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경남 마산 (주)금강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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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기] 경남 마산 (주)금강제약
  • 승인 2004.11.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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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실험기기 완비, 전 품목 검사

얼마 전 모 방송을 통해 보도된 한약재 문제가 한의계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컷다. 일부에서는 방송국이 상업적인 효과를 노려 너무 과장해 보도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보다는 한약재 품질향상을 위해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더 높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관심과 공급자의 건전한 양식이 필요하다.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주)금강제약을 찾아 검사현장을 둘러보았다. <편집자 주>

■ 항상 열려 있는 회사

경남 마산에서 가장 번화가인 합포구 산호동의 3층 짜리 건물. 한약제조업체라면 한적하고 외진 곳에 있을 것이라는 상식을 깨고 도시 한가운데 있었다. 이런 번화한 곳에 한약제조 공장을 차린 이유는 의외였다.

“소비자들이 와서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공장을 이쪽으로 이전했습니다. 시내 한 복판에 있으면 대충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언제 소비자들이 들이닥칠지 모르는데 그렇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금강제약 심형섭(41) 대표이사의 말이다.

그가 제일 중요시하는 것은 믿음이다. 그래서 공장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 소비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업체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금강제약이 선택한 것은 검사시설의 완비였다.

한약재를 한 번 검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그래서 많은 업체들은 편법을 써 물량이 들어올 때마다 검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연구실 직원을 보강해가며 검사만큼은 철저히 하겠다는 심 사장의 의지는 남다르다.

“단순히 물건값만 비교하면 검사는 원가만 상승시킬 뿐입니다. 그러나 11년 간 거래해 온 한의사분들은 안전을 검증하려는 노력을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많은 원장님들이 격려해주는 덕분에 최근에는 거래 한의원도 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면 다 알아준다는 심형섭 사장의 말이다.
1993년에 한약재 무역업으로 시작한 금강제약은 현재 일용직을 포함해 20여명의 직원이 한약재 제조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최신 분석장비 보유

회사 3층에 위치한 연구실에는 GC-MS(Gas Chromatograph-Mass Spectro meter), HPLC(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 UV/VIS, 수분측정기, 이산화황 검출기 세트 등 최신의 분석장비들이 가동 중이었다.

“검사를 하다보면 그렇게 문제되는 것은 잘 나오지 않아요. 담배 한 개피가 인체에 주는 영향과 비교하면 한약재는 아무 것도 아니죠. 하지만 이런 실험을 하는 목적은 오염물질을 가려내는 것이지만 소비자에게 믿음을 준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큰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그 것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김민철(30) 연구실장의 말이다.

입고되는 전 한약재에 대해 중금속, 잔류농약, 정성 및 정량 분석, 이산화황 검사 등을 하려면 시약 값만도 1년에 3천~4천만원이 소요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약재 원가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연구실에서는 작약·당귀·산수유·황기·행인·감초 등에 대해서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김 실장이 가장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은 ‘귀판’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문제였다. 정밀검사와 표백제 검사는 하지 않아도 되는 품목이지만 아무래도 표백제 냄새인 것 같아 이산화황 검사를 해 보았다. 검사 결과 미량의 이산화황이 검출되기는 했지만 냄새가 날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 물질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일에 골몰해 있는 것이다.

이미 지정돼 있는 유기염소계 농약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GC하나면 충분한데도 큰 돈을 들여 MS까지 구입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GC는 단순히 확인을 위한 것이라면 MS는 무슨 물질인가를 알아내기 위한 것이다.
냄새의 원인물질이 밝혀졌을 때 한약은 더욱 안전해지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 분석실 개방

검사시설을 마련하는데 약 3억원이나 소요됐고, 대학에서조차 이렇게 과도하게 시설을 갖출 이유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말에 심 사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법 규정을 지키기 위해 시설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이 기기들로 한약의 품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법제 품목은 제조 방법에 따라 약효가 달라지고 실험을 통해 이 기준을 마련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한의사는 아니지만 저도 한의약과 관련된 업종에 몸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한의학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죠. 그래서 개인이나 학회 차원에서 연구를 하고, 분석 실험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구실을 내줄 계획입니다.”

유기염소계 농약만을 검사하는 현행 제도로는 한약재의 안전을 전부 책임지기는 사실상 어렵다. 식약청도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중이다.

이 모두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안이다.
많은 업체들이 제조부분에서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 또 일부 업체는 질소충전기를 갖춘 곳도 있다. 좀 더 위생적인 시설에서 한약재를 제조해야 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관계자들은 IMF를 기점으로 한약재 품질이 매우 향상됐다고 말하고 있다. 계속된 불경기에 연이은 한약재 파동으로 한약재 품질에 대한 한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소비자인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는 일일 것이다. 철저한 실험과 검사가 그 해답이 될 것이다.

마산 =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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