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 학생기자] “하베스트 교육 플랫폼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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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 학생기자] “하베스트 교육 플랫폼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자”
  • 승인 2023.09.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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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황윤정 학생기자

이수민, 황윤정 학생기자

mjmedi@mjmedi.com


‘QualTEAM Academy’, 세계 통합의학 교류의 장이 되기를

▶인터뷰: ‘하베스트’ 운영하는 (주)7일 김현호 대표 및 홍지성 교수학습팀장

 

[민족의학신문=이수민, 황윤정 학생기자] 지난 8월 23일, 주식회사 7일의 김현호 대표와 홍지성 팀장을 만났다. 교육 플랫폼의 가치는 지식의 보관과 확산에 있다고 한다. 한의계의 교육 플랫폼 하베스트가 그동안 걸어온 길과 앞으로 ‘QualTEAM’이 나아갈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베스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김현호 대표(이하 김): 하베스트는 한의계의 교육 플랫폼이다. 처음 서비스 개발 당시에는, 한의계의 넷플릭스를 만들고 싶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에는 많은 콘텐츠들이 올라와 있고, 시청자들은 그 콘텐츠들을 온라인 상에서 소비한다. 넷플릭스가 영화라는 콘텐츠를 다룬다면, 하베스트는 한의학 지식 콘텐츠를 다루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작업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모으는 것이 되었다. 교수자를 직접 찾아가서 강의 제작을 제안하기도 하고, 학회들과 함께 온라인 학술대회를 제작 하는 등 한의계의 강의를 다 모으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하베스트의 정체성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그동안 콘텐츠를 모으는데 집중했더니 너무 교수자 중심의 콘텐츠만 생산되었던 것이다. 콘텐츠가 듣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것 같아 아쉬웠다. 교수설계에 근간하여 전향적으로 기획, 계획된 강의가 늘어나야 한다는 것, 전달력이 높은 콘텐츠가 들어오고 실제로 학습이 발생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이다. 지금은 약간 전환기에 있다.

 

▶교수자 위주로 돌아가게 되는 말이 정확히 어떤 뜻인가.

김: 하베스트의 사업 모델을 보면, 두 가지 관계가 있다. 교수자와 플랫폼과의 관계, 그리고 학습자와 플랫폼과의 관계이다. 이 두 가지 관계는 서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하베스트는 전자에 너무 초점을 두었다. 즉, 학습자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였고, 좋은 교수자, 좋다고 소문이 난 교수자를 찾아서 강의를 제작하는 것에만 포커스를 두었다. 그런데, 많이 알고 임상경험이 풍부하다는 것과, 강의 전달력 혹은 교수법이 좋다는 것은 상관관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스타트업 씬에서 하는 말을 빌리자면, ‘소비될 상품을 만들어야 하지 팔고 싶은 상품을 만들지 말라’ 라는 것과 같은 뜻인 것 같다.

 

▶코로나 이후의 한의학 교육 현장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 변화가 생겼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 교육은 왜 중요한 것일까.

김: 주식회사 7일이 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향한 로드맵의 첫 번째 마일스톤이 하베스트였다. 창업 당시 코로나 시기와 맞물려 온라인 강의가 확산되고 있었지만, 한의계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지원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따로 존재하고 있지 않았다. 당시 나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출강하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강의를 갑작스럽게 온라인으로 준비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소통이 원활한 줌(zoom)을 이용한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려 하였지만, 녹화 강의를 듣고 싶다는 학생들의 반대로 인해 무산되었다. 이때 오프라인에서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를 실시간 온라인 강의에서 100% 전달할 수 없는 것이라면, 학생들은 편의성을 선택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런 부분에서 착안하여 하베스트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강의를 제공하는 콘셉트로 가게 되었다. 물론 온라인 환경에서는 오프라인 강의에서만큼 생생한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고 수업의 효율이 쉽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인류의 학습 방향은 오프라인 일변도를 넘어, 온라인/오프라인 블렌디드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온라인 교육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될 것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코로나 이전부터 다른 분야에서는 발견되는 현상이었고, 코로나가 이것을 가속화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온라인 강의에 있어서 교수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들었다. 교수설계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홍지성 팀장(이하 홍): 교수설계란 의도한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에 투입되는 모든 자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배열하고 최적의 방안을 처방적으로 안내하는 활동이다. 교육공학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야의 내용전문가들과 협업하며 초기에 정한 학습목표 달성을 위해 어떠한 교육 원리와 원칙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체계적으로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 나는 교육공학을 전공하여 관련 분야에서 일하다가 전공을 바꿔 한의계에 들어왔다. 처음 한의계에 들어왔을 때, 교육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교수설계의 아이디어를 거시적으로, 미시적으로 적용해 오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다.

