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서양의학의 또 다른 세계화 전략 ‘C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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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서양의학의 또 다른 세계화 전략 ‘CAM’
  • 승인 2004.12.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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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마련 위한 한의학 흡수 底意”

세계적으로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통의학(Traditional Medicine), 대체·보완의학(Complementary & Alternative Medicine)을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TM과 CAM 이라는 명칭하에 의료가 시술되고 있고, 대학 및 사설 단체에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의계에서는 최근 가칭 ‘보완대체의학정책발전위원회’를 정부기구로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 의료의 한 축을 받치고 있는 한의계에서는 그 동안 공식적인 논의가 없던 터에 최근 대한한의학회와 한의자연요법학회가 공동으로 ‘한국에서의 대체의학’을 주제로 기획세미나를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한 바 있다.
이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대체의학에 대한 한의계의 입장 및 대응방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 전통의학(TM) ■

세계적인 의료 패러다임은 서양의학에 기초한 대증요법이 보건의료체계 속에 편입, 주류의학을 형성하고 있다.
전통의학은 현대 의학이 정착하기 이전부터 각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의학체계를 포괄한다.
TM이 전면으로 나오게 된 것은 1978년 WHO가 1차 진료에 전통의학의 중요성을 제창, 의료제도권에서 활용하려는 노력이 시작되면서부터이다.
이는 기존의 전통의학 및 전통의학 시술자들이 해당 지역의 의료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어 이를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재인식에서 비롯됐다.

■ 보완·대체의학(CAM) ■

보완·대체라는 의미는 서양의학 외의 모든 의학을 포괄한다.
1991년 설립된 미국립보건원 산하 대체의학사무소는 ‘대체의학의 정의 및 종류에 대한 심사위원회’를 구성, 대체의학의 정의 및 영역을 정했다.
이 심사위원회는 CAM을 제도권 외의 의학에서 “모든 의료체계, 양식, 시술들과 이들이 수용하고 있는 신념 및 이론들을 망라하며, 역사적으로 특정 사회 및 문화내의 주된 보건의료체계에서 채택했던 치료영역을 포함하며 시술자가 믿고 시행한 모든 질병의 예방·치료를 포함한 모든 의료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제도권·비제도권의 구분에 따른 개념정리에 따라 전통의학도 CAM의 영역 안에 포함된다.
WHO는 지역적으로 전통의학이 제도화돼 있지 않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CAM으로, 서태평양지역·동남아시아·아프리카에서는 TM으로 지칭함으로써 CAM은 미국·유럽식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다.

■ 한국에 대체의학이 있는가? ■

한국의 한의학은 제도권에 편입돼 있다. WHO에 의하면 전통의학의 개념에 속하면서, 미국·유럽에서는 CAM에 속해있다.
양방 의사학적인 접근에 있어서 이종찬 아주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서양의학이 전통의학을 서양의학적 개념, 이론 방법으로 수용하여 새롭게 ‘발명’해 관리하고 있으며, 대체의학의 이름으로 전통의학의 발명을 부채질함으로써 동아시아 의학을 점진적으로 포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 교수는 “보완·대체의학은 서양의학에 의한 또 다른 형태의 세계화 전략”이라면서 “전통의학이 있는 한국에서 보완·대체의학이 확산되는 것은 한국 양의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로 한의학을 흡수하기 위해 보완·대체의학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제도권 의학을 구성하는 양의계와 한의계는 대체의학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입장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양의계에서는 보완대체의학을 “한의학을 제외한 부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박왕용 학술이사는 “한국에서 제도권 밖의 의료행위는 대부분 한의학적 내용들로 미국에서 비제도권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CAM의 개념이 아닌, 불법의료행위일 뿐”이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대체의학에 해당하는 영역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양의계가 보완대체의학을 거론하는 것은 이를 빌미로 한의학을 흡수하겠다는 논리로 밖에 설명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의계 인사들은 ▲한의계의 정체성을 기본으로 한의학적 관점에서 대체의학을 해석, 분류화 해 옥석을 가려야 하며 ▲세계 의료시장에서 대체의학으로 시행되고 있는 한의학이 주류의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도 의료소비자가 대체의학의학에 소비하고 있는 비용이 국민보건에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비용절감차원에서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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