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2] 2004 한의계 경제동향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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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2] 2004 한의계 경제동향 결산
  • 승인 2004.12.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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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속 최악의 한 해
고객 눈높이에 관심 가질 때

연초에 불어닥친 탄핵 정국과 정치불안 등은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어 올 한해 동안 서민 가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최근 수출이나 증권 등에서 조금씩 회복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이것이 언제나 서민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가운데 한방의료와 관련해서는 많은 변화가 나타났고 앞으로는 이보다 더 격심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감하며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여타 의약 직능단체의 행보에서도 보여지듯 한의계도 단순히 의료기술력만을 가지고는 무한경쟁에서 이겨나가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본지는 한방의료계가 변화하는 경제동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2004년 한의계 경제 동향 결산’과 ‘2005년도 전망 및 한의계 대응방안’을 연속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저소득층 학원 끊고 병원도 안 간다

12월 초 통계청의 3분기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이 발표되자 각종 언론매체들은 앞 다투어 소득계층 간 의료비 및 교육비 격차를 주요 헤드라인으로 장식했다. <그래프 참조>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계층별 의료비 지출은 최고 2.7배(교육비는 7배)로 7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져 저소득층은 아파도 제대로 병원에 가지 않고 학원 등에도 보내지 않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득 상위 계층은 오히려 병원비와 자녀 학원비를 늘리고 있다는 씁쓸한 내용이었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의 그늘을 살아가는 우리 서민의 단면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러한 경기 침체의 불황이 2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누구도 그 끝이 언제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수출은 늘고 있다고 하지만 내수는 회복되지 않고, 한방의료기관 경영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소비자기대·평가지수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 사그라진 개원가 열풍, 5% 증감 그쳐

올 한해 한의원도 이러한 불황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전국적으로 400여 곳의 한의원이 느는데 그쳐 2년째 지속되던 개원 열풍은 뜻밖의 복병에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2002년 이후 매년 7%대의 급격한 양적 팽창을 거듭하던 한의계가 올해 다시 2002년 이전과 같은 4~5%대의 증감에 그친 것(심평원 3/분기 통계지표)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풀이된다.

우선 전체적인 경기상황에 대한 불안요소로 이미 배출된 개원 예정의들이 개원시기를 미루거나 좀더 자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개원한 한방병·의원들이 경영악화로 인해 잇달아 휴·폐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지방보다는 서울 및 수도권 일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흡사 구조조정의 찬바람에 된서리를 맞는 직장인의 얘기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일부 잘나가는(?) 병원으로 소문난 곳도 직원을 대규모로 감축하는 등 생존을 위해 발버둥쳤다.

■ 전문병원도 흔들, 한의계도 생존경영

올해 한의계의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더 이상의 안전지대는 없다는 위기감이다.
일반 로컬의 체감지수를 측정해볼 수 있는 PD지수(한의사만족도 대비 환자 수 증감률 - 2004,11 엠앤엠)만 하더라도, 만족도 100%를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이를 상회하는 기간이 2개월(합산기간)을 넘지 않는 극심한 침체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2년째 지속된 하락국면으로 예년 봄·가을의 성수기 개념도 많이 희미해졌다.

문제는 PD지수 조사에 응한 100여개 한의원이 일반한의원보다 환자수와 매출수준이 150% 이상 유지해 왔다는 점과, 이 중 여성 및 소아질환 등을 내세운 소위 ‘전문표방’ 의원 및 프랜차이즈, 대형한의원까지 일부 포함돼 있다는 점(약 15%)이다.

이는 일반 로컬의 체감경기 뿐만 아니라 전문병원의 경영체감지수 역시 하락하고 있으며, 불황과 상관없는 더 이상의 무풍지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터넷과 구전을 통한 정보의 범람 속에 고객들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병·의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소위 생존경영논리가 한의계에도 여실히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 절반의 성공,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꾸준히 높아져

다만, 건강에 대한 꾸준한 관심의 증대로 가구당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보건의료비가 전년 동기 대비 6.4%로 증가(한의원 청구 요양급여비용은 3/4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12.4% 증가한 6,635억원)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통계청 3/4분기 가계수지동향)
또 같은 기간 의약품에 대한 지출은 전국 및 도시가구 모두 감소하였으나, 의료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크게 증가하였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대목이다.

기본적인 의료행위 외에도 다양한 고객의 편의를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꾸준히 증가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내 병원으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 항상 열린 마음으로 귀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류 대 열 (주)엠앤엠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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