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의사 온라인 강의역량 향상을 위한 마이크로티칭 워크숍’ 참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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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의사 온라인 강의역량 향상을 위한 마이크로티칭 워크숍’ 참석 후기
  • 승인 2024.01.1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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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원

이제원

mjmedi@mjmedi.com


외연 확장과 교육의 개선 위해 교육 전문가와 함께 콘텐츠 설계 개발해야
이제원 원장(한방내과 전문의)/비엠한방내과 
이제원 원장
한방내과 전문의
비엠한방내과 

한방내과 전문의로서 한의학과 한방내과학을 전공하다 보면, 내가 알고 있는 학문이 전부일 것이라는 착각에 빠질 수 있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존재한다. 교육공학. ‘교육’과 ‘공학’이라는 전혀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두 학문이 결합한 매우 생소한 단어이다.

교육공학(Educational Technology)은 교육의 방법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된 과학적 지식 또는 일반적으로 조직화 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탐구 영역이라고 한다. 이 분야에서 다루는 한 가지로 마이크로티칭(Microteaching)이 있는데 이는 수업 내용, 학생, 수업 시간 등을 소규모로 축소해 관찰자(수업분석 전문가)가 강사(교수자)의 수업 내용을 관찰하고 분석해 더욱 효과적인 강의가 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2023년 12월 16일, ‘한의사 온라인 강의역량 향상을 위한 마이크로티칭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나는 이 기회를 통해 교육공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할 수 있었다. 지난 가을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김승호, 이하 대공한협)으로부터 내과학에 대한 온라인 강의를 의뢰받았다. 그리고 주식회사 7일(대표 김현호 이하 ㈜7일)의 플랫폼인‘하베스트’를 통해 ‘한방내과학 개념잡기’라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나는 오프라인 강의나 유튜브 동영상 촬영, 라이브 스트리밍에는 약간의 경험이 있었으나, 온라인 강의에 대한 경험은 전무했다. 

대공한협과 온라인 교육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7일은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7일은 온라인 콘텐츠 제작 전에, 서울대 교육학과 임철일 교수님의 ‘효과적인 한의학 온라인 교수법’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제작된 온라인 콘텐츠를 분석해 피드백을 전달해 강사의 교수역량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제공된 여러 가지 지원 방안 중 한 가지였다. 그리하여 마련된 워크숍은 서울대 미래교육혁신센터(센터장 임철일), ㈜7일, 대공한협이 함께 주최했으며, 2023년도 하반기 하베스트-대공한협 특강 강사 네 팀의 강의를 분석해 피드백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대공한협으로부터 온라인 강의를 의뢰받았을 당시 나는 평소 대면 강의에서 해 왔던 대로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강의자료를 화면에 띄워놓고, 그 화면에 목소리만 입혀 1시간 정도 분량을 채워 지식을 전달하면 온라인 강의가 이뤄질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교육공학적으로 완전히 틀린 것이었다. 

“지식이 전달됐다고, 학습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온라인 학습자의 학습효과와 만족도를 높여 학습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수실재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위해서는 언어 이외의 요소로서 강사 모습을 화면에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 전 들을 수 있었던 온라인 교수법 강의는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지금까지 내가 해 왔던 강의는 교수자로서 지식의 전달에만 집중했을 뿐, 학습자의 학습효과나 만족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나는 한방내과학 전공자이지 교육공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온라인 교수법 강의에서는 학습 및 수업의 원리, 수업 설계의 필요성, 에듀테크의 활용 등과 같이 효과적인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교육공학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었다. 나는 이들 내용을 바탕으로 강의계획서를 작성했다. 오프라인과 다른, 온라인 강의만의 특수성을 고려한 강의계획서 작성이 쉽지는 않았다. 교육학 전공자로 구성된 ㈜7일 교육학습팀의 조언과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학습자의 집중과 참여를 담보로 할 수 없는 온라인 강의는 작은 부분 하나까지 계획되지 않으면, 강의 시간이 예상치 않게 늘어나거나 불필요한 내용이 전달되어 강의가 우왕좌왕하기 쉽다. 하지만 교육학 전공자의 도움으로 완성된 체계적인 강의계획서는 강의 영상 촬영 시 길라잡이가 될 수 있었다.

워크숍 당일은 가장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임철일 교수님의 강의를 바탕으로 제작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교수님에게 직접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교수역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학습자는 20분이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학습자가 집중하지 않는 것은 교수자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와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의사는 한의학이라는 확고한 특수성과 콘텐츠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강의의 원리를 활용하여 한의학 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하면, 더욱 효과적인 학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학습자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Notion이나 Mentimeter와 같은 에듀테크를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이처럼 임철일 교수님은 네 팀의 강의를 하나하나 분석해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할 수 있는 교육공학적 원리와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강사들과 참가자들은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해결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학에서는 학습의 궁극적인 목표가 긍정적 전이, 즉 어떤 상황에서 학습한 것을 새로운 상황에서도 기억되고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이는 국민의 보건 향상 및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함을 사명으로 하는 의료인인 한의사의 육성 및 교육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최근 초음파, 뇌파계, X-ray 골밀도 및 신속항원검사 등 한의계의 외연이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의과대학 교과과정을 포함한 한의학 교육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개선 과정에 교육 전문가와 함께 한의학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서울대 미래교육혁신센터와 ㈜7일, 그리고 대공한협이 공동 개최한 이번 워크숍 행사가 남다르게 생각되는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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