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추석은 역시 성룡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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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추석은 역시 성룡과 함께
  • 승인 2023.09.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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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라이드 온
감독 : 래리 양출연 : 성룡, 류호존, 곽기린
감독 : 래리 양
출연 : 성룡, 류호존, 곽기린

한 해의 결실을 맞이하게 되는 추석이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들었는데 올해는 임시공휴일까지 지정되면서 넉넉해진 추석연휴 탓에 여유 있게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기인 추석 연휴에 필자는 엉뚱하게도 가족이나 송편이 아닌 성룡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왜냐하면 1980년대 추석에는 극장에서, 1990년대 추석에는 TV에서 늘 성룡이 출연한 영화를 볼 수 있었기에 추석하면 늘 성룡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특히 필자는 지금처럼 극장이 좌석제가 아닌 탓에 극장 밖으로 나가지 않는 한 계속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간파하고, 학창시절 추석 연휴마다 친구랑 극장에 가서 하루 종일 똑같은 영화를 최대 4번이나 보고 왔을 정도로 성룡의 왕팬이었다. 하지만 이젠 세월이 엄청 흘러 성룡도 내년이면 70세이고, 그 동안 그를 둘러싼 많은 일들로 인해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항상 자신의 몸을 던지면서 영화에 임하는 열정 하나 만큼은 높이 사야할 것 같다.

한때 잘 나갔던 전설의 스턴트맨 루오(성룡)는 유일한 파트너 말인 레드 헤어가 경매에 부쳐질 위기에 처하자 어쩔 수 없이 연락을 끊고 살던 딸 바오(류호존)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한다. 바오는 자신의 변호사 남자친구 미키(곽기린)와 이를 해결하고자 하고, 조금씩 아버지에게도 마음을 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루오가 레드 헤어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콤비 액션 영상이 SNS를 통해 화제를 모으게 되고, 유명 영화에 참여할 기회까지 찾아오지만 스턴트 생활을 청산하길 바라는 딸과 인생 역전의 기회에서 루오는 고민하게 된다.

지난 5월 <범죄도시3>가 승승장구하고 있던 때 소리 소문 없이 개봉했었던 <라이드 온>은 스턴트맨으로 시작해서 대스타가 되었던 성룡의 인생과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이 영화의 강점은 완전 연기 잘하는 말이 등장하면서 자칫 진부한 설정으로 인해 지루해질 수 있는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동물 주연 배우상을 수상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연기를 소화하며 성룡과 찰떡같은 호흡을 선보이며 영화 보는 내내 잔잔한 미소를 장착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69세인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턴트 액션을 직접 소화하는 성룡의 연기는 그냥 명불허전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감탄을 자아낸다.

사실 예전부터 성룡 영화는 총칼이 난무하는 여타의 액션영화와 달리 오로지 맨몸으로 아날로그 액션과 함께 코믹함을 선보이고 있어 가족 영화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고, 필자와 같이 옛날 홍콩 영화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즐거운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등 긴 추석 연휴 동안 다양한 개봉작들도 있지만 안방에서 모든 가족들과 함께 추석하면 성룡이라는 공식대로 오랜만에 성룡 영화를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성룡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엔딩 크레딧 속 NG 장면이 이번에도 있으니 꼭 놓치지 않고 보길 바란다. 둥근 보름달을 보며 모든 분들이 즐겁고 행복한 추석이 되길 기원한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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