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33] 湯液本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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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33] 湯液本草
  • 승인 2005.02.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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湯液篇의 물꼬터준 李東垣의 本草分類

元나라 王好古가 1298년에 편찬한 책으로 東垣 李고의 본초 지식을 토대로 재편집하여 후세의학의 기준이 되는 본초를 정리한 것이다. 卷首에는 저자의 自序 2편이 있고 卷末에는 自跋 1편이 있는데, 각각 戊戌(1298)·丙午(1306)·戊申(1398) 3가지의 干支 紀年이 쓰여 있어 구별된다. 서문은 탕액본초서와 新刊東垣十書湯液本草序 두 가지로 표기하여 구별되어 있고 발문의 간년으로 보아 1308년 처음 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湯液’이란 서명은 아주 오랜 옛날 伊尹이란 聖人이 본초를 사용해서 湯液을 만들었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동의보감』에 탕액편을 두고 본초와 단일 약재 중심의 본초방을 편재한 것도 이런 의미를 취한 것이다.

『醫方類聚』 引用諸書에 東垣內外傷辨(內外傷辨或論), 蘭室秘藏, 脾胃論 등과 함께 ‘탕액본초’란 이름이 올라 있는 것으로 보아 늦어도 조선 초기에 이미 도입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局方發揮, 格致餘論, 外科正義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東垣十種醫書에 포함되어 있는 책들로 대개 비슷한 시기에 조선에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崔嘉言의 脈訣과 王好古의 此事難知는 보이지 않아 『의방유취』 편찬 당시에 이 東垣十書本을 쓰지는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또 成宗 19년(1488)에 同知中樞府事 成健이 연경에 다녀오는 길에 의방서를 구입해서 돌아왔는데, 내의원에 이미 이 책이 있었으나 帙이 맞지 않았다. 이에 책을 조정에 바치면서 내의원에 보내 질을 맞춰 간행해서 널리 볼 수 있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책은 전 3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권에는 藥性總論 부분으로 李고의 藥類法象과 用藥心法을 위주로 저자가 보충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곧 도입부에 五臟苦欲補瀉藥味, 臟腑瀉火藥 두 편의 서론 격 총설이 들어 있고, 이어 동원선생약류법상, 동원선생용약심법, 해장노인탕액본초라는 세 부류 아래 37편의 소론이 들어 있다.

편찬저자인 왕씨의 논술 海藏老人湯液本草에는 五宜, 五傷, 五走, 服藥可愼, 論藥所生, 天地生物有厚薄堪用不堪用, 氣味生成流布, 七方, 十劑 등 9편을 실었다. 중·하권에서는 238(242)종의 약물을 草·木·果·菜·米穀·玉石·禽·獸·蟲 등의 9부로 나누고 각 약재마다 氣味, 厚薄, 陰陽, 有毒無毒, 歸經, 性能, 主治 등을 서술하였다.

注에 밝힌 것 중 ‘象云’이라고 한 것의 출전은 藥類法象이고 ‘心云’의 출전은 用藥心法, ‘珍云’은 珍珠囊이며 ‘海藏云’, ‘液云’이라 한 것은 왕씨의 논술을 가리킨다. 이 책은 특히 張元素와 李東垣의 이론을 받아들여 금원시대의 본초 약리학설의 주요성과를 종합하였다. 《四庫全書提要》에서는 “王好古의 이 책은 名醫들이 試驗해 본 결과를 좇아 열거해 놓았기 때문에 비록 그 수가 많지는 않으나 條例가 분명하고 간단하게 요약되어 있는 실용서이다”라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정작 이 책이 갖는 의미는 후세의학의 약리설 중 가장 특징적인 歸經설을 도입한 주요 저작으로 조명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조선판본으로는 일본에 하권 1책의 낙질본이 남아있고, 『동원십서』에 포함되어 간행한 4~5종의 판본이 문헌상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동의보감』에는 대략 122조 가량 인용된 것으로 조사되어 있으나 인용 회수 이상 큰 비중으로 참고되었다. 특히 금원시대 본초약물학 분야의 대표명저인 『동원진주낭』, 『동원처방용약지장진주낭』, 『본초발휘』, 『식물본초』, 『식품집』이 그 무렵에 들여와 간행됨으로써 새로운 약리 해석이 가해지고 본초지식이 풍부해졌다.

영조 42년(1765) 洪啓禧(1703 ~1771)에 의해 惠民署와 典醫鑑 兩司에서 합동으로 『동원십서』를 활자로 간행한 바 있어 이 책을 매우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이 무렵 『續大典』에 醫科試講書로 들어가 조선 말기까지 널리 이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조선 왕조 500년 내내 두루 읽히고 본초약물학의 수험교재로 이용됐던 책을 이렇게도 구경하기 힘든 이유를 무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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