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의사 신영호의 한의학 새로보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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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의사 신영호의 한의학 새로보기(9)
  • 승인 2005.02.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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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의 功能①

한의학의 치료기술사를 보면 침법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침이란 것이 철기시대를 거치면서 오늘날의 침 형태로까지 발달해 온 것으로 이야기된다.
당시의 자연환경적 요인들도 감안할 필요가 있겠지만 거의 침 하나만으로도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고전시대에는 오늘날처럼 이론적인 근거는 탄탄하지 않았고 또 이론이란 것이 상세하게 정비된 바 없었다.

그래서 평균적인 의료수준으로 볼 때, 병리를 파악하고 생리 기전이나 치료의 맥점을 읽어내는 기술들이 오늘날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 당시에 그래도 눈이 맑은 사람들은 우리로서는 흉내내기 어려울 정도의 가히 기인이랄까 신인(神人)이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귀신과도 같이 사람을 파악하고 맥점을 잡아내었다는 것이다.

또 한편, 치료차원에서, 침 하나를 쓰더라도 그들은 달랐다.
오늘날 우리들은 그냥 침을 꽂아놓는, 심하게 표현하면 마치 로봇이 침을 꽂는 것과도 같은, 해당 혈위를 찾아서 침을 꽂아넣는 기계적 기능을 하는 그 이상이 아니다.
정말 의원이라면, 침을 쓰는 의원으로서 도구인 침에 자기 공능이 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문제다.
옛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일단 사람을 판단하고, 병의 맥점을 잡아내고 치료의 맥점을 잡아내는 눈이 맑았다는 점과, 침이라는 도구에 의원의 공력을 실어서 쓸 수 있었다는 것,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오늘날의 우리들과의 실력의 차이를 가르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공능이라는 문제가 관념적인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의사의 능력과 실력은 곧 공능에서 결정된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적 의료도구를 앞세워 고전시대의 의원들의 공능을 원시적인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차라리 공능을 이해할 수 없는 오늘의 우리가 더 원시적이다.
그 점에서 공능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의 우리는 생리기전이나 경혈 등에 관한 많은 자료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이 형태만 남은 죽은 자료가 되어 있다. 즉 그 자료들, 심지어는 도해상으로도 혈위가 충분하게 숙지가 안될 뿐 아니라 환자상태에 따라서 그 혈을 잡아내고 맥점을 잡아내는 그런 능력도 지금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자료에 근거에서 책에서 배운 기억으로 더듬어 가는 방식에 의존할 뿐 사람을 보고 바로 치료의 맥점을 찾아내지는 못한다. 그런 노력조차 완전히 없어졌다. 앞서 이야기한 바이지만 최소한 침을 쓸 수 있는 공능에 대한 노력이 너무도 없다.

현재 차서메디칼에서는 경부과를 진행하고 다른 연구기획들도 진행되면서 치료법이 꽤 많이 나와 있다. 사실 단순 자침이라는 차원에서 보게 되면 혈위를 선정하는 문제나 또 주치를 선별하는 문제는 다소간의 개별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주치를 쓰고 치료를 하는데 사람마다 많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

왜 그런 편차를 보이는가?
거기에는 의원의 기본적인 연구라고 표현할까, 의원의 공능이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계속>

필자 : 충남 천안 차서메디칼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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