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함께읽는 동의신정(24) 자율신경실조증, 한의원에서 어떻게 진료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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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함께읽는 동의신정(24) 자율신경실조증, 한의원에서 어떻게 진료되고 있나?
  • 승인 2024.03.15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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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

권찬영

mjmedi@mjmedi.com


권찬영
동의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자율신경계는 그 동적 평형의 중요성, 그 구성요소(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갖는 음양이론과의 유사성, 신체와 정신 간의 관련성을 중시함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한의 의료에서 관심을 받아온 장기이며, 많은 한의 의료기관에서 수양명경경락기능검사와 같은 한의 의료기기 검사를 통해 심박변이도와 함께 자율신경계 기능을 확인하여 진료에 활용한다.

자율신경실조증은 스트레스와 같은 요인으로 인해, 자율신경계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광범위한 장애 상태로,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증상 뿐 아니라, 최근의 코로나 팬데믹에서 백신의 부작용 (Vaccines (Basel). 2022)이나 코로나19 후유증 (Healthcare (Basel). 2023)에서도 관련성이 보고되어 왔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한의 의료기관에서는 수양명경경락기능검사와 같은 검사를 통해 자율신경계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보편적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신경실조증 자체는 그 진단기준이나 치료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한의계에서는 자율신경실조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그 지침의 개발을 위한 자료로, 임상 한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자율신경실조증 한의임상 실태조사가 이루어져서 살펴볼만 하다.

박희영, 송금주, 이현우, 박찬, 윤석인, 박정환, 정선용, 김종우. 자율신경실조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을 위한 한의임상 실태조사.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23;34(4):335-347.

 

2023년 4월 14일부터 2023년 4월 18일까지 시행된 이 설문조사에 총 1,410명이 참여하였고, 그 중 모든 문항에 응답한 959명이 분석 대상이 되었다. 이 중,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응답자 중 KCD 코드로 자율신경실조증 관련 진단코드를 입력하는 경우는 23%에 불과하여, 대부분은 자율신경실조증을 부수적 또는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 진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 진단을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된 정보는 ‘병력 청취 및 증상’을 통해서였고 (79%), 자율신경실조증 환자의 주호소 증상의 경우, 신체증상은 ‘가슴 두근거림’ (59%), 심리 및 정신증상은 ‘불안/초조’ (88%)가 가장 흔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신체증상과 심리 및 정신증상이 자율신경실조증과 관련된 것으로 응답되었는데, 임상에서 다양한 증상들이 자율신경실조증의 진단을 위한 정보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 자율신경실조증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응답된 것은 ‘정신적 문제’ (54%)였고, 한의학적 변증 유형으로 가장 많이 응답된 것도 ‘간기울결’ (55%)이었다. 이를 통해, 한의 임상에서 자율신경실조증의 주요 원인으로 심리적인 원인이 빈번하게 확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치료의 경우, 자율신경실조증 치료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치료는 한약 (70%)이었고, 가장 자주 사용되는 한약은 비급여 한약제제와 급여 한약제제 모두 소요산/가미소요산 (36.3%, 40.8%)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빈번하게 사용된 비급여 한약제제로는 귀비탕/가미귀비탕 (32.6%), 온담탕/가미온담탕 (25.4%)이 있었다. 그리고 자율신경실조증을 한약으로 치료 시, 소요되는 평균적인 기간으로 가장 응답이 많았던 것은 2-3개월 (42%)로, 3개월 이내가 총 91%를 차지했다.

이 칼럼의 서두에 적은 것처럼, 자율신경계는 한의 이론과의 여러 유사성으로 한의 임상에서 빈번하게 진단되고 치료 대상이 되는 장기이다. 또한, 자율신경실조증은 대개 기능장애로서, 기존 의학에서 기질적인 원인이 발견되지 않아 그 진단과 치료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분들이 한의 의료기관에 내원했을 때 진단받기도 쉬운 장애이기도 하다.

자율신경실조증은 그 진단과 치료의 표준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으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한의 임상에서 자율신경실조증은 주요 치료 표적으로 여겨지기보다는 부수적 또는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 진단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개발되고 있는 자율신경실조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출간된다면, 한의 임상에서 자율신경실조증의 진단과 치료가 더 활성화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현재 개발되고 있는 자율신경실조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임상질문은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에 공개되어 있는데 (https://nikom.or.kr/nckm/module/practiceGuide/view.do?editMode=ADD&viewPage=1&rowCount=10&search_type=all&search_text=&guide_idx=223&tab_idx=1&list_idx=3&menu_idx=14), 이 진료지침은 크게 3개로 자율신경실조증을 구체화하여, ‘심장신경증’, ‘신체형장애’, ‘미주신경성 실신’의 범주에서 핵심임상질문을 설정하고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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