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인 한의사가 한약 부작용 평가해 원인과 인과성 확인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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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인 한의사가 한약 부작용 평가해 원인과 인과성 확인할 수 있어”
  • 김춘호 기자
  • 승인 2020.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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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동준 동국대일산한방병원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

한약의 작용, 데이터로 제공할 수 있는 첫 번째 기관…전국으로 확대 돼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동국대일산한방병원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지정·관리하는 한약제제 특화 지역의약품안전센터의 지정받았다. 이 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최동준 교수에게 향후 센터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동국대일산한방병원이 한약(생약)제제 부작용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지정됐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달라.

중국의 경우 2012년 한약 부작용 보고건수는 약 120만건으로 전체 의약품 부작용의 약 17.1%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27개의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서 의약품부작용 보고를 받고 있지만 한약과 생약을 모두 포함해도 부작용 보고는 전체 보고의 약 2%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은 28번째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서, 한약(생약)에 특화된 부작용 보고를 맡을 예정이며 한의계에서는 첫 번째 센터로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

앞으로 전국 단위의 한약(생약)제제의 부작용을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홍보와 교육에 집중하며, 한약(생약)부작용 보고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우선 2020년말까지 1차 기간으로 종료되지만, 이후 3년 재계약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러 활동을 통해 추후로는 한약의 부작용 모니터링 센터가 전국적으로 지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사업은 한약(생약)제제 약의 부작용 보고가 주된 대상이지만 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체계가 잡힌다면, 첩약을 포함한 모든 한약에 대한 부작용 수집과 평가로 확대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어떤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말해달라.

2010년부터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은 일산지역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지정되어, 부작용 모니터링 조직을 운영 중이다. 이 센터 내에서는 양약 뿐 아니라 한약의 부작용도 함께 보고해왔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행정과 평가 직원이 상주하여 원내 의무기록 전산 시스템을 활용, 약물 부작용을 보고 중이다. 또한, 정기적인 보고와 회의,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산한방병원도 참여중이었다. 향후로는 일산병원 지역의약품안전센터의 자원을 공유하면서, 점차 독립적인 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방병원 그리고 한약제제 특화 지역의약품안전센터의 첫 지정인데 이는 어떤 의미가 있나.

한국의약품안전평가원에 보고되는 한약(생약)부작용을 한의사들이 평가하지 못하여 인과관계 등에서 과도한 오해라든지, 평가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약은 안전하다는 일반적인 선입견과 함께 한의사들은 약물을 투여해서 원하지 않는 반응이 나타나면 본인이 치료를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콤플렉스가 있다. 반면 양약의 경우 부작용 발생 시 직접 보고하거나, 투여지침을 확인 후 제약회사로 보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한의사들은 제약회사의 업무까지 짊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작용 보고라고 하면 일단은 경계의 눈빛을 가지게 되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동국대 병원 센터에서 한약 부작용 사례를 모으면서도 이 같은 벽을 실감해 왔다. 부작용이라는 단어에서 이미 거부감과 경계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한약은 절대로 안전하지 않고 오로지 전문가인 한의사가 사용했을 때만 비교적 안전하며, 한의사가 안전하게 한약을 사용하더라도 개인적 특수성으로 인한 부작용까지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전문가인 한의사가 보고된 한약 부작용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됨으로써, 원인(병용 약물 때문인지, 식품 때문인지, 개인적인 특수성 때문인지)과 인과성(관계가 명확, 그럴 수도 있다, 알 수 없다, 아니다)을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약(생약) 특화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한약의 작용을 데이터로 제공할 수 있는 첫 번째 기관으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의계에서 모니터링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말해달라.

자료가 충분히 쌓이게 되면, 해당 약제를 투여하면서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훨씬 많아지게 된다. ‘이런 저런 증상이 있을 수 있다정도의 정성적인 정보뿐만이 아니라, 이 약제의 투여 시 몇 명 정도에게 원치 않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지 정량적인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부작용이 원인이 한약일 수도 있지만 한약 처방의 문제가 아니라, 약제의 자연스런 반응이거나 개인의 특수성 등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설명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한약 먹고 소화만 잘 안 돼도 한약이 나한테 안 맞다거나 한의사가 한약을 잘 못 지었다라는 오해를 하지 않게 될 수 있다. 항생제는 복용하고 구토하고 설사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한약은 복용 후 변이 약간만 묽어져도 약이 안 맞다거나 약 부작용이다라는 왜곡된 인식이 사라질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자료가 수집되어야만 한다.

 

향후 센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일단 병원 내부부터 생각의 변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한다. 부작용의 범위는 아주 넓다. Adverse event, 즉 부작용(副作用)은 부수적인 반응이지 결코 해로운 작용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또한, 모든 부작용이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adverse drug reaction)인 것은 아니다. 부작용의 범위를 투약을 중지할 정도의 반응이 아니라 목표한 반응 외의 모든 반응을 부작용의 범주에 포함시켜 보고하도록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내부의 인식과 보고체계 갖춰지면 우리 센터 지역에 홍보를 진행하고, 전국 대학병원과 학회를 통해 홍보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약제를 선정하여 이 약제가 포함된 한약제제의 반응에 대해서 면밀한 평가를 진행하는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작용은 예측 가능한 부작용과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이 있다.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은 대부분 환자의 체질적 이상반응이나 개인적 감수성인 경우가 많기에 판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약은 예측 가능한 부작용도 데이터가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약제중 가미소요산의 부작용을 보면 감초가 포함된 약제로 저칼륨 혈증에 대한 언급만 있다. 우리 병원 지침에서는 월경과다, 임산부, 소화기가 허약한 자에게는 신중히 투여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 조차도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한약의 부작용은 한의사라면 예측 가능한 부작용도 수없이 많은데 실제로 어느 정도의 빈도로 부작용이 나타나고 어떤 증상이 가장 많은지 등의 자료가 하나도 없다. 단지 약성에 따라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만 하고있는 것이다. 이런 이상반응의 자료는 실제 발생상황을 지속적으로 모아 데이터화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이런 자료들이 한의사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한의사를 보호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약제를 투약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반응을 미리 알리기는 쉽지 않다. 나타난 뒤에 그럴 수도 있다는 설명은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럴 때 이러한 통계와 보고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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