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 체질침의 3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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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8체질] 체질침의 3단방
  • 승인 2023.1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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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85

 

카테고리

권도원 선생은 체질침의 2차 논문에서 질병을 치료처방의 카테고리1)에 따라 분류했다. 이것은 거의 모든 질병을 망라한 카테고리 분류라고 할 수 있다. 권도원 선생의 카테고리는 체질침과 8체질의학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체질침 처방이 가진 계통성의 표현이며 주장이기 때문이다.

 

계통성

체질침에서 계통성(系統性)이란, 각 체질의 내장구조에서 병근(病根)을 기준으로 하여 동일한 위치에서 도출되었고, 동일한 조합의 처방들이 각각의 체질에서 동일한 계통의 질병 영역에 동일한 치료효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체질침 3단방이 정식으로 성립2)되었던 초기에는, 체질침 2단방이 가지고 있는 계통성을 그대로 유지했을 거라고 짐작한다. 초기3단방이라고 말할 수 있는 KZP KFP KVP KBP 이렇게 네 가지 형식의 3단방은, 각각 2단방 장계염증방(KZ) 부계염증방(KF) 활력방(KV) 살균방(KB)3단계로 확장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후에 이 3단방들이 임상에서 사용되고 검증되면서 서서히 개념이 정립되어 왔다.

 

미완의 고단방

체질침이 고안되었던 1959년에서 체질침의 장부방 체계가 확정된 1992년 말까지는 체질침의 기본 체계를 여러 각도로 실험한 시기였다. 체질침의 기본체계란 내장구조, 장부방의 구성과 조합, 계통성, 수리, 운용법 등이다. 여기에서 체질침의 계통성은 8체질의 내장구조가 확립되면서 비로소 완성된 셈이다. 1992년 말에 8체질의 장부방 구성과 장방(臟方) 중심의 체질침 운용체계를 확립하였다.

체질침 처방은 개별 장부혈의 집합이면서 전체의 조화이다. 조합과 배합을 통해서 새로운 영역에서 치료효과가 발휘되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방식(체계/순서)으로 조화를 이루느냐가 관건이다. 체질침의 역사는 이런 최적의 조화(집합)을 찾으려는 시도와 실험의 연속이었다. 결국은 가장 효과가 높은 자극의 순서를 찾는 것이다.

병근(病根)8체질 성립의 기반이었고 체질침의 계통성을 지탱하는 기둥이었다. 그런데 기독한의사회 강의에서 권도원 선생은 목양체질, 목음체질, 수양체질, 수음체질의 기본방이 변경되었다3)고 알렸다. 이것은 아주 체제전복(體制顚覆)적이었다. 왜냐하면 그 이전까지 확고하게 지켜지고 유지되던 8체질의 병근 개념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1992년은 체질침 장부방이 성립된 시기이면서 그 체계를 탈피하려는 권도원 선생의 새로운 생각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1990년 중반부터 권도원 선생이 난치병 치료에 집중하면서 성립한 고단방 체계에서 병근이 차지하던 위상은 희석된다. 체질침 고단방의 세계에서는 병근 이론에 기반한 체질침 운용 원리와는 다른 새로운 원리와 형식 그리고 운용법이 필요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권도원 선생은 1973년 이후로 새로운 체질침 논문을 내놓지 못했다. 자신의 새로운 체계를 정리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래에 쓰는 것은 체질침 3단방에 대한 나의 개념이다.

 

KZP

관절염증방, 척추방, 통증방이라고 부른다.

골관절(骨關節)은 구조물이므로 구조가 불균형해지도록 영향을 미치는 요소, 외력이나 충격, 사고, 노화로 인해서 구조의 안정성에 변화가 생긴다. (우선적으로는 척추의 불균형이다.) 그래서 골관절염이 발생한다. 그리고 염증이 2차적으로 신경전도장애를 유발하고 통증이 발생한다. 이것이 KZP가 적용되는 대상이다. KZP는 내장구조에서 가장 근본적인 길항관계에 있는 장기를 조절하는 처방이다. 그래서 우리 신체 구조에서 기본적인 축인 척추와 연결된다. 척추 속에는 척수(脊髓 Spinal cord)가 있고 척추 양쪽으로 신경이 나온다. 그리고 모든 골관절염은 척추성이라고 할 수 있다.

KZP는 척추의 추간판탈출증, 이명, 현훈, 후두통, 두정통, 편두통, 턱관절통, 견통, 견배통, 늑간신경통, 요통, 슬관절통, 안면신경마비, 시신경 장애, 돌발성 난청, 안검하수, 골절상의 회복 촉진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이때 기본적인 수리는 551이다. 저림이나 시림이 주된 증상이라면 442로 운용한다.

 

관절과 연관된 처방

ZKP : 외부의 충격이나 부하4)로 인해서 발생한 국소 관절5)의 염증과 통증이다.6) 예를 들면, 탁구선수의 무릎관절염, 농구선수의 발목관절염 같은 경우이다.

ZBP : 외상성의 건())이나 인대의 손상이다.

KFP : 관절낭의 염증이다.

KDP : 연골의 약화이다.

DVP : 퇴행성 관절염이다.

류마티스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루푸스 관절염 같이 흔히 자가면역질환이라 불리는 것은 3단방의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KBP가 적용되는 관절염은 없다.

