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읽기] 열심히 많이 팔아도 적자가 나는 식당을 살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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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읽기] 열심히 많이 팔아도 적자가 나는 식당을 살려야 해!
  • 승인 2024.02.0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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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김재범

mjmedi@mjmedi.com


드라마 읽기┃더 베어

더 베어는 죽은 형이 남기고 간 시카고의 어느 골목 음식점을 살리려는 주인공의 사투, 처절함과 좌절, 그 안의 변화와 전략을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감독: 크리스토퍼 스토러출연: 제레미 앨런 화이트, 에번 모스배크랙, 아요 에데비리 등
감독: 크리스토퍼 스토러
출연: 제레미 앨런 화이트, 에번 모스배크랙, 아요 에데비리 등

24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분에서 시즌2가 상을 받았다. 사실 이 부분에서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로튼 토마토 지수도 괜찮고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드라마든 영화든 뭔가 하나 보기 시작하려면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젠. 그만한 시간과 공을 들일 필요가 있는지.

아무튼, 다시 드라마로 돌아오면 주인공은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에서 수쉐프로 일한 경력이 있으며 젊은 요리사상까지 수상한 유망한 쉐프다. 그러다가 갑작스러운 형의 자살로 형이 운영하던 음식점을 맡게 된다. 가게는 어딘지 허술하다. 운영의 전반적인 체계도 잡혀있지 않고 형과 같이 일하던 사촌 형은 코로나 기간 동안 가게 운영이 신통치 않자 마약 소매에도 손을 댔던 것으로 보이고 위생도 열악하고 직원들도 까칠하고 의욕이 없다. 진퇴양난. 그러다가 한 직원이 입사한다. 주인공에게 일이든 요리든 배우고 싶다면서. 그 신입 직원은 계속해서 의욕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매장을 변화시킬 요소들을 제안한다. 모두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가게는 주인공의 지침과 새로운 직원의 아이디어들로 구색을 갖춰간다. 그것까지 시즌1의 내용이다. 그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가게의 이름도 바꾸면서 이런저런 재창업의 난관들을 부딪치며 일궈가는 내용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 드라마가 왜 코미디 부분에서 수상했지? 라는 의문이 일단 들었다. 미국에서 코미디 수상의 기준이 뭘까? 하면서 시즌1이 끝날 때까지 있긴 하겠지 하면서 봤다. 웃음이라는 게 대놓고 웃기는 것도 웃기지만 어쩌면 그냥 그들의 일상에 빠져들어 지켜보면서 그들이 시답잖은 이유로 다투고 화해하고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해쳐가면서 겪는 모습들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짓게 되는 미소도 코미디로 볼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해서. 미국의 코미디를 조금 이해해보는 시간이 됐다.

가게를 이끌어 간다는 걸 간접경험 해볼 수 있었다. 작은 가게든 큰 가게든 인격이 있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일에 몰입하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내 맘 같지 않은 그들을 이해시키고 움직이게 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사장이 제일 솔선하고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그래서 사장은 고독하게 되기도 쉽다. 사장도 화나고 예민할 때가 생기게 되고 그럼 상처받게 되는 직원은 생기기 마련이다. 직원은 언제든 사장으로부터 떠날 수 있고 잡고 싶은 직원이라면 잡을 만한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 그 모든 것들을 뛰어넘고 강력하게 아우르는 인간 사이의 끈끈함 같은 것들이 그 와중에 벌집에 꿀이 차모이듯 생기기도 하는 작은 가게의 운영을 보면서 결국 얻고자 했던 작은 위안은 얻었던 드라마이다.

한겨울은 한의원이든 작은 가게든 늘 고비를 한 번씩 겪게 만드는 계절 같다. 다음 전략을 생각해보게 하는 계절이기도 하고 위안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계절이기도 하다. 디즈니 플러스에 절찬 상영 중이니 신파의 감동도 필요 없고 화려한 블록버스터로부터 눈이 지쳤다면 한 번쯤 봐볼 만한 드라마이다.

 

김재범 /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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