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만하고 공격적인 아이들의 정서와 행동을 안정시키는 한의약적 치료법 (2)
상태바
[기고] 산만하고 공격적인 아이들의 정서와 행동을 안정시키는 한의약적 치료법 (2)
  • 승인 2021.02.25 0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만기

황만기

mjmedi@mjmedi.com


네이버 지식인 한의학 관련 다빈도 Q&A (18)

 

서초 아이누리 한의원 대표원장 황만기(한의학박사)
황만기
서초 아이누리 한의원 대표원장

본 기고문에서는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를 통해 진행되었던 한의학 관련 질의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문의했던 내용을 간추려 이에 대한 한의사의 답변을 함께 게재한다.

<지난 원고에 이어>

 

Q. 집중력이 떨어지고 너무나도 산만할 뿐 아니라, 갈수록 공격적으로 변하는 저희 집 막내 아들 상담입니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데요, 학교나 학원의 엄한 남자 선생님들께서도 늘 수업 방해 문제 때문에 골치 아파하실 정도로 참 다루기 힘든 아이입니다. 더욱이 작년(2020년)에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많이 했었는데, 노트북(컴퓨터) 앞에서 10분 이상을 집중해서 앉아 있지 못하고, 계속 집안을 어수선하게 돌아다니며, 숙제하라고 하면 계속 딴짓만 하고, 주위에서 조그마한 소리나 움직임만 있어도 금세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황이라서,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 입장에서 너무 많이 속상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사춘기 초입이라서 그런지, 매사에 예민하게 굴며, 툭하면 짜증내고, 제가 좀 무서운 얼굴을 하고 혼내면 바닥에 뒹굴면서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분통을 터뜨리고 울어버립니다. 자기 성질을 못 이겨서, 옆에 있는 물건을 벽에다가 확 집어던질 때도 많이 있습니다. 하루종일 어수선하게 돌아다니느라 분명히 피곤할 법도 한데, 어디에 또 에너지가 남아있었는지, 밤에는 늦게까지 잠도 잘 자지 않습니다. 아무리 제가 낳은 자식이지만, 막내 아들이 너무 밉고 창피하고 꼴보기 싫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 보니, 이러다가 엄마인 제가 우울증이 생길 지경이에요. 사실 작년에 양방 소아신경정신과에 가서 ADHD 검사도 받았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전형적인 ADHD는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얼마 전에 가까운 지인분으로부터, 어린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을 부작용없이 안정시키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좋은 한약 처방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 이렇게 문의드립니다. 제발 산만하고 공격적인 우리 아이를 좀 도와주세요.

A. 침(鍼) 치료는 불안해진 경락의 기능을 조정하는 치료법으로서, 역시 소아청소년의 지나친 산만함이나 ADHD 치료에 많이 선택되고 있는데, 상용혈로서는 내관, 태충, 대추, 곡지를 들 수 있으며, 주의집중력 곤란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백회, 사신총, 대릉에 침치료를 해주며, 과잉행동이 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심수, 정서가 불안하고 초조한 경우에는 신정, 전중, 조해에 침 치료를 진행하는데, 일반적으로 몸에 안 좋은 기운을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인 사법(瀉法)을 많이 활용합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족태양방광경의 주요 경혈들과 독맥경의 주요 경혈들이 많이 선용되고 있습니다.

음식 섭취에 있어서의 주의 사항으로는, 우선 토마토나 사과, 귤, 자두 등 살리실산염 함량이 풍부한 음식물의 섭취를 가급적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조개류, 해바라기 등 납의 함량이 높은 음식물 섭취를 하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또한 열이 많은 음식(매운 음식, 후추, 고추, 양고기, 기름에 튀긴 음식)도 최대한 자제시켜 주셔야 합니다.

철분이나 칼슘 함량이 높은 간, 계란노른자, 생선, 미역, 김과 같은 음식은 아주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비타민 C는 납과 결합하여 대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의 지나친 산만함이나 ADHD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귤, 메론, 석류, 산사, 대추, 딸기, 양배추, 마늘종, 당근을 많이 섭취해서, 하루에 적어도 150mg 이상의 비타민 C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단백질과 철분 함량이 높은 음식물(계란, 우유, 소고기, 시금치, 샐러리, 유채, 무청, 비름, 복숭아, 살구, 파인애플, 대추)은 납의 대사를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마늘이나 요구르트 등은 납과 결합하여 무독화학물질로 변화시켜 주거나 납의 흡수를 감소시켜 주므로 역시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아청소년이나 청년들의 화병(火病)을 포함한 이상 행동(지나친 공격적 행동 등을 포함한 부적응 행동)에 대해서, 마음과 행동을 모두 평화롭게 만들어 주면서 부작용이나 내성이나 의존성도 전혀 없는 안전하고 유명한 한약 처방을 꼭 한번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억간산(抑肝散)'입니다.

