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필생의 숙명과도 같은 과제란 행복인가 굴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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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필생의 숙명과도 같은 과제란 행복인가 굴레인가
  • 승인 2024.04.0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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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김재범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애드 아스트라
감독: 제임스 그레이출연: 브래드 피트, 토미 리 존스 등
감독: 제임스 그레이
출연: 브래드 피트, 토미 리 존스 등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들은 되도록 극장으로 가서 챙겨보는 편이다.

우주라는 공간은 조금이나마 넓은 스크린으로 봐야 더 몰입이 될 것 같아서도 있고, 학생 때 인터스텔라와 마션이 주었던 여운이 여전히 좋아서기도 하다.

애드 아스트라는 어느 날 갑자기 불어온 전기장폭풍(써지)으로 지구에 큰 재앙이 생기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래드 피트가 적임자로 채택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고 나면 스쿠버다이빙을 할 때 바닷속 심연에서 느꼈던 기분처럼 끝없는 평온과 고요함과 함께 갑자기 밀려오는 고독감, 공포의 양가 감정을 느낀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꽤 많은 영화들이 우주선 안에서의 살인이 다뤄질 때가 많다. 미확인 생명체로부터 잔혹하게 파괴된다거나, 우주선 비행 중 내부균열로 살인이 벌어진다거나 장기간의 우주비행이 주는 심리적 압박과 그로인해 미쳐버린 사람들은 꽤 자주 봐온 얘기다.

인간이 얼마 없는 사회에서 인간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더 침잠하게 되고, 더 부각하게 되고, 극도의 외로움, 변함없는 일상이 감정을 황폐해지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나마 그런 확률을 줄이기 위해, 또 지상과는 전혀 다른 가능성들이 언제나 열려있는 우주라는 공간에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우주비행사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덕목은 평정심인 것 같다. 둔감하기를 원할 만큼 우주가 돌아가는 원리와 규칙처럼 그 안의 비행사들의 행동과 결정도 엄격한 규범과 규정을 벗어나지 않도록 요구 받는 것.

이 영화에서도 끊임없이 브래드 피트에게 강요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사람이 제각기 다르다 해도 공통점도 많으니까 어찌 그렇게 무감하게만 사는 게 편안 할 수만 있겠는가.

생의 끝까지 미지생명체에 대한 탐구라는 과제를 놓지 못한 주인공의 아버지를 보면서 인간에게 필생의 과제, 필생의 숙명과 같은 일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일까, 아님 어떤 굴레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일까. 자식과 아내를 내팽개칠 만큼 필생의 과제를 찾는다는 건 좋은 것일까.

날 버린 아버지에게 어머니에게 미련을 갖고 성인이 되어서도 찾으려는 어릴 때 입양된 사람들을 보면서 인간의 혈육에 대한 미련, 특히 자신의 부모에 대한 끌림 같은 건 운명 같은 것일까 싶은 생각이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느꼈다.

 

김재범 /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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