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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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2
  • 승인 2005.01.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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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혈질 검사, 적에 맞서다

얼마 전 ‘연예인 X파일’이라는 문서가 어느 회사로부터 유출되어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소문들일 뿐인데 큰 이슈가 된 것은 그들이 ‘공인(公人)’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公)’자가 붙는 사람들은 행동과 말 등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들에게 주는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공의 적’은 우리들에게 엄청나게 큰 영향을 주는 ‘악한 사람’이다. 연쇄 살인을 한다거나 분양사기를 친다거나 등등 한 개인보다는 여러 명을 파멸 시키는 자들이 바로 ‘공공의 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강우석 감독은 나름대로 ‘공공의 적’을 유산 때문에 부모님을 살해하는 존속 살인범이라고 정의하는 듯 1편과 마찬가지로 2편에서도 유산 때문에 아버지와 형을 교묘하게 청부살해하는 자가 등장한다. 전편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1편에서는 강력반 형사로 나왔던 강철중(설경구)이 검찰청 강력부 검사로 바뀌어서 나온다는 것이다.

형사 같은 검사 강철중은 범인들이 대항할 시 총기 사용을 허가할 정도로 다혈질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자신의 모교인 명선 학교 재단에 관한 사건을 듣게 되고, 그 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학교 동창인 한상우(정준호)라는 것을 알게 된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형의 교통사고로 재단 이사장에 오른 한상우는 재단을 매각하고, 그 금액을 외국으로 유출시키려 한다. 이에 재단의 이사가 검찰에 사건을 의뢰하게 되고, 강철중은 한상우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선한 역과 악한 역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시작되고, 연기자들 역시 그를 제대로 수용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곱상하게 생긴 배우들(1편에서는 이성재, 2편에서는 정준호)이 악역을 연기한다는 것도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캐릭터 때문에 영화의 구조는 단조롭고,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있어 재미가 반감되어 진다는 단점이 있다.

작년, <실미도>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천만 관객을 모았던 강우석 감독이 1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며 현재 침체되어 있는 한국 영화계를 되살리고자 하는 영화인 <공공의 적 2>는 다 보고 난 후 마치 ‘검찰청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 한 편을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상영시간이 2시간 30분이라서 약간 지루한 면도 없지 않다. 영화계의 속설인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라는 말이 맞아 떨어질지는 바로 관객들의 몫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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