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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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 승인 2004.10.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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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영역 붕괴 속 전문화만이 살길
소규모 지역 내 개별 브랜드화도 가능

“우리 한의원의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인식시키고 가치를 높여야 한다.”
한방의료기관의 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의료 컨설팅 업체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또 과거에 안주하지 말고 남과 차별될 수 있는 전문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질병의 형태가 바뀌었고, 각종 언론 매체와 인터넷 등을 통해 의료 정보가 제공돼 일반인들이 요구하는 의료서비스의 내용이 바뀌었는데도 대다수의 한방의료기관은 과거 한의원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료경영 컨설팅 전문업체인 플러스 클리닉 김영상 본부장은 “양·한방의 진료 영역이 사실상 무너져가고 있고, 양·한방간의 경쟁만이 아닌 전체의료기관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에서는 자신을 브랜드화하고 특화시키지 않고는 경쟁에서 이겨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비만이나 알러지성 질환은 대부분 한의학의 치료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한방시장이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과거에는 첫돌 등 특정한 시기나 극히 일부 계층, 또는 양방치료에 한계를 느낀 환자가 주된 고객이었던 소아과 환자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반면 이제까지 한방이 주도했던 노년층 근·골격계질환 환자들은 최근 들어 양방으로 대거 이동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퇴행성 관절질환자의 경우 5년 전에 비해 정형외과 수술환자의 평균연령이 8세나 높아졌고 7, 80대 수술환자가 3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양방에서는 의료수준이 향상됐고, 보험급여의 확대로 수술비용이 낮아진 것을 원인으로 들고 있으나 무엇보다 고객이 요구하는 의료서비스의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즉, 짧은 시간에 급속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는 쪽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한의사는 “단순하게 침 시술 하나로만 보면 양의사가 한의사를 따라올 수 없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자극요법을 빙자한 침 시술에 물리요법 그리고 양약처방까지 뒤따르고 있어 근·골격계 통증질환자가 양방으로 몰리고 있다”며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급여 진료에서 한방의료는 사실상 침 한가지 밖에 없어 불공평한 경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는 68종의 단미제와 56종의 혼합엑스산제는 약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의계의 불만 사항이다.
따라서 법·제도상의 변화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일선 한방의료계에서는 제도가 개선되길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변화된 시장에 한의계가 능동적으로 참여해 시장영역을 넓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M&M 컨설팅 이건왕 대표는 “한방의료계 자체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이를 위해 한의협은 한의사의 사회적 인지도 확대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한 후 “그러나 개인도 병변별 전문화를 이루거나, 대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브랜드를 통한 공격적 경영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750명의 한의사가 탄생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13~14년 후면 현재 의료기관에서 진료하는 한의사 수는 두 배로 증가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한의원이 변별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개인적으로도 성장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전체 한방의료시장의 정체를 가져올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의료시장의 경기가 침체돼 있더라도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노력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플러스클리닉 김영상 본부장은 “브랜드라는 것은 ‘예 치과’나 ‘함소아’같이 전국적이거나 규모가 큰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라며 “지역 내에서 특정한 질환에 대해 인정을 받고, 적극적 지역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일 경우 이것도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의원만이 아닌 개인 자체도 브랜드화 될 수 있는 만큼 브랜드를 협소하게 보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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