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 온리(If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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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 온리(If Only)
  • 승인 2004.12.1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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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쏟게 하는 가을 멜로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이런 계절 변화에 민감한 영화계 역시 오싹함으로 더위를 날려버리는 공포 중심의 영화에서 허전한 마음을 눈물로 달래는 감성적인 영화들로 바뀌고 있다. 쌀쌀한 가을이 되면 연인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허전하기 때문은 아닐런지. 그 결과 가을 극장가 박스오피스에서는 최루성 영화인 <가족>과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들이 몇 주 동안 1위를 달리기도 했다.

그 와중에 소리 소문없이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던 영화가 한 편 있다. 10월 29일 개봉하여 한 달여 동안 박스오피스에서 꾸준히 2~3위를 달렸던 <이프 온리>라는 영화로 그렇게 눈에 띄는 감독도 아니고, 배우도 아닌데도 롱런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자연스럽게 눈물을 쏟게 하는 멜로 영화이기 때문이다.

바이올린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으로 유학 온 사만다는 사업가인 이안과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사랑을 꿈꾸는 사만다와 달리 성공에 집착하는 이안의 사랑은 계속 어긋나기만 한다. 결국 사만다의 졸업 연주회가 있던 날 아침, 둘은 약간의 다툼을 하게 되고 이후 이안은 조금씩 이상한 사건들을 겪게 된다. 그리고 연주회 이후 사만다는 이안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통사고를 당한다.

예전에 남자 주인공이 잠을 자고 나면 전날 아침으로 다시 돌아가 있다는 설정의 영화인 <사랑의 블랙홀>처럼 <이프 온리>는 똑같은 날의 상황이 영화 속에서 반복된다. 그래서 영화를 집중해서 보지 않는다면 왜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만 조금씩 변형되는 상황을 집중해서 본다면 영화 보는 재미가 더할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을 데쟈뷰로 겪게 된 이안은 사만다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선사한다. 그들에게는 마지막 순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중요성을 많이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이프 온리>는 지금 우리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 주면서 특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이 순간은 그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너무나 행복한 시간임으로 그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애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사랑을 하려고 하는 사람,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가슴 한 구석에서 북받쳐 올라오는 찡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지나고 더 추운 겨울이 온다해도 ‘사랑’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12월 17일 비디오 출시 예정)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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