체계적인 리소스 분석을 통해 교수자나 학습자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하지만, 한의대 교육과 한의사 보수 교육 시장 모두 이 부분이 잘 되어 있지 않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온라인 교육에 모두가 익숙해진 지금 더욱 필요한 것이 교수설계 개념의 제대로 된 이해와 적용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환경에서 교수설계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홍: 오프라인에서는 특별한 교수설계 없이도 학습자와 교수자의 상호작용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지만, 비실시간 온라인 교육은 상호작용이 교수자 중심의 일방적이고 집중력 저하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다. 온라인에서 가질 수 있는 집중력은 20~30분 정도이다. 그러므로 온라인 교육은 짧은 단위로 수업을 진행하고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전달할지 치밀하게 한두개의 학습목표를 명시하고 이에 따라 수업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한의계에서는 이러한 교수설계 없이 그저 웹을 통해 송출되는 형태라면 모두 온라인 교육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 교육을 진행하게 되면 교육의 효과성이 많이 떨어지고 중도 탈락률이 높아지는 등 무의미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하베스트의 온라인 강의는 어떤 방식을 통해 제작되는가.

홍: 먼저 교수자들께 강의계획서 작성을 부탁드린다. 그 강의계획서를 바탕으로 피드백을 진행하고 주제, 강의 시간, 촬영방식 등을 해당 강좌 주제에 맞게 조정한다. 강의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촬영에 들어가지 않는다. 계획서를 기반으로 해도 촬영에는 변수가 많은데, 계획서가 아예 없으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확실하게 전하지 못하고 강의를 마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획서 작성 시 학습자가 수강 후 실제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학습 목표를 만들도록 지도해 드린다. 강의 촬영 전의 과정은 이렇다. 비실시간 녹화형 온라인 강의는 유동성이 있는 오프라인 강의와 다르게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과 유사하게 볼 수 있다. 계획에 기반해 촬영과 편집 이후 작업이 이루어지며 그 과정에서 계속 교수자들의 요구를 받아 반영하려고 한다.

 

▶교수 설계를 통해 하베스트의 강의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는지 궁금하다.

홍: 교수자의 만족도가 올라갔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는데, 가이드가 제공되는 것이 좋다는 피드백이 많다. 자신이 촬영한 강의에 대해서 만족하고, 무엇을 전달할지에 대한 부분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준비도 철저해져 체계적으로 강의 촬영이 진행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학습자의 피드백을 받은 콘텐츠는 없었다. 그동안은 강의를 공급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피드백을 받는 장치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학습자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차이처럼, 한의대 교육과 보수 교육의 방향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홍: 현재의 학교 교육은 2015년부터 역량중심교육을 선언하여 졸업 역량을 설정하고, 졸업 역량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개편해 나가고 있다. 보수 교육은 학교를 졸업한 이후 한의사가 가져야 할 역량들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하므로, 학교 교육의 변화에 맞게 따라가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2015년부터 한의학교육평가원 일을 하며 나는 교육 시스템이 한의사를 양성하는 것에서부터 재교육시키는 것까지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 교육은 변화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그 방향성을 찾는 데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보였다. 하베스트의 보수 교육은 이러한 점을 보완해 줄 수 있도록 교수자들의 동의를 받아 현재 교육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도록 협업하고 있다. 특히 원광대학교와의 MOU를 통해 원광대 교수님들의 콘텐츠는 하베스트에 많이 올라오고 있고, 글로벌 통합의학 플랫폼인 ‘QualTEAM Academy’까지 연결하고 있다. 하베스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교수님들이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수 교육과 연계하여 같이 협업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 같다.