먼저 소아청소년이나 청년들의 이상 행동(지나친 공격적 행동 등을 포함한 부적응 행동)은 굉장히 광범위하게 존재하는데, 흔하게 관찰되는 임상적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잦은 경기(경련) 발작, 야뇨증, 야경증, 야제증, 틱, ADHD, 짜증스런 성격, 분노조절 장애, 공격적 행동(잦은 욕설, 물건 집어던지기, 자기보다 약한 친구 폭행, 단체대화방 또는 학교나 학원에서 친구 왕따시키기, 툭하면 고래고래 괴성을 내며 소리 지르는 행동), 신경증, 불면증, 소아감증(小児疳症: 몸이 계속 여위는 증상), 히스테리, 신경증, 자폐증 등 발달장애, 이갈이, 피해망상, 의욕저하, 목적 없는 행동(배회), 수면장애, 우울증, 강박증, 불안장애, 화병(火病), 이유없이 잘 우는 행동, 공포증(사회공포증 포함) 등입니다.

사상체질의학적으로 판단해 보면, 이러한 이상 행동(지나친 공격적 행동 등을 포함한 부적응 행동)들은 보통 '소양인(少陽人)'에게서 흔히 관찰됩니다.

억간산(抑肝散)은 조구등, 백출, 백복령, 당귀, 천궁, 시호, 감초 등 총 7가지 한약재로 구성된 아주 유명한 한약 처방으로서, 다양한 소아청소년 및 청년들의 신경정신과적 문제에 오랫동안 임상에서 활용되어 왔습니다.

최근 들어서 이웃 나라인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이나 ‘치매(알츠하이머형 치매(alzheimer's disease)와 혈관성 치매)’와 같이 노인들에게 흔한 퇴행성 신경계 질환에도 광범위하게 임상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억간산(抑肝散)은 중국 명나라(1555년) 때 유명한 황실 어의였던 설개(薛鎧)·설기(薛己)가 공동 집필한 한방소아청소년과 전문 의학 서적인 '보영촬요(保嬰撮要)'에 처음 등장하는 한약 처방인데, '자모동복(子母同服)'이라고 하여 '엄마와 아이가 가급적 같이 복용하는 것이 더욱 좋겠다'라고 적혀 있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육아 참여가 점차 늘어나는 요즘의 경우라면 부모님들이 모두 아이와 같이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리라 생각됩니다.

억간산(抑肝散)의 약리학적 작용 기전으로는 글루타민산 신경계, 세로토닌 신경계의 작용에 관한 과학적인 논문 보고가 이미 2000년대 이후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억간산(抑肝散)에 의한 공격성 억제 및 항불안 작용, 항산화 작용 및 항염증 작용에 의한 '뇌보호 효과(neuroprotection effect)'도 최근 과학적 논문을 통해 학계에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억간산(抑肝散)의 '항스트레스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Antistress effects of Kampo medicine "Yokukansan" via regulation of orexin secretion.)이 2017년 3월에 일본에서 발표되었는데, 정신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신경단백인 오렉신(orexin) 분비를 억간산(抑肝散)이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더군다나 2017년 4월에는 억간산(抑肝散)의 '사회성 개선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Daily administration of yokukansan and keishito prevents social isolation-induced behavioral abnormalities and down-regulation of phosphorylation of neuroplasticity-related signaling molecules in mice)도 일본에서 발표되었는데, 사회적 고립에 의해서 발생되는 신경발달장애·행동장애 실험 모델에서 억간산(抑肝散)이 사회성 개선 효과 및 주의력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과학적 논문을 통해 명백히 밝혀진 억간산(抑肝散)의 임상적 약리 작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공격적 행동 개선 작용

2. 항스트레스 및 항우울 작용

3. 통증 완화 작용

4. 항불안 작용

5. 항아토피 작용

6. 알츠하이머 치매 행동-심리 증상(ex. 폭언·폭력 등의 공격성, 고함, 배회, 수집벽, 성적일탈, 사회적 부적절한 행동 등의 행동 증상과 불안, 우울, 초조, 무감동, 환각, 망상 등의 심리 증상) 개선 작용

가족들조차 감당하기 힘든 소아청소년 및 청년 시기의 화병(火病)을 포함한 이상 행동(지나친 공격적 행동 등을 포함한 부적응 행동)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지 마시고,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또는 비대면 진료(전화 상담 및 전화 처방)를 통해서, 체질적 편향성과 병증의 심각도 등을 먼저 상담을 통해 정확히 확인하고, 과학적으로 이미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이 모두 입증된 ‘억간산(抑肝散)’ 처방을 꾸준히 복용시켜 주신다면, 해당 소아청소년들에게 그리고 가족분들에게도 아주 많은 실제적인 임상적 도움이 될 것입니다. 평화로움이 흐르는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 분위기를, ‘억간산(抑肝散)’을 통해, 하루 속히 회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