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이제는 고객 관계 관리 시대(4)
상태바
[신년기획] 이제는 고객 관계 관리 시대(4)
  • 승인 2005.01.28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4. 한의원과 컴퓨터(IT기술)의 만남
- ‘데이터’를 ‘정보’로, ‘정보’를 ‘지식’으로 -

■ IT 이용은 천차만별

정보기술(IT)은 쉴 사이 없이 발전하고 있다. 의료분야의 정보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의료분야의 기술은 주로 임상 위주로 발전했으나, 얼마 전부터는 의료경영 분야의 IT기술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한방도 마찬가지이다. 한방전자차트에서부터 환자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방법을 세우고, 한번 방문한 환자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CRM(고객관계관리)프로그램까지 다양해졌다.
그러나 활용도는 천차만별이다. 손으로 장부를 적는 것을 컴퓨터로 옮겨놓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의원이 있는가 하면, 최신예 IT기술을 활용해 한의원의 경영분석에서 CRM 분야까지 활용하는 한의원도 있다.

■ 신비한 엑셀파일 하나

서울 성북구의 N한의원 원장은 얼마 전 후배가 엑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준 파일이 지금 한의원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신기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한의원 원장이 그렇듯이 매달 지출과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있어, ‘감’으로는 지금 경영상황이 어떤지는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잘되고 있으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은 후배가 만들어준 엑셀파일에 그날그날의 수입·지출관련 데이터만 입력하면, 한의원의 일별 매출 및 지출에 대한 분석내용 뿐만 아니라, 한 달 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매출은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늘어났는지, 원가대비 수익률은 몇 %나 되는지, 쓸데없는 비용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등 한의원의 경영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환자의 기본데이터(주소,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e-mail 등)를 입력하면 환자들에 대한 자세한 통계를 도표로 볼 수 있다. 어느 지역의 어떤 연령 대 환자들이 한의원의 주요 환자들인지, 어떤 지역의 환자가 과거에 비해 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하루 15분 이상 그날의 수입과 지출 사항을 입력하고, 그날 방문한 환자들의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예전에 한의원 경영상태가 어떤지 모르고,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던 시절에 비하면 그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니다.

■ 만족도·인식 향상 이중효과

보기 드물게 전자차트를 잘 활용하는 환의원도 있다. 성동구에 있는 K한의원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이 자신의 대기 순서를 알 수 있도록 TV 모니터에 대기환자순서를 나오도록 했다. 또 SMS(문자전송)를 통해 환자가 한의원을 방문하고 가면 한의원 방문에 대한 감사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시켜 환자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내고, 첩약환자에게 첩약방문일정을 알리기도 한다. 예약환자에게는 예약 일정이 가까워지면 예약일정을 한 두 차례 알려 줌으로써 환자만족도를 높이는 효과와 더불어 예약부도율을 낮추었다. 또한 한번 한의원을 방문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한방의학정보를 e-mail이나 SMS로 보내 환자들의 머리 속에 K한의원을 각인시키는 이중의 효과를 얻고 있다.

■ 국내 대형 종합병원보다 더 유명한 한의원

강남의 S한의원은 IT기술 중 인터넷을 잘 활용하고 있는 한의원으로 유명하다.
비만치료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이 한의원은 컴퓨터 홈페이지에 비만치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 할만한 컨텐츠를 적절히 배치했다. 특히 홈페이지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만들고, 지원(포인트 적립 등)했다. 이 결과 하루에 300개 이상의 새로운 컨텐츠가 지속적으로 올라와 비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S한의원 홈페이지를 계속해서 방문할만한 재미를 만들어 주었다.

한의원 홈페이지 게시판(비만치료 성공사례)에 올라와 있는 글들의 조회수를 보면 적게는 5천명에서 많게는 5만명이 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홈페이지들의 순위(방문자수와 방문자가 머문 시간 등에 의한 순위)를 매기는 랭키닷컴(www. rankey.com)에 의하면 S한의원은 우리나라 모든 홈페이지들을 통틀어 700등 정도의 수준에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홈페이지가 1,800등, 서울삼성병원이 2,600등 수준이란 걸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S한의원 홈페이지를 방문하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터넷상에서는 S한의원이 이들 병원보다도 더 크고, 더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 활용 못하는 정보는 꿰지 않은 구술

그동안 많은 한의원들이 임상에서는 발전된 기술을 받아들여 진료에 활용을 했으나 경영 IT기술 활용에는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의원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경영관련 정보들(매출, 지출 등)과 환자들의 기본 자료를 잘 정리해서 분석하면 한의원 경영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대단히 많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을 IT기술로 활용하지 못하면 꿰지 않은 구슬일 수밖에 없다.

정보기술에서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면 정보라고 하고, 정보를 분석해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면 이를 지식이라고 한다.
한의원에서는 매출자료, 지출자료, 환자정보 등의 ‘데이터’가 있다. 이 데이터를 모아 정리하고 분석하면 한의원의 안정성과 성장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로 만들 수 있다.

이 ‘정보’를 분석하면 어떤 진료가 한의원의 안정성에 도움이 되는지, 한의원 성장에 밑거름이 되는지를 알 수 있다. 이것이 ‘지식’이다.
좋은 ‘데이터’가 있으면 좋은 ‘지식’을 많이 만들 수 있다. 그러나 IT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데이터’는 그냥 ‘데이터’일 뿐 아무 의미 없는 숫자나 문자일 뿐이다.

보통 IT기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만 생각을 하는데, 나름대로 IT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한의원들을 둘러보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의 한의원들이 ‘데이터’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나와 있는 IT기술을 적극 활용해 이제 한의계도 ‘지식’의 세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계속>

이제민 기자

도움말 : 플러스 클리닉·케어웨이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