 

▶해외를 대상으로 하는 퀄팀의 설립 계기와 교육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QualTEAM이 한의학의 세계화를 어떻게 끌어나갈지에 대한 방향과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김: 처음부터 우리 회사는 국내시장을 타겟으로 하지 않았다. 국내는 시장이 너무 작고 이미 포화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한 기업이 크게 커지기에는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에 해외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다. 하베스트가 교육 플랫폼이었기에 똑같이 해외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한 것이 ‘QualTEAM’이다.

하베스트를 운영하다 보면 콘텐츠들이 쌓이고 교수자들과의 신뢰 관계가 쌓이는데 이는 기업의 주요 자산과 같다. 콘텐츠 사업의 가장 힘든 점이 콘텐츠 확보인데, 하베스트를 통해 어느정도 확보했고, ‘QualTEAM’에 콘텐츠를 올리게 되면 한의학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해외 교육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이라는 개념 안의 다양한 콘텐츠가 ‘QualTEAM’에서 교류되는 것이다. 한국의 한의학뿐만 아니라 다른 각국의 전통의학이 다 이 안에서 확산되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한의학의 세계화를 넘어, ‘QualTEAM’을 통한 전 세계 통합의학의 교류가 목표다.

 

▶해외를 대상으로 한의학을 전파할 때 한의학의 현대 과학적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허준 선생과 같이 전통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의견이 궁금하다.

매우 중요한 문제다. 과거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며 연구하던 때 해외 학술대회를 자주 다녔는데, 그 때 느낀 것 중 하나는 한국과 외국 전통의학연구자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정반대라는 것이다. 가령 학문에 전통적인 지식(음양오행, 기氣)을 추구하는 방향과 근거중심의학이라는 방향이 있다고 하면, 한국의 한의학은 근거중심 쪽으로 가려고 노력 중인데, 그러한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외국 학자들은 오히려 전통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추구하는 경향이 컸다. 한국 한의학이 근거중심의학을 다소 지나치게 강조하는 느낌에 반해, 그들은 근거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고 추상적인 개념을 나누려는 노력이 컸다.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워 했던 기억이 많다.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용 학문은 그럴 수가 없다. 본질적으로 한의학은 실용 학문이며,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억지로 근거를 얘기하다 보면 오히려 근간이 흔들린다고 생각한다. ‘QualTEAM’ 서비스의 목적은 임상현장에서 더 나은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장이 되는 것이다. 학문적 당위성이 아닌, 실용성과 시장성. 즉 보건의료 공급자와 환자에게 득이 되는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당신의 클리닉에 활용 가능한 지식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한의계에 생기길 바라는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 지식의 보관과 확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의계의 지식들 중 휘발해버리는 것이 너무 많다. 유명한 한의사들의 의론과 임상 경험도 돌아가시고 나면 다 사라져버린다. 일반적으로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책을 집필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 시대에는 그 기록이 활자가 아니라 영상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남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그 때의 모습으로 보고 들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시공간을 넘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 플랫폼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자료들을 꽁꽁 싸매지 않고 펼쳐두는 것, 플랫폼이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다.

홍: 한의학은 정말 가치 있는 내용이고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 학문이다. 교육학적 원리와 원칙에 기반해 더 가치 있게 포장되면 좋겠다. 교육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한의학의 가치가 더 빛을 발하면 좋겠다. 해외에서 (한의학을) 보는 가치는 훨씬 더 높다. 그래서 한의학 교육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플랫폼을 통해서 아카이빙, 외부와 소통하고 공유가 되려면 더 보편적인 교육 원리에 따라 콘텐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것들이 이뤄지면 국내든 해외든 그 가치가 더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자. 한의학도 독보적이고, 교육시스템 역시 학계에서는 북유럽식 교육과 한국식 교육을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을 만큼 우수하다고 인정받고 있다. 또 IT 인프라도 1등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뛰어난 세 개를 제대로 융합해 하베스트와 ‘QualTEAM’을 통해서 제대로 전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우리가 가진 제일 잘난 것, 제일 잘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하베스트와 퀄팀을 활용하면서 한의계의 전반적인 교육 환경이 조금 더 보편적이고 교수자와 학습자가 스스로 이해하고 외부에 내보일 수 있는 성숙한 한의학 교육 환경으로 바뀌기를 바란다. 외적인 동력으로 내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우리의 플랫폼이) 그런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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