 

KVP

활력응용방, 퇴행방, 신경염증방이라고 부른다.

신경의 장애는 기능의 장애 즉 신호 전달의 장애, 근육으로 이루어진 기관의 무력, 신경염과 신경통, 순환의 장애(7)의 발생)를 유발한다. 이것이 KVP가 적용되는 대상이다.

KVP는 신경염으로 인한 신경통, 좌골신경통8), 견불거9)551 수리로 운용한다. 위하수, 장하수 등 내장기관 무력이나 기능저하에는 442 수리로 운용한다.10) 또한 저혈압, 무력증, 산후 관절통, 산후에 관절이 저리거나 시릴 때도 442 수리로 운용한다.

 

KFP

궤양방, 부염응용방, 통풍방이라고 부른다.

소화기계(G-I track)는 속이 비어 있는 관(pipe)이고 피부처럼 점막이 노출되어 있다. 점막이나 피부 표면이 손상되어 세포의 결손이 생긴 상태나 부계(腑系)의 질병이 심화된 것을 목표로 할 때는 KFP442 수리로 운용한다. 궤양방이다. 혈관이나 관절낭의 부종 등 부계의 기관이 팽창되어 압력이 증가된 것을 목표로 할 때는 KFP551 수리로 운용한다. 이른바 통풍방이다. 물론 명칭이 그렇다는 것이지 통풍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KFP는 구내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같은 궤양성 질환, 역류성식도염 만성위염 만성장염 만성피부염 만성두드러기 여드름 건선 같은 만성적인 부계(腑系) 질환, 혈관염 안면홍조증 같은 혈관의 국소적인 부종, 조열 안면홍조 심계 등의 여성 갱년기 질환, 뇌전증에 442 수리로 운용한다. 관절낭 내부의 염증으로 인한 관절의 홍종열통(紅腫熱痛)11), 관절염, 건초염, 결절종, 통풍, 근막이나 건막의 염증에 551 수리로 운용한다.

기타 고혈압에 551 수리로, 여성의 음부 통증에 551 수리로, 폐결핵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에 442 수리로 운용한다는 자료가 있다.

 

KBP

바이러스방, 살균응용방, 면역방이라고 부른다. KBP를 면역방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처방이 면역시스템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KBP는 감기 대상포진 사마귀 Herpes 뇌수막염 안면신경마비 이석증12) 같은 바이러스(Virus) 감염성 질환, 근골격계의 국소적인 통증13)이나 동작 제한, 인대나 건의 염증 근막의 염증, 음식이나 약물 등의 외부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항암제 부작용에 551 수리로 운용한다. 중이염 부비동염 같은 이비인후의 만성적인 염증에는 442 수리로 운용한다.

면역시스템의 이상으로 인한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성 질환이나 아토피성피부염, 알러지성비염에 551 수리로 적용할 수 있으나 이런 질환에는 더 높은 단계의 처방이 필요하다.

 

윤활류

KBP(바이러스방)는 치료의 윤활류 같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오십견 환자의 경우에, 병의 진행과정이나 치료과정에서 면역계가 어지러워졌을 때 신경섬유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오십견으로 인한 증상이나 통증 이외에 부가적인 신경통증이나 대상포진을 유발할 수가 있다. 피부발진이 없더라도 증상과 상태를 잘 감별하여 KBPKZP14) 조합하여 통증에 대처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치료 도중에 효력이 더디고 무언가 뻑뻑한 단계를 벗어날 수 있다.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각주
 

1) 활력방, 살균방, 마비방, 정신방, 장계염증방, 부계염증방으로 체질침 2단방이다. (이후에 마비방은 제외) 

2) 1973년의 어느날일 거라고 추정한다. 

3) 목양체질에는 폐방(Ⅶp), 목음체질에는 간방(Ⅰs), 수양체질은 췌방(Ⅴp), 수음체질은 신방(Ⅸs)이 기본방으로 제시되었다. 

4)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꺾임, 발목의 염좌, 팔꿈치의 비틀림,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충격, 반복적인 점프나 발 구름 등.

5) 손가락, 발가락, 손목, 발목, 무릎, 팔꿈치, 어깨, 고관절

6) 국소성의 통증을 목표로 할 때는 Z가 선두에 온다. ZKP는 국소의 관절염증에, ZBP는 국소의 건과 인대 손상에, ZFP는 삼차신경통에 운용한다.

7) 막힐 울, 답답할 울이다. 이것은 지극히 한의학적인 개념이다. 그런데 2단에 V방이 오는 모든 체질침 처방의 적용대상을 거론하는데 있어 이것보다 적절한 용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8) 골반을 잡아주고 있는 편측 근육에 신경 신호 전달 장애로 골반이 한쪽으로 비틀어지면서 좌골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을 유발한다.]

9) 경추성의 증상은 없이 단지 어깨 관절 근육의 문제로 거상이 불편한 경우이다.

10) 주로 central한 내장기관의 무력증에는 KVP442를, 말초성의 무력증이나 순환장애에는 DVP442나 D'VP'442를 응용한다. 

11) 紅과 熱은 필수 조건은 아니다. 

12) 3배방으로 응용

13) 운동부하가 있는 국소 통증은 ZBP이고, 운동부하가 없는 국소 통증은 KBP이다. 운동부하가 있는 국소 관절통증은 ZKP이다. 

14) KBP×3 + K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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