여 격주간으로, 주간으로 발행기간을 단축했고, 분량도 8면, 16면, 24면으로 꾸준히 증가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점도 숨길 수 없다. 양적으로 한의사의 숫자가 1만 5천여명 시대로 진입해 이들이 만들어내는 세계가 우주 빅뱅에 버금갈 정도로 대폭발하고 있지만 일일이 수용해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부분 재원의 부족에 기인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른 관성과 타성에 안주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일부의 지적을 겸허히 되새겨보고자 한다. 500호 발간을 계기로 보다 나은 경영기법과 편집기법을 체득하여 독자의 기대에 부응할 것을 약속드린다.
독자여러분께서도 새로운 500호를 향한 대장정에 나설 수 있도록 애정을 듬뿍 쏟아주시길 기대해마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