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한반도에서 인류 문명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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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한반도에서 인류 문명이 시작되었다?
  • 승인 2023.01.2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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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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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지구 위에서 본 우리 역사

기후 변화 같은 지구 환경의 변화는 우리 역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을까? 지구 온난화 시대에 인류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역사를 공부하면서 문명의 흥망성쇠가 생기는 원인에 대하여 찾아보게 된다. 과거를 거울로 현재를 보다 나은 삶으로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지구 위에서 본 우리 역사』에서는 지구의 온도에 따른 인류 역사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이진아 지음, 루아크 펴냄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보다 낮았던 한랭기에는 온도가 내려가므로 대륙의 국가가 강성하고, 온난기에는 온도가 올라가서 해양의 국가가 강성하다고 한다. 한반도는 해양국가이기에 온난기에 강성하였다. 그리고 한랭기에는 대륙의 국가인 중국과 북방 민족의 영향을 받았다. 또한, 지진이나 화산 활동 등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온도 변화가 일어나서 국가가 망하고 다른 국가가 생길 수도 있다. 지구 온도에 따른 우리 역사 연표를 보니 통일신라 시대, 조선 시대에는 한랭기였고 고조선 시대, 삼국시대, 고려 시대는 온난기였다. 마치 온도에 따라 나누어 놓은 것 같다.

1980년대 한반도의 서북부 요하강 유역에서 기원전 7000년대부터 기원전 1000년간 집단을 이루며 고도의 문명 생활을 영위한 유물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 문명은 인류의 4대 문명(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하)을 앞서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지금보다 온도가 높았기에 한반도보다 북쪽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는 이미 ‘동북공정’을 통해 이 ‘요하 문명’을 중국의 역사로 판단하였고 이 문명이 한반도와 일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정리하였다.

그러나 기원전 4500년대에서 기원전 3000년대까지 보이는 요하 문명의 홍산문화 유물에서는 한반도에서 흔히 나오는 빗살무늬토기와 옥 귀고리가 나왔다. 빗살무늬토기는 한반도 남부에서 나오는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이어서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이 문명을 세운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중국에서 볼 수 없는 비파형 동검도 출토되어 위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고조선에서 숭배했던 곰과 관련된 부장품도 나와 중국과는 다른 한반도 기원의 역사임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백두산 근처에서는 흑요석의 주산지도 있었다고 한다. 흑요석은 화산암의 일종으로 유리처럼 날카롭고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서 침의 기원인 폄석으로 쓰였다. 칼처럼 고기를 자를 수도 있었다. 흑요석은 철기 문화가 들어오기 전 무기와 도구의 역할을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북쪽에서는 고대국가 고조선이 생겼다. 백두산의 흑요석 유물은 지금도 한반도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백두산의 화산 폭발과 강력한 철기 문명의 남하로 고조선은 약화하였지만, 그전까지 흑요석이 풍부했던 고조선은 세계에서 융성한 국가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저자는 가야의 역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인도 공주의 가락국 왕비 설도 있고 수로왕비릉 근처의 파사석탑에서 알 수 있듯이 인도를 비롯한 해양국가와 교류가 있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수로왕을 모신 사원 벽화에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마주 보는 그림이 있는데 인도의 아요디아 외곽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그림이라고 한다. 일본에는 가고시마현 기리시마 인근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의 이름이 ‘가라쿠니다케(가락국산)’으로 되어 있어 가야의 영토가 일본까지 확장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가야국은 훌륭한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낙동강 삼각주를 기반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인근 국가에 수출하면서 교류했다고 한다. 파사석탑의 돌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것인데 이것도 인도 등지에서 빈 배를 띄울 수 없으니 돌을 싣고 와서 쌓아놓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 서울대학교 천문학과 교수인 박창범은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에서 일식을 측정하는 위치를 분석하여 고구려, 백제, 신라의 위치를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일식 측정 위치가 삼국시대에 고구려는 지금의 카자흐스탄 부근이고 백제는 북경 부근이고 신라는 양쯔강 주변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통일신라 시대에는 한반도에서 일식 측정 위치가 잡힌다면서 주장하면서 서해를 중심으로 하는 해양왕국의 과학적 근거가 되고 있다. 저자는 양쯔강 주변 위치는 가야에서 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철기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목재가 필요했고 가야는 남해를 중심으로 교역하면서 영토를 넓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 환경 변화에 따른 우리의 역사를 연구한 저자의 식견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저자의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지금까지 알고 있던 우리 역사가 많이 왜곡되어 있었다. 사료를 통해 역사적 진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우리의 역사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더 규모가 클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지구 온난화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며 앞으로 해상국가인 우리나라가 강국이 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것도 낙관할 수 있었다.

 

정유옹 / 사암침법학회,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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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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